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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홍콩 대규모 시위

시진핑 한 마디에 일사불란…홍콩, 행정장관 선거 연기하고 방역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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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비상이 걸린 홍콩 시내의 한 병원에서 지난 17일 의료진이 야외 병상에 누워있는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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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한 홍콩이 다음달로 예정됐던 행정장관 선거까지 연기하며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상황을 통제하라”고 지시한 이후 당국의 대응 움직임이 빨라지는 모습이다.

홍콩 공영방송 RTHK는 지난 19일 하루 홍콩에서 모두 6063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20일 보도했다. 홍콩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하루 최대 두 자리 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5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이달 들어 확진자 수가 폭증했다. 지난 9일 처음 1000명을 넘어선 일일 확진자 수는 14일 2000명대를 기록했고, 16일 4000명대로 올라선 데 이어 다음날에는 6000명을 돌파했다. 갑작스런 확진자 증가로 방역과 의료체계의 부담도 커지면서 검사 역량이 감염 확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치료 병상이 부족해 환자들이 줄지어 대기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상황이 악화되자 홍콩 정부는 다음달 27일 치러질 예정이던 행정장관 선거를 연기하고 코로나19 방역에 모든 역량을 동원하기로 했다.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엄중하다”면서 “긴급 상황 조례 규정에 따라 행정장관 선거를 5월8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전격적인 선거 연기 발표는 시 주석이 홍콩 정부에 “코로나19 방역이 최우선이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상황을 가능한 빨리 통제하고 안정시켜야 한다”고 주문한 직후 나온 것이다. 람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주의를 흐트러뜨리거나 실수를 해서는 안 되고 이는 시 주석의 중요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코로나19 통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콩 정부뿐 아니라 민간에서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홍콩 부동산 기업들은 소유 호텔과 신규 공공임대 주택을 격리 시설로 제공하고 임시 병원 건립을 위한 부지 등을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또 재계에서는 인기 아이돌그룹을 방역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신속 항원 검사 키트의 충분한 수급과 식료품 공급 안정에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이 코로나19와의 싸움을 최우선 순위로 두라고 하자마자 홍콩 전체가 방역 노력을 강화하느라 분주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홍콩의 방역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해 중국 본토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난 17일 광둥(廣東)성 감염병예방통제소장을 팀장으로 하는 전문가팀과 핵산(PCR)검사 차량 두 대가 홍콩에 파견됐고, 19일에는 광둥성에서 파견된 110여명의 의료진이 홍콩에 도착했다. 광둥성은 향후 1000여명의 의사와 간호 인력을 홍콩에 파견할 계획이라고 SCMP는 전했다. 또 홍콩 페니베이와 카이탁 지역에서는 중국에서 파견된 건설팀이 1만개의 임시 격리·치료실을 짓는 공사를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방역 지원을 명분으로 한 중국 본토의 개입이 홍콩에도 강력한 ‘제로(0) 코로나’ 정책을 적용하는 빌미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마이클 데이비스 전 홍콩대 교수는 블룸버그통신에 “아마도 시 주석은 중국의 다른 도시들에서 행해진 것처럼 홍콩에서도 봉쇄를 밀어붙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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