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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치솟는 유가에 산업계 ‘비상’, 정유·화학·항공·해운업계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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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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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작전 개시 명령을 내린 직후 우크라이나 북동부의 제2도시 하르키우 인근 군사공항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하르키우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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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가 고공행진이 계속되며 유가 상승 압력을 크게 받는 국내 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원유를 직접 수입해 판매·활용하는 정유·화학업계를 비롯해 항공과 해운업계에도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 수입 원유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2월 넷째 주 평균 95.0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92.1달러)보다 3.1% 상승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평균 가격(배럴당 73.2달러)과 비교하면 약 두 달 만에 30% 가까이 뛰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작전 개시가 알려진 지난 24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2014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미국 정부가 유가 급등으로 인한 피해를 고려해 러시아산 원유를 제재 대상에서 제외함에 따라 상승세는 다소 진정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전쟁의 영향으로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이 앞으로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원유를 수입해 국내에서 정제해 판매하는 한국 정유사들은 보통 유가급등의 수혜자로 거론된다. 운영 특성상 일정량의 원유를 비축해두는데, 유가가 오르면 비축해둔 원유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재고 평가이익’이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석유제품 인상으로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곧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국제유가의 강세로 나프타 가격도 함께 올라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원유 정제 과정에서 추출되는 나프타는 각종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다.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사용하는 나프타 중 수입산 비중은 약 20%다. 수입산 가운데 러시아산은 약 23%를 차지한다. 만약 러시아산 나프타 수입이 제한되면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공급망에 위협이 될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나프타로 수요가 몰리며 추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재고 비축분이 있어 당장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향후 러시아산 원유 도입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에 대비해 중동과 남미 등으로 공급선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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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대기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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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비용 중 연료 비중이 큰 항공과 해운업계도 피해 영향권에 든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화물 운송을 늘리며 수익을 내고 있는 항공업계는 유가 상승으로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이 크다. 항공사는 전체 영업비용의 유류비가 약 25~30%를 차지하기 때문에 유류비가 상승하면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은 배럴당 유가가 1달러 오르면 연간 약 3000만달러(약 361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해운업계 역시 컨테이너선 운용 비용 중 약 20%가량을 연료비에 사용하는 만큼 유가 변동에 민감하다. 다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글로벌 공급 병목현상으로 해운 운임이 급격하게 오른 덕분에 고유가로 인한 해운업계의 비용 부담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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