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현장 온 尹, 대통령 된 듯 오만”
野 “李, 모두 잠든 새벽 4시에 방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4일 경북 울진군 울진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산불피해 이재민 보호소를 방문해 대피한 주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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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을 먼저 찾은 건 윤 후보다. 산불이 발생한 4일 대구·경북(TK) 지역 유세 중이었던 윤 후보는 당일 밤 대피소를 방문해 30분 동안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윤 후보는 “화재가 진압되면 국가가 법에 따라 이분들의 주거를 다시 지어 드리는 절차가 빨리 진행되도록 촉구하겠다”고 했다. 산불 발생 당시 서울에서 유세를 벌이던 이 후보는 다음 날인 5일 새벽 4시 울진 대피소를 비공개로 찾았다. 그는 강원도 삼척에서 기자들과 만나 “집이 완전히 불타버려서 돌아갈 곳이 없는 분들에 대한 주거 대책이 좀 강화돼야 되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5일 새벽 강원도 삼척 원덕복지회관 제1대피소를 찾아 산불 이재민들을 위로하고 있다./더불어민주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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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두 후보의 이번 방문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이 후보는 모두가 주무실 새벽 4시에 이재민 대피소를 찾아 10여 분 만에 떠났다고 한다. 비공개라면서 사진을 참 많이도 찍어 올렸다”며 “이재민 위로까지도 민주당식 보여주기 행태”라고 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 백혜련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는 피해 주민의 마음을 보듬고 필요한 것을 챙기는 대신 ‘청(靑)에 있더라도 헬기 타고 와야죠’라며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오만한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일부 민주당 지지자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울진은 국민의힘에 몰표를 주는 곳이니 산불이 좀 더 나면 좋겠다’는 취지의 글을 인터넷에 올린 것을 거론하며 “기우제도 아니고, 산불 기원 ‘기화제’를 지내겠다는 발상이 도대체 제정신인가”라고 비판했다. 무소속 윤미향 의원은 산불이 날 즈음 ‘자연이 인간보다 훨씬 대단한 일을 한다’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삭제했다. 국민의힘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윤 의원이 논란을 자초한 뒤 글을 내렸다”고 했다. 윤 의원은 이에 대해 “관련 메시지는 4일 오전 10시 49분에 게시한 것이며 울진 화재는 오전 11시 17분에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선거에 국민과 재난을 악용하는 행태는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울진 이재민 대피소를 방문해 이주민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가슴이 무너진다”고 했고, 울진·삼척 일대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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