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출전 일제히 질타…"책임은 선수가 지는 게 당연"
[올림픽] 경기 마친 발리예바 |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김정진 기자 = 지상파 3사가 '도핑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출전한 피겨스케이팅 경기를 다시 한번 '침묵' 중계로 일관했다.
KBS·MBC·SBS 해설진은 17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발리예바가 마지막 순서로 출전해 연기를 펼친 4분간 해설 없이 대체로 침묵을 지켰다.
지상파 3사는 지난 15일 방송된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 중계 때도 발리예바의 연기에 대해 별다른 해설을 하지 않았다.
이날 KBS 곽민정 해설위원과 남현종 캐스터는 발리예바의 연기 시작부터 끝까지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경기를 조용히 지켜봤다. 연기가 끝난 후에는 이번 사태 책임에 대한 질타를 쏟아냈다.
국가대표 출신인 곽민정 해설위원은 잠긴 목소리로 "누가 꾸몄고, 누가 잘못했든 간에 책임은 출전 선수가 지는 게 당연하다"며 발리예바의 출전을 비판했다. 발리예바의 점수를 기다리는 순간에는 "이렇게 마르고, 어린 선수가 4회전 뛰는 것을 보면 저는 운동 괜히 했나 봐요"라며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남현종 캐스터는 "발리예바 뒤에 숨어있는 그들도 책임져야 한다"라며 "러시아 선수단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사람이 4분간의 침묵 속에서 우리가 올림픽에서 지켜야 할 정신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4위로 경기 마친 발리예바 |
SBS 이호정 해설위원과 이현경 캐스터 역시 발리예바가 연기한 4분간은 침묵으로 일관했고, 연기가 끝난 후에는 발리예바가 복용한 약물의 효과를 언급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이호정 해설위원은 "스포츠는 공정하고 깨끗해야 한다"며 "도핑을 위반한 선수들은 출전하지 못하는 게 당연한 원칙"이라고 일침을 놨다.
MBC 김해진 해설위원과 김초롱 캐스터는 발리예바가 연기를 하는 동안 트리플 악셀, 쿼드러플 살코 등 점프 기술만 언급했을 뿐 실수 등 연기에 대한 평가는 일절 하지 않았다.
김해진 해설위원은 발리예바의 연기가 끝난 후 "해설을 해보려고 했으나 도핑 양성 판정이 나온 선수에게 도저히 해설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시청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이어 "선수 본인도 이 경기에 참여함으로써 어떤 문제가 생길 것이며, 어떠한 실수를 했는지 가장 잘 알 것"이라며 "그런 부담감과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실수가 많이 나왔다고 보인다"고 전했다.
이날 25번째 선수로 마지막에 출전한 발리예바는 논란의 중심에 선 부담감 탓인지 연달아 점프 실수를 하며 넘어졌고, 4위를 기록해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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