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집회 열었던 서초동서 오후 3시 尹 지지선언 집회
깨어있는시민연대당 이민구 대표 인터뷰
“조국집회, 잘못했다. 모두 조국에게 속았다”
이민구 깨시연당 대표 /최훈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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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오늘)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인근에선 ‘문파’ 정당 깨어있는시민연대당(깨시연당)이 주최하는 ‘윤석열 지지 선언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2019년 ‘조국수호집회’가 열렸던 바로 그곳에서, 조국수호집회에 가장 오래도록 참여해 온 깨시연당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 선언을 하는 셈이다.
이유가 뭘까. 지난달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카페에서 이민구(61) 당 대표를 만났다. 그는 “우리 문파가 윤석열에게 빚이 있다. 그걸 갚자는 의미에서 지지선언 장소를 서초동 앞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이하 일문일답.
—윤 후보를 지지하게 된 이유가 뭔가.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는 걸 보고 드디어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게 됐다. 넓은 시야를 갖게 됐다. 우리는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세력이 아니다. 윤석열과 이재명을 합리적으로 보고 윤석열이 비교 우위에 있다고 본 것이다. ‘무조건 국민의힘을 뽑아야 한다’ ‘무조건 민주당을 뽑아야 한다’ 같은 논지는 이제 필요 없다.”
—이재명 후보가 뭘 어쨌길래.
“이재명은 경선 과정에서 민주적인 절차를 싸그리 무시했다. 기본소득이나 기본주택 등 기본 시리즈에 반대하는 사람들과 토론하지 않았다. 이재명이 주장하면 민주당이 추인하는 일방적인 형태로만 진행됐다. 민주적 절차가 이재명 사전에는 없다.”
“경선 때 결선 투표 안 한 민주당이 이번에는 ‘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대선 결선투표 도입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자기들이 하지 않아 놓고 나중에 하겠다는 말을 누가 믿겠는가.”
“그런데도 김어준이니, 열린공감TV니, 김용민이니, 윤건영이니 이재명을 지지하는 스피커가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그 스피커들이 대동단결해서 이재명을 ‘무오류 인간’이라며 지지한다더라.”
—당신들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수호한다고 했을 때 많은 국민들이 똑같은 걸 느꼈던 것 아는가.
“잘못했다. 우리 모두 조국에게 속았다. 판결이 다 나왔고, 재판 진행 과정에서 조국의 거짓을 목격했기 때문에 지난 과오를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조국 전 법무장관은 2019년 가을 서울 서초동에서 벌어진 이른바 '조국수호집회' 사진을 한때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으로 걸었다.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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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시연당은 조 전 장관 수호 집회의 시작부터 끝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가했던 단체다. 조 전 장관을 ‘손절’하게 된 계기가 뭔가.
“경선 때 이재명의 실체를 알게 됐다. 이런 사람은 대통령뿐만 아니라 정치 자체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조국이 이재명을 지지하는 스탠스를 취하더라. 거기서 그의 위선이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본인의 글처럼 깨끗하고 정의로우면 이재명을 지지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조 전 장관 말고도 친문으로 분류되던 정치인들 다 이 후보 지지 선언 하던데.
“이재명을 지지하는 사람들한테 ‘친문’이란 글자를 붙이면 안 된다. 요즘 언론을 보면 문 대통령을 지지하다 이 후보를 지지하게 된 사람들을 다 싸잡아 친문이라고 하는데, 전혀 아니다. 진짜 친문이면 이재명을 지지할 수 없다. 진짜 친문은 적어도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외쳐왔다.”
“민주당 적폐 세력이 이재명을 대통령 만드는 데에 도저히 참여할 수 없었다. 586 운동권들은 이익 집단으로 살아온 거고, 그 이익을 계속 보고 싶어서 이재명을 지지하는 거다. 적폐들이 자기들 권력 유지하려고 이재명을 후보로 만드는 과정을 우리가 다 봤다. 우리마저 이재명을 지지한다고 하면 진보 전체가 종교화 되는 것이기에 그럴 수 없었다.”
깨시연당의 집회 포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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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진영 논리를 벗어난 뒤 균형의 무서움을 체득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권력은 균형이 잡혀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총선 때 민주당 200석 만들자는 운동을 했었는데 큰일 날 뻔했다. 윤석열이 대통령 되면 180석 민주당과 균형을 어느 정도 맞출 수 있을 것이다. 민주당은 원래부터 야당 캐릭터라 야당 하면 잘 할 것”이라고 했다.
—아까 이 후보가 말을 바꾸고, 민주적인 절차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말 바꾼 것과 민주적인 절차 안 지킨 건 혹시 어떻게 생각하나.
“문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5월 이후로 미루자. 문 대통령은 지금 대선 개입도 안 하고 있다. 정권교체 하는데 실익이 없으니까 문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부디 5월 이후로 미뤄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우리 문파는 문 대통령 임기 끝나면 사라진다. 그렇게 하기로 약속했던 사람들이다.”
이 대표는 진보 성향 정당만 평생 지지해 왔고, 깨시연당 창당 직전까지 민주당원으로 살았던 사람이다. 이 대표가 고(故) 이병철씨와 함께 이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폭로하자 민주당은 이 대표를 ‘구속 수사해 달라’고 검찰에 탄원서를 냈다. 이 대표와 함께 폭로를 이어가던 이씨는 지난 1월12일 돌연 사망했다. 20년 민주당 권리당원이었던 그의 장례식장에 온 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사람들이었다.
[최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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