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방문해 참배를 마치고 방명록 작성 전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02.06. photocdj@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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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문재인도 아니고 윤석열도 아니다. 이재명은 이재명." (지난해 12월 경북 경주 즉석연설)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꿈은 노무현의 꿈이고 문재인의 꿈이고 이재명의 영원한 꿈이다." (지난 6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소 참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현장 유세에서 '문재인 정부 차별화' 메시지가 완전히 사라졌다. 한 때 "나라가 뭐 마스크를 하나 사줬나"고 반문하며 매서운 정권 교체의 바람을 누그러뜨리려고 시도한 것을 감안하면 확연한 온도차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집권 시 전(全) 정권 적폐수사' 발언을 계기로 이 후보가 '문재인 지킴이'를 자처할 수밖에 없게 된 상황도 있지만 일단 지지율을 다시 초박빙으로 돌리는데 유효했다는 평가다. 이에 더해 '통합정부론'도 띄운 것은 친문(친문재인) 세력의 총결집을 토대로 중도성향 부동층까지 흡수해 막판 대선 구도를 흔들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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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문재인 아냐"에서 "문재인의 꿈은 이재명의 영원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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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는 28일 오전 보수 텃밭이자 취약지대인 TK(대구·경북) 유세에서 문재인 정부와 관련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대구에서 후보 직속 '남부수도권 구상 실현위원회' 출범식을 여는데 이는 노 전 대통령의 국토균형발전과 자치분권을 한층 발전시킬수 있는 적임자를 자임함으로써 지지를 호소하는 행보다.
전날 이 후보는 부산 유세를 마치고 페이스북에 "노무현 대통령님이 꿈꾸고 문재인 대통령님이 약속한 부울경 메가시티, 그 중심에 부산을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불과 두 달 전 이 후보는 경주에서 "다른 나라 같으면 마스크 안 사주고 '마스크 써라' 하면 폭동이 난다"고 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지금 서울 집값 올라서 생난리가 났다. 공급을 늘렸어야 하는데 수요를 억제하다 보니 동티가 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런 차별화 기조는 이 후보가 이달 초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참혹했던 순간을 잊기 어렵다"며 눈물을 보이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6일 윤 후보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집권하면 전 정권 적폐청산 수사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해야죠. 해야죠. (수사가) 돼야죠"라고 말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이 후보는 그동안 문재인 정부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재명 정부'라는 표현도 쓰고 부동산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번번히 사과했으나 공식 선거운동 이후 이 같은 메시지는 찾아보기 힘들다. 일각에서 '이재명 답지 않다'는 지적도 있지만 지지율 반등이 생각보다 여의치 않자 차별화 카드 대신 친문 지지층 구애를 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는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윤 후보의 적폐수사 발언에 대한 공식 사과를 직접 요구한 것이 상당 부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후보가 12일 세종시 즉석연설에서 "노 전 대통령께서 그 험난한 길을 가셨다. 우리가 지켜주지 못했다고 후회했다. 똑같은 후회를 2번 반복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에서 가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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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尹 지지율 오차범위 내 접전 복귀...통합정부론으로 '반윤' 빅텐트-부동층 흡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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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리얼미터가 더팩트 의뢰로 26∼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윤 후보 지지율은 46.1%, 이 후보는 41.0%를 기록했다. 윤 후보가 여전히 앞서고 있으나 이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후보는 현장 유세에서 차별화 대신 통합정부론을 집중 설파하고 있다. 정치개혁 고리로 반윤(반윤석열) 연대의 '빅텐트'를 노리는 방식으로 부동층 흡수를 노린 포석이다.
여론조사 업체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50%대인 정권 교체론을 정치교체론으로 대체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 후보가 직접 대선 결선투표제와 책임총리제 등을 연일 부각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전날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정치개혁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이 후보가 연일 강조하는 통합정부 등을 비롯한 구상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 후보는 이날 포항 즉석연설에서 "당선이 된다면 국가를 대표하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모두의 대통령이 아니겠는가"라면서 "그러면 당연히 정치세력을 가리지 말고 유능하고 헌신할, 의지와 역량이 있는 사람과 세력을 다 모아야 한다. 국민 내각, 대통합 정부를 만들어 우리가 가야할 길을 확실하게 신속하게 가겠다"고 강조했다.
[포항=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 경북 포항 남구 포항시청 광장에서 유세를 열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02.28. photocdj@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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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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