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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우리들의 문화재 이야기

세쌍둥이처럼 닮은 조선 해시계 '앙부일구' 3점 보물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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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무게·재질 서로 비슷…자치통감·분황사 금동약사불도 지정

연합뉴스

새롭게 보물로 지정된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앙부일구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크기와 무게가 거의 비슷해 '세쌍둥이' 같다는 평가를 받는 조선시대 공용 해시계 '앙부일구'(仰釜日晷) 3점이 한꺼번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 됐다.

문화재청은 2020년 미국에서 들여온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앙부일구와 국립경주박물관, 성신여대박물관에 있는 앙부일구를 모두 보물로 지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앙부일영'(仰釜日影)이라고도 하는 앙부일구는 조선시대 천문사상이 담긴 과학문화재로, 솥을 뒤집어 놓은 듯한 형태가 특징이다. 세종 16년(1434) 장영실, 이천, 이순지 등이 왕명에 따라 제작해 종로에 있던 다리인 혜정교와 종묘 앞에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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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 앙부일구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조선시대 전기 앙부일구는 남아 있지 않으며,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유물 3점도 1713년 이후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겉면에 '북극고 37도 39분 15초'(北極高 三十七度 三十九分 一十五秒)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고, 안쪽에는 북극으로 향한 그림자침인 영침(影針)이 달렸다. 15분 간격의 시각선과 계절과 절기를 알려주는 눈금도 있다. 오목한 몸체를 다리 네 개가 받치고 있으며, 다리에는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용이 표현됐다.

앙부일구 세 점은 재질이 모두 황동이며, 성분은 구리 90%, 아연 5∼6%, 납 1∼2%로 파악됐다. 무게는 4.5㎏ 안팎이며, 지름은 24㎝를 조금 넘는다.

조사 보고서는 "보물로 지정된 앙부일구는 3점은 쌍둥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공통점이 많은데, 이는 주물로 제작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며 "앙부일구는 후대로 갈수록 무겁고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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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여대박물관 앙부일구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현존하는 앙부일구는 10점으로 알려졌으며, 국립고궁박물관에 있는 또 다른 앙부일구가 1985년 처음으로 보물이 됐다. 이번에 추가로 세 점이 보물로 지정되면서 보물 앙부일구는 4점으로 늘었다.

문화재청은 네 앙부일구를 구분하기 위해 1985년 지정 유물은 '앙부일구(1985)'로 표기하고, 국립고궁박물관·국립경주박물관·성신여대박물관 소장품은 각각 '앙부일구(2022-1)', '앙부일구(2022-2)', '앙부일구(2022-3)'로 적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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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통감 권266∼270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문화재청은 앙부일구 외에도 세종대왕기념사업회가 보유한 '자치통감 권266∼270'과 조선 후기 불상인 '경주 분황사 금동약사여래입상'도 보물로 지정했다.

자치통감 권266∼270은 1434년에 만든 금속활자인 갑인자(甲寅字)로 1436년에 찍은 책이다. 송나라 사마광이 편찬한 중국 역사서인 자치통감은 294권으로 구성되며, 그중 5권 분량에 해당한다.

유사한 판본이 국립중앙도서관과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 있으며, 이 책은 인쇄와 보존 상태가 뛰어난 희귀본이다.

경주 분황사 금동약사여래입상은 높이가 3.4m에 이르는 대형 불상이다. 1998년 분황사 보광전 해체·수리 과정에서 나온 기록을 통해 1609년에 구리 5천360근으로 제작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우람한 몸체와는 달리 얼굴이 동그랗고 통통하며 어깨가 왜소해 아이 같은 인상을 준다. 앳된 느낌의 이목구비는 16세기 불상 양식 흔적이고, 길쭉한 비례감과 세부 주름은 17세기 불상 특징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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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분황사 금동약사여래입상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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