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왼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오른쪽)./조선DB, 연합뉴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우크라이나 대통령 폄하 논란을 해명하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당신은 참 나쁜 사람”이라며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27일 이 후보 페이스북 게시물 댓글을 통해 “지금은 감정이 격해서 입에 심한 말이 나올 것 같아 이 정도로 해둔다. 감정이 가라앉으면 되도록 차분하게 글을 쓰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포격에 깨진 창의 유리를 치우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우크라이나 국가를 부르는 여인의 모습, 소집돼 떠나는 아빠가 울면서 어린 딸의 뺨에 뽀뽀를 하는 모습, 사랑하는 연인을 전쟁터로 보내며 마지막 포옹을 하는 소녀들의 모습…”이라며 외신을 통해 보도된 우크라이나의 안타까운 참상을 언급했다.
이어 “전세계인이 다 보는데 표에 눈이 먼 당신만 못 보는 장면”이라며 “당신도 인간이냐”고 했다.
진 전 교수가 댓글을 남긴 게시물은 이 후보가 지난 26일 이른바 ‘우크라이나 대통령 폄하 논란’을 해명하기 위해 올린 글이다. 이 글에서 이 후보는 “저는 어느 대선 후보보다 먼저 명료하게 러시아 침공을 비판했고 우크라이나 지지 입장을 밝혀 왔다”며 “어제 TV토론 전문을 보셨다면, 제가 해당 발언 직후에 러시아의 침공을 분명하게 비판했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폄하한 것이 아니라 윤석열 후보의 불안한 외교·안보관을 지적한 것임을 누구나 알 수 있다. 제 본의와 다르게 일부라도 우크라이나 국민 여러분께 오해를 드렸다면 제 표현력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페이스북 |
논란이 된 발언은 지난 25일 TV토론에서 나왔다. 이 후보는 TV토론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전쟁은 정치인이 결정하고 전장에서 죽는 것은 젊은이다. 우크라이나에서 똑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6개월 된 초보 정치인이 대통령이 돼 나토(NATO)가 가입을 해주려 하지 않는데 가입을 공언하고,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람에 충돌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러시아가 주권과 영토를 침범한 행위는 비난 받아야 마땅하고 강력히 규탄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외교 실패가 전쟁을 불러온다는 극명한 사례”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이 후보의 해당 TV토론 발언이 담긴 사진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시절 발언이 담긴 사진을 나란히 올리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당시 언론에 “민주국가인 한국은 이웃에 독재국가(북한)가 있음에도 어떤 성공을 거둘 수 있는지 보여줬다”며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아주 좋은 본보기”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국민의 영웅적 투쟁에 경의를 표한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한마음으로 우크라이나의 편에 서 있다”고 짧은 글을 덧붙였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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