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李 기축통화 발언 시끌…野 "경제상식 부족"에 與 "말꼬리잡기"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제대통령' 자임 이재명, 국가부채비율 설명하다 '기축통화국' 언급

국힘, 경제전문성 문제로 공격…민주 "국가채무 여력있다는 의미" 반박

연합뉴스

인사 나누는 윤석열-이재명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왼쪽)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 시작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2022.2.21 [공동취재] uwg806@yna.co.kr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이동환 기자 = 3·9 대선 레이스가 중반전으로 접어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이른바 '기축통화국 가능성' 발언을 놓고 여야의 공방이 22일 확산하고 있다.

기축통화국 가능성 발언은 '경제 대통령'을 자처하는 이 후보가 전날 경제분야에 대한 대선 후보 토론에서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구사하기 위해 국가부채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이 후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에 대해 "50~60% 넘어가면 비(非) 기축통화국인 경우 어렵다"고 설명하면서 "우리도 기축통화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는데, 국민의힘은 이를 소재로 이 후보의 경제 전문성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기축통화는 수출입 결제나 금융거래 등에 사용되는 국제통화로 주로 미국 달러화가 그 역할을 하고 있는데 원화에 대해 '기축통화가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이 후보가 실상은 경제를 잘 모른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라는 이 후보의 슬로건에 부끄러움을 느낀 국민이 많다"며 "기축통화국 흉내를 내겠다며 통화를 찍어내면 원화 가치를 폭락시켜 심각하면 제2의 IMF(국제통화기금) 사태까지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학자 출신인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똑똑한 고등학생도 아는 경제 상식도 모르고 대선 후보라는 이가 이제껏 국가 재정을 망치자고 주장해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준석 대표도 전날 페이스북에 "국가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기축통화국으로 만들겠다는 얘기를 들으니 정말 가슴이 웅장해진다"면서 이 후보의 발언을 조롱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SNS에 "더 이상 근거도 불투명한 기축통화 논쟁을 그만두고 국민들의 빚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데 정치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끼어들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차단막을 치며 "말꼬리 잡기"라고 응수했다.

이 후보의 발언 취지는 경제규모가 세계 10위권의 우리나라의 경제와 재정이 튼튼하기 때문에 코로나 위기극복을 위해 국채를 추가 발행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인데 그 과정에서 나온 표현 일부만 문제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선대위 공정시장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채이배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후보의 '기축통화국' 발언에 대해 "우리나라 경제가 튼튼하고 재정건전성이 다른 나라에 비해 좋고 국가채무에 아직 여력이 있다는 걸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며 "말꼬리 붙잡으면 논쟁의 본질을 흐리는 무능한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가 걱정"이라고 밝혔다.

이탄희 의원은 국민의힘을 향해 "향후 5년간 국가부채·가계부채 방향성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해도 시간이 모자랄 판에 아무 대안도 없이 왜 저러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적었다.

나아가 민주당은 '기축통화국 편입 가능성' 자체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이미 발표한 것이란 점도 강조하고 있다. 보수 성향으로 국민의힘과 심리적으로 더 가까운 전경련이 발표한 것을 문제삼고 있다는 반박인 셈이다.

앞서 전경련은 지난 13일 국내총생산(GDP) 10위·시가총액 9위에 해당하는 한국 경제의 위상, 세계 5대 수출 강국 등 근거를 들어 올해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 집행이사회 특별인출권(SDR) 검토 과정에서 원화가 SDR 통화 바스켓에 편입될 수 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SDR은 기축통화에 대한 교환권이며, 필요할 때 회원국 간의 협약에 따라 SDR 바스켓의 5개 통화 등과 교환이 가능하다.

이와 같은 정치권의 기축통화국 논쟁의 이면에는 재정 정책에 대한 여야간 입장차가 반영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확장적 재정 정책을 주장하는 민주당과 재정 건전성을 중시하는 국민의힘 간의 근본적인 이견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당분간 여야간 기축통화 논쟁이 계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전경련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원화가 IMF(국제통화기금) SDR 통화바스켓에 포함돼도 국가 재정건전성 문제는 거시경제 안전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기축 통화 편입 가능성' 측면에서는 이 후보와 유사한 발언을 한 것이긴 하지만 재정건전성 문제에서는 국민의힘과 유사한 입장을 보인 것이다.

geei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