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교수도 특정후보에 도장 찍고 인증샷 '찰칵'…선거법 위반 논란

제20대 대선 사전투표 둘째 날인 5일 서울 광진구 자양 제3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관계자가 출력된 투표용지를 확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특정 후보에게 기표한 투표용지를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해 선거법을 위반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5일 유명 인문학자인 김경집 전 카톨릭대 교수는 자신이 기표한 투표용지를 촬영한 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김 전 교수는 "역대 선거에서 이렇게 치열한 사전투표는 없었던 듯하다"며 서울 불광 제1동 사전투표소 입구 사진과 기표소 안에서 찍은 투표용지 사진을 함께 올렸다. 투표용지 사진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칸에 도장이 찍혀 있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카카오톡 단톡방에도 기표소 내에서 촬영한 투표용지 사진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들은 기호 2번인 윤 후보를 기표한 '인증샷'을 공유하며 "저도 한 표에 정성을 쏟았다" "다들 저와 같은 한마음" "윤석열 파이팅" 등의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하지만 이는 공직선거법을 위반하는 행위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공직선거법상 기표소 내에서의 모든 사진 촬영이 금지된다. 특히 투표용지를 촬영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선거법 위반 지적이 이어지자 김 전 교수는 투표용지 사진을 지우고 "조금 전 올린 사진에 화들짝 놀란 분들이 득달같이 연락하셔서 빨리 내리라고 하더라"라며 "어쨌든 아내와 저는 한일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당위와 절박감에 신성한 권리 행사를 마쳤다"고 적었다.

한편 이날 한 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들의 사전투표 현장에서 이미 기표가 된 투표용지가 배부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공보단장인 김은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사전투표 과정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확진자인 유권자에게 나눠준 투표 봉투 안에 기호 1번 이재명 후보에 기표한 기표지가 들어 있었다"고 알렸다.

김 의원은 "유권자의 한 손엔 이재명 후보 기표용지, 또 한 손엔 빈 투표용지가 쥐어졌다"며 "무려 세 명이 이러한 일을 겪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명천지에…지금이 2022년 맞는가"라고 비판했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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