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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릴 만큼 기다렸다”…안철수, 단일화 철회 후 유세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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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릴 만큼 기다렸다”…안철수, 단일화 철회 후 유세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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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0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0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0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을 선언한 데는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윤 후보 측이 여론조사 국민경선 제안에 명확히 답하지 않으면서 ‘백기 투항’을 압박했다는 불쾌감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단일화 논쟁이 장기화할 경우 대선 국면에서 안 후보의 존재감이 쪼그라들 수 있다는 고민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단일화 제안 철회 이유로 윤 후보의 무응답과 국민의힘의 도를 넘는 행태를 지목했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일주일간 무대응과 일련의 가짜뉴스 퍼뜨리기 통해 제1야당은 단일화 의지도 진정성도 없다는 점을 충분하고 분명하게 보여줬다”며 “오히려 시간을 질질끌면서 궁지로 몰아넣겠다는 뻔한 수법을 또 쓰고 있었다”고 말했다.

홍경희 국민의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무성의하고 도의적으로 해서는 안되는 말을 여럿 했다”며 안 후보가 불쾌감을 느낀 배경을 설명했다. 안 후보가 국민의힘에 정치적 지분을 요구한다거나 경기도지사 자리를 염두에 두고있다는 등 풍문이 안 후보의 진정성을 훼손했다는 것이다. 홍 대변인은 이어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고 말했다. 3주에 불과한 공식 선거운동기간 가운데 3분지 1 가량을 기다렸으니, 시간을 적게 준 것이 아니라는 취지다.

안 후보 입장에선 윤 후보가 자신의 단일화 제안에 대한 입장은 내놓지 않는 반면, 단일화 효과를 누리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도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 애당초 일주일 전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이 당 안팎에서 거세지는 단일화 압박에 대응하기 위한 일종의 출구 전략이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간 국민의당의 선거운동은 사실상 ‘고사 상태’였다. 지난 15일 당 유세버스에서 지역 선대위원장 A씨와 버스기사 B씨 등 2명이 사망한 이후 안 후보는 거리유세 등 선거운동 전반을 중지했다. 지지세 확장은 멈췄고, 단일화 논의는 물밑협상 뿐 공식적인 합의 단계로 접어들지 못했다. 윤 후보를 향한 지지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국민의힘 일각에선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선을 긋자는 ‘자강론’도 나왔다.


안 후보의 또 한 번 승부수가 어떻게 귀결될지는 불투명하다. 21일 예정된 4자 TV토론에서 윤 후보와 각을 세우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전략이 관측되지만 앞선 토론의 반응을 볼 때 지지세가 큰 변화를 겪을지 미지수다. 선거운동에서 뒤처진 만큼 지역 유세를 바쁘게 진행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안 후보는 ‘윤 후보가 새 제안을 해도 받지 않을 것이냐’는 기자들 질문에는 “이제 2주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처음부터 새롭게 실무자 간 협상을 해서 큰 그림을 전하고 또 후보를 만나고 할 시간이 물리적으로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다”고 했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 유세에 나섰다. 유세버스 사고 이후 닷새 만의 공식 일정이다. 배우자 서울대 의대 교수와 함께 유세에 나선 안 후보는 “왜 맨날 선거 때마다 철수하느냐, 왜 선거 때마다 단일화하느냐 말씀하시는데, 처음 2012년 선거 양보 잘못했던 그거 하나 빼놓고는 그 이후 모든 선거 도중에 그만둔 적 없다”면서 “선거 완주했고 단일화는 제가 한다고 해서 한 번 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선거할 때마다 도중에 그만뒀고, 철수했다고 하고, 선거할 때마다 단일화했다고 이렇게 잘못 알고 계신다”고 말했다. 자신이 쉽게 단일화하는 후보가 아니라고 유세 현장의 시민들에게 호소한 것이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국민은 반으로 갈라지고 정부는 무능하고 부패하고, 세계에서 가장 뒤떨어지는 나라가 되면 정권교체가 무슨 소용이 있나”라며 “중요한 건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선거 기호인 ‘4번’을 야구에 빗대 “위기의 대한민국, ‘9회 말 투아웃’ 상황에서 제가 홈런치는 4번 타자가 돼서 대한민국을 구하겠다”고 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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