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대은행 소호대출 4조 급증
비보증부 대출금리조차 낮게 책정
다중채무자도 늘어나...부실 우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2월 말 소호대출 잔액은 303조5166조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2조1097억원 늘어난 규모다. 증가폭이 1월(1조6854억원)보다 커지면서 소호대출은 올해만 3조7951억원 급증했다.
이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인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지난달 5대 은행 가계대출은 705조9373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7522억원 감소했다. 앞서 1월에도 1조3634억원 줄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올해 가계대출 감소폭은 3조1156억원이다.
가계대출은 고강도 규제, 시중금리 상승 영향으로 대출금리가 크게 오르자 신규보다 상환 수요가 늘어나며 증가세가 꺾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소호대출은 은행들이 가계 시장에서 이자이익을 예전만큼 내기 어려워지자 자영업자 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그 결과 증가세가 확대했다. 실제로 소호대출 금리는 가계 신용대출보다 낮게 책정되고 있다.
은행연합회 공시를 보면 5대 은행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고신용(1~3등급) 자영업자에게 신규 취급한 개인사업자 비보증부 신용대출(소호 신용대출) 가중평균 금리는 은행별로 연 2.64~3.66%다. 자영업자들은 보통 지역 신용보증재단 등 보증기관의 보증서를 담보로 돈을 빌리는데, 이러한 보증서가 없어도 낮은 금리로 대출이 가능한 것이다.
가계 신용대출의 경우 1~2등급 차주에게 취급한 평균금리는 지난해 11월 이후 4개 은행에서 연 3.6%가 넘었다. 올해 1월엔 2곳의 고신용자 평균금리가 3.9%도 돌파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엔 자영업자 비보증부 대출이 가계 신용대출보다 1%포인트 정도 높은 게 일반적이었다”고 했다. 은행들이 가계 신용대출보다 소호대출에 더 많은 우대금리를 주면서 소호대출의 금리 경쟁력이 더 커졌다.
문제는 소호대출을 받아간 자영업자 10명 중 1명이 다중채무자라는 점이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소호대출을 받은 자영업자 수는 276만9609명인데, 이 가운데 27만2308명(9.8%)이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렸다. 다중채무자 수는 2019년 말 약 13만명이었지만 2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
금액 기준으로도 지난해 11월 말 전체 금융기관 소호대출 잔액(632조원) 중 24.8%(157조원)가 다중채무자가 보유한 대출금이었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당국은 소호대출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가계대출과 소호대출을 통합 심사·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차주의 소득 대비 대출총액 비율을 의미하는 소득대비대출비율(LTI)을 깐깐하게 활용하는 방안을 도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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