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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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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유세서 사라진 '文 차별화'...'정치교체론' 막판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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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the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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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방문해 참배를 마치고 방명록 작성 전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02.06. photocd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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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문재인도 아니고 윤석열도 아니다. 이재명은 이재명." (지난해 12월 경북 경주 즉석연설)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꿈은 노무현의 꿈이고 문재인의 꿈이고 이재명의 영원한 꿈이다." (지난 6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소 참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현장 유세에서 '문재인 정부 차별화' 메시지가 완전히 사라졌다. 한 때 "나라가 뭐 마스크를 하나 사줬나"고 반문하며 매서운 정권 교체의 바람을 누그러뜨리려고 시도한 것을 감안하면 확연한 온도차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집권 시 전(全) 정권 적폐수사' 발언을 계기로 이 후보가 '문재인 지킴이'를 자처할 수밖에 없게 된 상황도 있지만 일단 지지율을 다시 초박빙으로 돌리는데 유효했다는 평가다. 이에 더해 '통합정부론'도 띄운 것은 친문(친문재인) 세력의 총결집을 토대로 중도성향 부동층까지 흡수해 막판 대선 구도를 흔들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저는 문재인 아냐"에서 "문재인의 꿈은 이재명의 영원한 꿈"

이재명 후보는 28일 오전 보수 텃밭이자 취약지대인 TK(대구·경북) 유세에서 문재인 정부와 관련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대구에서 후보 직속 '남부수도권 구상 실현위원회' 출범식을 여는데 이는 노 전 대통령의 국토균형발전과 자치분권을 한층 발전시킬수 있는 적임자를 자임함으로써 지지를 호소하는 행보다.

전날 이 후보는 부산 유세를 마치고 페이스북에 "노무현 대통령님이 꿈꾸고 문재인 대통령님이 약속한 부울경 메가시티, 그 중심에 부산을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불과 두 달 전 이 후보는 경주에서 "다른 나라 같으면 마스크 안 사주고 '마스크 써라' 하면 폭동이 난다"고 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지금 서울 집값 올라서 생난리가 났다. 공급을 늘렸어야 하는데 수요를 억제하다 보니 동티가 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런 차별화 기조는 이 후보가 이달 초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참혹했던 순간을 잊기 어렵다"며 눈물을 보이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6일 윤 후보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집권하면 전 정권 적폐청산 수사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해야죠. 해야죠. (수사가) 돼야죠"라고 말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이 후보는 그동안 문재인 정부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재명 정부'라는 표현도 쓰고 부동산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번번히 사과했으나 공식 선거운동 이후 이 같은 메시지는 찾아보기 힘들다. 일각에서 '이재명 답지 않다'는 지적도 있지만 지지율 반등이 생각보다 여의치 않자 차별화 카드 대신 친문 지지층 구애를 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는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윤 후보의 적폐수사 발언에 대한 공식 사과를 직접 요구한 것이 상당 부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후보가 12일 세종시 즉석연설에서 "노 전 대통령께서 그 험난한 길을 가셨다. 우리가 지켜주지 못했다고 후회했다. 똑같은 후회를 2번 반복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에서 가늠할 수 있다.


李-尹 지지율 오차범위 내 접전 복귀...통합정부론으로 '반윤' 빅텐트-부동층 흡수 기대

이날 리얼미터가 더팩트 의뢰로 26∼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윤 후보 지지율은 46.1%, 이 후보는 41.0%를 기록했다. 윤 후보가 여전히 앞서고 있으나 이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후보는 현장 유세에서 차별화 대신 통합정부론을 집중 설파하고 있다. 정치개혁 고리로 반윤(반윤석열) 연대의 '빅텐트'를 노리는 방식으로 부동층 흡수를 노린 포석이다.

여론조사 업체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50%대인 정권 교체론을 정치교체론으로 대체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 후보가 직접 대선 결선투표제와 책임총리제 등을 연일 부각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전날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정치개혁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이 후보가 연일 강조하는 통합정부 등을 비롯한 구상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 후보는 이날 포항 즉석연설에서 "당선이 된다면 국가를 대표하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모두의 대통령이 아니겠는가"라면서 "그러면 당연히 정치세력을 가리지 말고 유능하고 헌신할, 의지와 역량이 있는 사람과 세력을 다 모아야 한다. 국민 내각, 대통합 정부를 만들어 우리가 가야할 길을 확실하게 신속하게 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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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 경북 포항 남구 포항시청 광장에서 유세를 열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02.28. photocd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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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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