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공격으로 오해"…이름만 바꿔 보유하려는 전략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도쿄 네리마에 있는 육상 자위대의 아사카 주둔지에서 차량을 타고 사열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
(서울=뉴스1) 박병진 기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이른바 '적 기지 공격 능력'의 명칭을 변경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선제공격으로 오해될 수 있다는 것이 이유인데, 이름만 바꾸어 적 기지 공격 능력을 보유하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마이니치·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18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한 기시다 총리는 개념이 모호하다며 '적 기지 공격 능력'이라는 용어를 바꿀 생각이 있는지를 묻는 자민당 소속 이와야 다케시 전 방위상의 질의에 "명칭도 포함해 검토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명칭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미사일 기술이 급속히 변화하는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생활을 지키기 위해 무엇이 요구되느냐다"라며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보유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북한과 중국 등이 미사일 기술을 고도화하고 군비를 확대하는 등 안보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상대국 영역에서 미사일을 저지할 수 있는 능력의 보유를 검토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적 기지 공격 능력은 적국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막기 위해 일본도 전투기나 지상 기지에서 발사하는 정밀유도미사일 등으로 적 기지의 미사일 거점을 공격해 무력화하는 능력을 갖추자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집권한 기시다 내각은 국가안전보장전략, 방위계획대강, 중기방위력정비계획 등 이른바 '3대 안보 전략 문서'를 연말까지 개정할 방침을 밝히면서 적 기지 공격 능력의 구체적인 보유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는 분쟁 해결 수단으로써 전쟁을 포기하고 전력을 보유하지 않는다고 규정한 일본 '평화헌법' 제9조에 기반한 전수방위(專守防衛·공격받을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 가능) 원칙을 무시하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지지통신은 선제공격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여야 정치권에서 적 기지 공격 능력 대신 다른 표현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따라서 적 기지 공격 능력의 명칭 변경을 검토하겠다는 기시다 총리의 이날 발언은 이름만 바꿔 적 기지 공격 능력을 보유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의 발언에 연립여당인 공명당은 벌써부터 호응하고 나섰다. 이시이 게이이치 공명당 간사장은 이날 "북한의 경우 고정 미사일 기지가 아닌 철도나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며 적 기지 공격 능력의 명칭을 변경할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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