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묘역 찾을 대통령 상상해보라…거시기 해불죠” 호남색 강조
박정희 지역주의 비판, 발전 거듭 약속…‘방역 찔끔 완화’ 질타도
민주당 점퍼 입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운데)가 18일 전남 목포 평화광장 선거유세에서 홍영표(왼쪽), 서삼석 의원과 함께 손을 맞잡고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목포 | 박민규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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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8일 호남을 방문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치켜세우며 “유능한 경제대통령과 통합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역주의와 관련해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판하고 호남 지역 발전을 거듭 약속했다.
이 후보는 대선 공식 선거운동 나흘째인 이날 처음으로 민주당의 심장으로 평가되는 호남을 1박2일 일정으로 찾았다. 이 후보는 전날까지 정장 차림이었지만 이날은 파란색 당 점퍼를 입었다. 지지층 결집을 위한 총력전에 나선 것이다. 이날 전남 순천·목포·나주를 거쳐 광주로 이어진 유세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언급이 빠지지 않고 나왔다. 김 전 대통령의 국민통합·평화·경제위기 극복 정신을 강조하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 후보는 순천시 유세에서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평생 핍박당하면서도 보복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지켰다”며 “어느 역사에 국가 최고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이 대놓고 정치보복을 하겠다고 그러냐”라고 윤 후보를 비판했다. 이 후보는 나주시 유세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보복으로 극단적 상황에 맞닥뜨리지 않았나”라며 “김 대통령이 ‘내 몸의 절반이 무너지는 것 같다’고 했는데 지금 대한민국은 군사정권보다 더 심각한 검찰 왕국으로 가려 하고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IMF(국제통화기금) 위기가 왔을 때 김 대통령은 준비된 대통령이었고, <대중경제론>을 쓸 만큼 경제에 박식했기에 위기를 신속하게 극복하지 않았겠나”라며 “유능한 리더가 있어야 한다”고 실용주의 가치관과 성과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호남의 개혁 정신이 지시하는 방향대로 지금까지 살아왔다”며 호남 정체성을 내세웠다. 이 후보는 “3월9일이 지나고 5·18 묘역에 어떤 대통령이 참석하게 될지 상상해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라도 사투리로 “거시기 해불죠”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전남지사를 지낸 이낙연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순천·광주 유세에 함께 나서 “검찰 폭주를 억제하고 민주주의를 계속 진전시키는 일을 민주당과 이재명이 하겠다”며 호남 민심에 구애했다. 광주 유세에는 임채정·김원기 전 국회의장 등 당 원로들도 합류했다.
이 후보는 그간 진영을 넘나드는 유연한 정책 기조를 강조하며 예시로 든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지역을 갈라 지역주의라는 큰 뿌리를 만든 것은 책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나주시 유세에 앞서 호남·경북 청년대표단의 지지선언에 대해 “다시는 갈라져 싸우지 맙시다”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목포 유세에서 “서남해안은 우리 미래 사회인 재생에너지 경제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며 “전남·광주를 묶는 메가시티를 넘어 남부수도권을 확실히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정부가 발표한 거리 두기 조정 대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후보는 목포시 유세에서 “이렇게 (유세 현장에) 다 모여도 상관없는데 식당에서 6명 이상이 오후 10시 이후 모이면 안 된다고 하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당선 직후 3차 (백신) 접종자 영업시간 제한을 24시까지로 완화하고, 긴급재정명령을 통해서라도 50조원은 긴급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19일 전북 익산과 전주를 방문한다.
순천·목포·광주 |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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