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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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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뽀로로 관련 코인” 미끼…3만명에 1300억대 다단계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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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찰, 대표 등 8명 형사 입건
정보 부족한 60대 주요 타깃
최대 29단계 하위회원 모집

불법다단계 영업 방식으로 1300억원대 가상통화(코인)를 판매한 일당이 서울시에 적발됐다. 지난 5개월간 전국에 163개 센터와 15개 지사를 두고 활동한 조직이 모집한 회원은 3만명이 넘는다. 최대 29단계의 다단계조직을 통한 불법 금전거래도 드러났다. 서울시는 코로나19 이후 경기침체와 금리하락으로 투자처를 찾는 시민들이 금융다단계 사기 사건에 연류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시민 제보로 파악한 불법다단계 코인 판매조직을 지난해 7월부터 7개월간 수사해 130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업체 대표 등 8명을 방문판매법 위반(다단계 유사조직을 이용해 불법 금전거래) 혐의로 형사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피해자들은 대출과 전세자금 등으로 1인당 120만원에서 최대 26억원까지 투자했다. 투자금이 1억원이 넘는 사람만 139명이다. 주로 60대 이상 노년층 등 가상통화 정보가 부족한 특정 계층이 범죄대상이 됐다.

피의자들은 사업설명회를 열고 “1구좌당 120만원씩 입금하면 판매수당과 코인을 지급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투자를 권유했다. 코인을 쇼핑몰에서도 쓸 수 있고, 향후 가치가 상승하면 시세차익도 볼 수 있다고 홍보했던 것이다. 특히 해당 코인이 K팝 그룹 BTS가 모델인 외국인용 관광이용권과 뽀로로 콘텐츠 사업에 연계된 투자 상품인 것처럼 속여 피해 규모를 키웠다.

그러나 회원들이 받은 코인은 사실상 거래가 없어 현금화되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0원으로 무용지물이었다. 필리핀 국제코인거래소에 상장돼 있기는 하지만 쇼핑몰 등 매매에도 쓸 수 없다.

일당들은 다단계식으로 투자 실적이 누적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도 유인했다. 본인 투자금의 400%, 하위회원 1명당 투자금의 100%, 센터장 밑에 하위회원이 들어오면 1명당 투자금의 3%를 수당으로 주겠다고 약속해 3단계 이상, 많게는 29단계의 다단계 유사조직을 이용한 불법적인 금전거래도 이뤄졌다.

최대 29단계의 하위회원을 모집해 3억6000만원의 수당을 받은 경우도 있으나, 회원 대부분은 투자금 대비 미미한 돈만 받았다. 사건 제보자에 따르면 투자금 4000만원을 입금한 70대 회원이 받은 수당은 200만원뿐이었다. 피의자들은 수당 지급을 미루다가 결국 마케팅 전산시스템을 폐쇄했고, 정산하지 않은 수당만 810억원에 달한다.

조직은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사전에 치밀한 계획도 세웠다. 회원들의 투자금은 8개 차명계좌로 받아 가족 등 11개 개인 계좌로 200억원가량을 불법적으로 이체했다. 다단계 방식 금전거래는 공제조합 등에 가입돼 있지 않아 사실상 피해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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