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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대선판에 소환된 ‘4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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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윤석열 “MB 업적 지킬 것”…문재인 정부 ‘재자연화 사업’ 폐기 선언
이재명 “녹조라떼 독성 모르나?…전국의 보 해체해 강 되살리겠다”

20일도 남지 않은 20대 대선에 이명박 정부의 4대강사업이 소환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정책 폐기를 선언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이를 비판하면서다. 문재인 대통령도 4대강 복원 성과를 강조하며 참전했다.

윤 후보는 18일 대구·경북(TK) 유세에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며 이명박 정부의 4대강사업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후보는 경북 상주시 유세에서 “민주당 정권은 이명박 대통령(MB)께서 하신 4대강 보 사업을 아주 폄훼하면서 부수고 있다”며 “이것을 잘 지켜서 농업용수와 깨끗한 물을 상주·문경 시민들께서 마음껏 쓰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는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4대강 재자연화 등을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4대강 재자연화는 이명박 정부 때 4대강에 건설한 16개 보 개방 등의 사업을 말한다. 국민의힘은 지난 15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제출한 ‘20대 대선 매니페스토 비교 분석을 위한 질의서’ 답변에서 “4대강 재자연화는 친수 관리와 이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4대강 재자연화 폐기 선언을 “이명박 정권의 4대강 파괴사업 계승”으로 규정하며 “강물을 가둬 ‘녹조라떼’ 독성 오염을 계속하겠다는 뜻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녹조에 발암물질이 발견되고, 이 물을 농수로 사용한 농작물조차 독성을 띠는 현실을 외면하는 것인가, 모르는 것인가”라며 “이명박 정권이 수십조원을 낭비해 파괴한 4대강이 독성물질로 인간을 공격하고 있다. 이런 4대강사업 유지·운영에 막대한 세금이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4대강 재자연화에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강병원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반문재인 복수혈전 정치보복에만 눈이 멀어 MB정부의 무자비한 삽질로 오염된 강이 윤 후보 눈에는 보이지 않나 보다”며 “문재인 정부를 부정하기 위해 자연의 이치마저 부정하면 안된다”고 밝혔다. 또 “윤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복수를 위해 나라를 거덜내는 막장 정치를 멈추어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도 관련 언급을 내놨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산 을숙도 낙동강 하굿둑 전망대에서 열린 ‘낙동강 하구 기수(강물이 바닷물과 섞이는 곳) 생태계 복원 비전 보고회’에 영상으로 보낸 축사에서 “낙동강 하굿둑 개방으로 낙동강 하구의 자연생태계 복원에 성공한다면 다른 하굿둑들과 4대강 보 개방 문제 해결에도 좋은 선례가 되고 희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SNS에도 “하굿둑과 4대강 보로 강물이 막힌 대한민국의 다른 강들에도 희망이 됐으면 한다”고 썼다.

문 대통령은 2012년 총선과 2017년 대선 당시 대표공약으로 내세웠던 낙동강 하굿둑 상시 개방이 35년 만에 이뤄진 데 대해 “감개무량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윤 후보가 현 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을 되돌릴 뜻을 밝힌 시점에 해당 정책의 성과를 강조한 것이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 이같은 발언이 윤 후보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윤 후보가 집권하면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원전 감축 등 문재인 정부 주요 정책을 뒤집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 자신의 임기 중 성과를 깎아내리는 윤 후보에 대한 문 대통령 불만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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