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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문제 아시아도 뒤흔들라…일본 총리, 푸틴 강도 높게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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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문제 아시아도 뒤흔들라…일본 총리, 푸틴 강도 높게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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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도네츠크·루간스크 공화국 승인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AFP통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도네츠크·루간스크 공화국 승인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AFP통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반란군이 주장하는 도네츠크·루간스크 공화국 승인한 것을 두고 일본 정부가 강도높게 비판했다. 러시아와 북방 쿠릴열도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일본은 동유럽에서 벌어진 긴장이 동아시아로 옮겨붙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2일 관저에서 기자단과 만나 “러시아의 일련의 행위는 국제법 위반으로 (우크라이나 정부와 친러시아 반군의 분쟁 해결을 목표로 하는) 민스크 협정에도 반한다”며 “러시아의 행위를 인정할 수 없고 강하게 비난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향후 사태의 전개를 심각한 우려를 갖고 주시하겠다”며 “주요7개국(G7)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공조해 제재를 포함한 대응을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인공지능(AI) 로봇 등 첨단기술 수출규제에 동참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우크라이나 문제’가 동유럽에만 국한되지 않고 아시아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19일 독일 뮌헨에셔 열린 G7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변경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국제사회의 근본원칙과 관련된 것으로 유럽의 안보 문제에만 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도 앞서 자민당 파벌 모임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의)주전장은 유럽이지만 현상변경을 허용하면 아시아에도 파급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일본과 러시아 간의 북방 쿠릴열도 영유권 분쟁이 풀기 더 난망해졌다. 일본 입장에서 ‘힘을 통한 강점’의 대표 사레가 러시아의 북방 쿠릴열도 4개섬(쿠나시르, 이투루프, 시코탄, 하보마이) 지배이다. 쿠릴열도 4개 섬은 1945년 8월 일본이 2차대전 항복을 선언한 직후 옛 소련이 점령해 현재까지 러시아가 영유권을 행사하고 있다. 양국은 1956년 국교정상화를 하면서 향후 평화협정을 체결해 하보마이와 시코탄 2개 섬을 우선 넘겨받기로 약속했지만, 4개의 섬 모두 돌려받아야 한다는 국내 여론이 불거지면서 문제는 장기화됐다.


러·일관계는 아베 신조 전 총리 시절 개선돼, 2018년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은 섬 2개를 우선 반환한다는 합의를 재확인하면서 ‘평화협정’ 체결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향후 미·중 갈등이 불거지면서 중국과 러시아과 가까워지면서 미국의 동맹국인 일본으로서는 러일관계 개선이 어려워졌다. 반면 평화협상이 아닌 힘을 통해 러시아가 뜻을 관철하는 것이 선례가 되면 일본이 실효지배 중인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댜오) 문제에 불똥이 튈 수도 있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아베 전 총리의 구상은 미일동맹이 단단한 상황에서 가능한데, 현재는 미일동맹 역시 굳건하다고 볼 수 없다. 이 같은 조건에서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은 포기하고 있지만 힘을 통한 현상변경 만큼은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것이 일본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군사적 팽창이 대만 문제와 맞물리면서 일본의 경제·안보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일본에서 더욱 짙어지고 있다. 기시 노부오 방위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지난 19일 극초음속 미사일과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을 한 것을 두고 “통상 가을쯤에 하는 훈련을 이 시기에 실시하고, 핵 전력과 비핵 전력 각각에 해당하는 미사일 발사 연습을 모두 행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우크라이나 정세로 인한 긴장이 고조돼, 러시아가 모든 레벨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과시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기시 방위상은 현재 논란 중인 ‘적 기지 공격능력 보유’와 관련해 상대국 영공까지 전투기로 진입해 폭격하는 방안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아시아 내에서 군비증강 여론이 연쇄 불붙을 가능성이 있다.

경향신문 자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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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러시아에 강경 대응 일변도로 나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에너지 문제에 있어서는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어서 셈법이 복잡하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의 10%는 러시아가 차지한다. 우크라이나 제재에도 에너지 분야는 다른 G7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신중한 입장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히가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은 “에너지 등 중요물자의 안정공급 확보 우려 뿐만 아니라 발밑 상승 추세에 있는 원유가격 동향과 일본 기업에 대한 영향을 비롯해 높은 경계감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쿼드 가입 등 적극적인 중국 견제에 나서는 행보에도 발걸음이 꼬였다. 미국과 일본은 중국의 위구르, 홍콩 등의 문제에서는 국민국가의 ‘주권’보다 지역의 ‘자치’를 강조해왔다. 그런데 이번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선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자치’보다 앞세운 셈이 됐다. 향후 미중대결 국면에서 미국 측의 논리적 허점이 될 상황이다. 남 교수는 “이른 바 미중 간 전략경쟁 상황에서 지역적 문제들이 끼어들면서 국제정세에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동북아 긴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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