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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유가 200달러, 물가 4%대 치솟나…우크라發 'S 공포'에 한국경제 난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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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등 원자재값 폭등…물가 급등·경상수지 악화 초래

최대 수출국 中 성장 둔화로 수출도 빨간불…"악성 인플레 차단 등 정부 역할 중요"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세종=권해영 기자, 문제원 기자] 정부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하기로 한 것은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어느 때 보다도 어둡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원유 등 원자재값 급등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가운데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제 성장도 둔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우리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 속 물가상승)' 국면 초기에 진입했다는 진단도 나온다.

◆치솟는 유가·환율에 'S 공포' 확대=8일 국제유가 시장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는 7일(현지시간) 각각 119.40달러, 122.9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이 에너지 제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에 유가가 1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고 있는 것이다. 천연가스, 곡물, 광물 등 여타 원자재 가격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특히 유가 상승은 '수입물가 상승→생산자물가 인상→소비자물가 전이 및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우리 경제에 물가 급등과 경상수지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지난달 3.6%로 5개월 연속 3%대인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우크라이나 사태가 본격 반영되는 3월엔 4%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한국은행도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2.0%에서 3.1%로 대폭 상향, 약 10년 만에 3%대 전망을 내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제유가가 100달러이면 경제성장률은 0.3%포인트, 소비자물가는 1.1%포인트, 경상수지는 305억달러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유가가 120달러까지 치솟으면 각각 0.4%포인트, 1.4%포인트, 516억달러 내릴 것으로 봤다.

◆中 성장 둔화에 수출도 빨간불=오미크론 확산, 물가 급등으로 인한 소비 침체 가능성도 크지만 수출 전망은 더 어둡다. 지난달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내수 2.1%, 수출 0.9% 기여)로 유지했는데, 수출 기여도를 0.9%로 종전(0.8%) 대비 0.1%포인트 상향했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한은의 올해 성장 전망은 수출의 견조한 회복을 전제로 한 것인데 수출에 차질이 생기면 성장률은 더 내려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글로벌 교역 축소,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원·달러 환율 급등 및 수입물가 상승이 원가 부담을 높여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1년 9개월 만에 장중 1230원까지 돌파했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석 달 만에 흑자 전환했지만 유가 및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달에는 다시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하면 원화 가치 하락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도 높다.

설상가상 한국 최대 수출국인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도 올해 5.5% 안팎으로 지난해(6% 이상) 보다 0.5%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중국이 6% 미만으로 목표를 잡은 건 1991년 이후 처음으로, 우리 수출엔 큰 악재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약 2.5%로 보고 있고 내년엔 성장 둔화, 수요 감소로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도 예상된다"고 봤다. 이인실 교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통화당국은 총재 임기 만료에 따라 지금처럼 빠르게 대처하기 힘든 만큼 경제 문제에 대해선 결국 정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세종=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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