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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말년없는 청와대'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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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the300][청와대24시]대선 D-17일...여당이 청와대에 볼멘소리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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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국인투자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202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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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상황이 절박하니 국회는 한시라도 빨리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처리해 민생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적극 협조해 달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오전 내부 참모회의에서 국회에 계류 중인 추경안을 놓고 대립하는 여당과 야당을 싸잡아 압박했다. 여야는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규모를 둘러싸고 이견을 보이며 갈등을 빚었고 추경안 처리는 계속 지연됐다.

문 대통령의 메시지가 나온 후 더불어민주당은 행동에 나섰다. 민주당은 19일 새벽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소상공인 피해 지원을 위해 정부가 제출한 14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단독 처리했다. 소상공인 320만명에게 방역지원금 300만원을 지원하는 등 11조5000억원이 소상공인 지원에 들어간다. 민주당은 일단 정부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한 후 '16조+a(알파)' 안을 수정안으로 제출해 최종 의결할 계획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정부와 협의한 '16조+a' 안을 우선 처리한 후 추가 추경 등을 논의하자고 했고, 국민의힘은 소상공인 1인당 1000만원 지원을 위해 대규모로 증액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날 예결위에서 일단 추경안을 처리한 민주당은 내심 청와대에 불만을 쏟아낸다. 청와대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홍 부총리는 정부의 추경안으로 최초 14조원에서 '2조원+알파(α)'를 증액해 16조원 규모로 수정안을 제출했는데,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더 이상 늘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홍 부총리가 여당의 요구를 무시하고 끝까지 버틸 수 있는 건 결국 문 대통령과 청와대를 믿고 그러는 것 아니겠냐"며 "지금같은 전시 상황에선 자영업자들을 더 지원해줘야하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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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전북 전주 전북대학교 앞에서 집중 유세를 열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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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역시 비슷한 논리로 청와대와 정부를 싸잡아 비판한다. 특히 여야 협의 없이 단독으로 정부안을 예결위에서 처리한 민주당까지 한통속이라며 의회 민주주의를 파기했다고 비판한다.

야당이 청와대를 저격하는 건 늘상 있는 일이지만, 여당마저 청와대에 볼멘소리를 하는게 눈에 띈다. 대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선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지만 이번엔 결이 좀 다르다.

정치권 안팎에선 여당이 청와대에 불만을 갖는 건 결국 '말년없는 청와대'를 선포한 문 대통령 때문이란 얘기가 나온다. 40%가 넘는 높은 지지율로 마지막까지 일하는 정부를 표방하고 있는 탓에 여당의 대선 공약이 돋보이지 않아서다. 문 대통령이 각종 행사와 회의에서 발신하는 메시지가 아직도 공직사회는 물론 국민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지난 1987년 민주화 이후 우리나라 대선 국면에선 선거가 20일도 남지 않은 지금쯤이면 대통령은 존재감이 사라졌다. 대신 여당의 대선 후보는 모든 이슈를 주도하며 전면에 나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여전히 문 대통령이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국민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보니 민주당내에선 아쉽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문재인정부와 차별화를 하고 싶어도 쉽게 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구나 이 후보는 문 대통령 지지 세력까지 품어야한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번 추경안 문제만해도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금보다 훨씬 낮았다면 여당이 180석을 무기로 청와대와 정부를 패싱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민주당내에서 청와대에 불만이 쏟아지는 것이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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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9일 오후 경남 진주 광미사거리에서 시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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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도 청와대에 불만이 있긴 마찬가지다. 지지율 높은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말년도 없이 계속 일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선거개입이 이뤄진다고 본다. 지난 10일 문 대통령의 발언이 대표적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윤 후보의 "민주당 정권이 검찰을 이용해서 얼마나 많은 범죄를 저질렀나. 거기에 상응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언론 인터뷰 내용을 본 후 윤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윤 후보가) 중앙지검장, 검찰총장 재직 때에는 이 정부의 적폐를 있는 데도 못 본 척했다는 말인가? 아니면, 없는 적폐를 기획사정으로 만들어 내겠다는 것인가? 대답해야 한다"며 "그리고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의 대상·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즉각 문 대통령의 명백한 선거개입이라고 날선 비판을 했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전혀 움츠러들지 않고 윤 후보가 사과를 하는지 여부를 지켜본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청와대가 높은 지지율을 믿고 이처럼 여당에 유리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청와대는 여야의 이런 분위기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어느 한쪽으로 휩쓸리지 않고, 공정하게 대선을 관리하면서 오미크론 위기를 비롯해 민생에 집중할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될때 공정하고 안전한 선거관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주문했다"며 "참모들과 국무위원들도 임기 마지막까지 오직 민생만 신경쓸 생각이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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