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정부 및 시민 활동가 11명…"해외로 도피해 국익 훼손"
대상자들 "군부 테러집단이 시민권 빼앗아" 비난
미얀마 군정이 시민권을 박탈한 시민 활동가 민 꼬 나잉 |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미얀마 군사정부가 반대 진영 유력 인사들의 시민권을 빼앗는 등 탄압을 멈추지 않고 있다.
6일 AP통신에 따르면 군정은 관영방송인 MRTV를 통해 반대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소속 인사와 저항 운동가 등 11명의 시민권을 박탈했다고 발표했다.
이중 NUG 소속 인사는 진 마 아웅 외교장관을 비롯한 8명이며 나머지 3명은 민 꼬 나잉 등 시민 활동가들이다.
민 꼬 나잉은 지난 1988년 반독재 민주화 운동을 이끈 대표적인 학생운동 지도자 출신이다.
군정은 이들이 해외로 도피해 국익을 훼손하는 활동을 전개했기 때문에 관계 법령에 의거해 이같이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에 포함된 NUG 소속 인사들은 트위터를 통해 강하게 반발했다.
NUG 인권장관인 아웅 묘 민은 "군정은 합법 정부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불법"이라면서 "군부 테러집단이 각료들의 시민권을 빼앗은 것은 한마디로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진 마 아웅 외교장관은 "군정이 마치 합법 정부인 것처럼 시늉을 하지만 시민권을 박탈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2월 1일 재작년 11월 치른 총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면서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장악한 뒤 무력을 동원해 반대 세력을 탄압해왔다.
이에 같은해 4월 미얀마 군부에 맞선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를 포함한 민주진영은 군사정권에 대항하기 위해 NUG를 출범시켰다.
대다수의 NUG 소속 각료들은 군정에 의해 반역 등의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이들은 대개 소수민족 무장단체의 보호를 받아 국경 지대에 은신하거나 해외에서 반군부 활동을 전개중이다.
한편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의장국인 캄보디아의 쁘락 소콘 외교장관은 미얀마 유혈사태 해결을 중재하기 위해 오는 20일부터 나흘간 일정으로 현지를 방문한다.
쁘락 소콘 캄보디아 외교장관은 현지 방문시 NUG 인사들과 만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미얀마 군정에 요청했다.
그러나 군정은 반군부 세력과의 만남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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