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후보들 즉흥 액션에 연일 과격 발언… 히틀러에 소도둑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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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대선후보들의 언행이 거칠어지고 있다. 어퍼컷이나 하이킥과 같은 이른바 ‘대선 액션’까지 연출하고 있다. 지지층을 결집하고 유세 현장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자칫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고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가면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현장에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원고 없이 하는 즉흥 연설 비중이 늘어나는 것이 한 반증이다.
선거운동 첫날 윤 후보는 부산에서 ‘어퍼컷 세리머니’ 즉흥적으로 선보였는데 이후 윤 후보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이어진 경기, 대구·경북, 경남 지역 유세에서도 연일 어퍼컷을 날렸다.
이에 질세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발차기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19일 전주 유세에서 "코로나 째깐한(조그만) 거 확 해불쳐 버리겠다"라고 말하며 다리를 차 올렸다. 민주당 선대위는 이 후보의 발차기를 ‘부스터 슛’이라고 이름지었다.
퍼포먼스에 그치면 다행인데 과격한 발언으로 이어지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실제 윤 후보는 자신의 ‘적폐 수사 발언’을 ‘정치 보복’이라 비판한 여권을 향해 ‘히틀러’라는 단어를 던졌다. 윤 후보는 "히틀러나 무솔리니 같은 파시스트들 아시죠? 이 사람들이 뒤집어씌우는 거는 세계 최고"라며 "공산주의자들 이런 사람들이 하는 수법"이라고 빗댔다.
이 후보는 ‘소도둑’으로 되받아쳤다. 윤 후보가 거리 유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는 점을 겨냥해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을 거론하며 "(윤 후보가) 과거보다 훨씬 더 과거인 원시사회로 돌아가려 한다"고 무속 의혹도 재차 제기했고 야권을 ‘구태’라고 불렀다.
거대 양당 지휘부의 입은 더 거칠어지는 모양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 후보를 ‘소고기 도둑’으로 불렀고 나경원 전 의원은 이 후보 가족을 ‘기생충 가족’이라고 칭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 역시 윤 후보를 ‘술 잘 마시는 대통령’, ‘식물 대통령’에 비유했고 윤호중 원내대표는 "권력 독점욕에 찌들어 있는 후보"라고 불렀다.
정치권에서는 거대 양당 후보들의 거친 언행이 정치 혐오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이번 대선이 깨끗하게 치러지고 있다’는 응답은 39.8%에 불과했다. 이유에 대해서는 34.4%가 ‘정당 후보자의 상호비방, 흑색선전’을 문제로 꼽았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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