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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무장관 "러, 우크라 침공 구실 마련…외교로 해결하자" 내주 회담 제안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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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무장관 "러, 우크라 침공 구실 마련…외교로 해결하자" 내주 회담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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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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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나는 오늘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전쟁을 막기 위해 왔다."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17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위한 구실을 만들고 있다며 "이 위기를 해소할 책임 있는 유일한 방법은 외교 뿐"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킬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 사실이라면 즉각 병력을 철수하고 협상 테이블로 외교관을 보내라면서 다음 주 외무장관 회담도 제안했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안보리의 주요 책임은 평화와 안보를 지키는 것이고, 지금 가장 즉각적인 위협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일부 군대를 철수했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이를 아직 보지 못했다"면서 "지상군, 항공, 선박을 포함한 러시아 병력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음이 분명히 확인된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현재 우크라이나 일대 수백만명의 생명과 안보는 물론, 유엔 헌장과 국제 질서의 기초까지 위협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구실을 만들고 있다며 조작된 테러 폭탄, 민간인에 대한 계획적인 무인 항공기 공격, 화학 무기를 이용한 가짜 공격 등이 있을 수 있다고 구체적으로 경고했다. 그는 최근 러시아 언론이 이 같은 거짓 정보와 허위 경보를 확산시키고 있다며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꼬집었다.

또한 러시아가 조작된 도발에 이어 최고위급 긴급 회의를 거짓으로 소집하고,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인을 보호하기 위해 대응하겠다는 포고령을 선언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공격이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미사일과 폭탄이 우크라이나 전역에 떨어지고 통신이 두절되고 사이버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주요 기관이 차단될 것"이라며 "이후 러시아 탱크와 군인이 인구 280만명 규모의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등 주요 목표점을 향해 진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블링컨 장관의 연설은 향후 이뤄질 수 있는 러시아의 침공 행보를 구체적으로 담아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다가올 모든 일에 대해 경고했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세계와 공유함으로써 러시아가 전쟁을 포기하고 다른 길을 선택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나는 오늘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전쟁을 막기 위해 왔다"며 "러시아는 우리의 경고를 멜로드라마, 넌센스라고 반복해 조롱해왔으나 그들이 15만명 이상의 군대를 우크라이나 국경에 꾸준히 집결시켰고 대규모 군사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상태라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외교적 해법을 거듭 촉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책임 있는 유일한 방법은 외교"라며 러시아가 약속 이행의 준비가 돼 있다면 노르망디 형식으로 고위급 회의를 소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에게 다음 주 유럽에서 만남을 제안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확인했다. 또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상설이사회 회의 등도 제안했다.


거듭된 경고도 잊지 않았다. 블링컨 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말했든 선택의 전쟁이 될 것"이라며 "러시아가 (침공을) 선택한다면 미국은 동맹국, 파트너와 함께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대러 제재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러시아 정부는 오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애매모호함, 편향 없이 발표할 수 있다. 명확하게 세상에 밝히라"며 "그 다음 병력을 철수하고 협상 테이블로 외교관을 보내 이를 증명하라"고 촉구했다.

당초 블링컨 장관은 이날부터 20일까지 독일을 방문해 뮌헨안보회의 등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유엔 안보리 연설로 급히 뉴욕을 찾으면서 막판에 일정이 변경됐다. 같은 날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 수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매우 높다"며 며칠 내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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