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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 류현진·푸이그, 한우 먹으며 회포 풀었다

조선일보 대전=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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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 류현진·푸이그, 한우 먹으며 회포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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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프로야구 연습 경기를 앞둔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덩치 큰 두 사내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MLB(미 프로야구) LA 다저스 입단 동기로 2013년부터 6년간 함께 뛰며 각별한 시간을 보낸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과 야시엘 푸이그(32·키움)였다.

4일 오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과 야시엘 푸이그(32·키움 히어로즈)가 만나 인사하고 있다. 2022.3.4    /연합뉴스

4일 오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과 야시엘 푸이그(32·키움 히어로즈)가 만나 인사하고 있다. 2022.3.4 /연합뉴스


푸이그가 달려와 류현진에게 먼저 안겼고, 류현진은 어깨동무한 뒤 푸이그의 뒤통수를 살짝 치며 얼른 팀원들이 모여 있는 쪽으로 가라고 했다. 다저스 더그아웃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장면이 오랜만에 대전에서 재연되자 국내 팬들도 옛 생각에 흐뭇했다.

◇ 푸이그에게 밥 사준 류현진

극적으로 성사된 만남이었다. 원래라면 류현진은 현재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MLB 노사 협상 결렬로 정규리그 개막이 뒤로 밀리면서 그는 한국에 남아 전 소속팀 한화와 훈련을 함께하고 있다.

류현진이 지난 3일 대전에서 야시엘 푸이그의 머리를 만지며 장난치는 모습. 푸이그는 이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한국 마사지 고맙다”며“많이 그리웠는데 다시 만나 기쁘다”는 글을 남겼다. /야시엘 푸이그 인스타그램

류현진이 지난 3일 대전에서 야시엘 푸이그의 머리를 만지며 장난치는 모습. 푸이그는 이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한국 마사지 고맙다”며“많이 그리웠는데 다시 만나 기쁘다”는 글을 남겼다. /야시엘 푸이그 인스타그램


쿠바 출신의 강타자 푸이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다저스에서 뛰어난 운동 능력을 선보이며 단숨에 스타로 떠오른 그는 불같은 다혈질 성격에 사생활 문제까지 겹치면서 팀 분위기를 해치는 ‘문제아’로 전락했다. 2019시즌을 끝으로 빅리그 구단의 부름을 받지 못한 그는 멕시칸 리그에서 뛰다가 키움의 러브콜에 KBO리그 무대를 밟았다.

경기 전날인 3일 오후 키움 구단이 대전에 도착하자 류현진은 키움 주장 이용규를 통해 푸이그에게 저녁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연락을 취했다. 3년 만에 만난 류현진과 푸이그는 한우를 먹으며 회포를 풀었다. 푸이그는 “류현진과 한국 야구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며 “특히 선구안에 신경을 쓰라는 조언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4일 오전 인스타그램에 둘이 함께한 사진을 올리며 ‘다시 집에 온 기분이었다. 같은 언어를 쓰진 않지만, 서로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내 형제 류현진과 다시 만나 정말 좋았다’고 썼다.


◇ 첫 실전에서 2타수1안타

이날 연습 경기를 앞두고 상대 팀 사령탑인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수베로 감독은 “푸이그는 KBO리그에 열정을 불어넣을 선수”라고 말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첫 경기부터 푸이그를 4번 타자로 배치했다. 홍 감독은 “올 시즌 푸이그에게 4번을 맡길 것”이라며 “훈련하고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 순수한 친구다. 팀원들과 잘 어울리면서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움은 올 시즌 스프링캠프를 인적이 드문 전남 고흥과 강진에서 진행했다. 구단 관계자들은 미국에서 화려한 삶을 살았던 푸이그가 적응을 잘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내가 자란 쿠바 시골에 비하면 환경이 정말 좋다”며 웃는 그를 보며 안심했다고 한다.

푸이그는 1회 초 첫 안타를 신고했다. 한화가 당겨치는 데 능한 그를 맞아 3루 쪽으로 치우치는 수비 시프트를 펼쳤는데 땅볼 타구가 1~2루 사이로 가면서 내야 안타가 됐다. 푸이그는 3회 초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뒤 교체되며 2타수 1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류현진은 푸이그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더그아웃 통로로 나와 ‘절친’의 타격을 유심히 지켜봤다.

경기 후 만난 푸이그는 “공 하나하나를 유심히 보면서 집중하려고 했다”며 “앞으로 더 많은 투수를 상대해 봐야 할 것 같다. 상대의 수비 시프트는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첫 타석에 들어서며 심판에게 꾸벅 절을 했던 그는 기자회견장을 나가면서도 연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대전=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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