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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유가 잡아야 러 잡는데…바이든의 고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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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우크라 사태로 유가 급상승
11월 중간선거 ‘대형 악재’
서방에 맞선 푸틴엔 ‘기회’
석유·천연가스 공급 쥐고
제재 칼날 무디게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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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침공 위기로 급상승한 미국 내 휘발유 값을 잡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휘발유 값 고공 행진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정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게다가 높은 국제 유가는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입지를 강화시켜주기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억제할 필요가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석유 증산을 종용하고 있지만 사우디는 요지부동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브렛 맥거크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중동 조정관과 아모스 호흐스타인 국무부 에너지 특사가 사우디 당국자들과 협의를 위해 리야드에 가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지난해부터 미국으로부터 줄기차게 증산을 종용받고 있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러시아가 속한 OPEC+ 협약을 내세워 증산을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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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상승세를 타던 국제 유가 및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기 탓에 더욱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브렌트유는 16일 1배럴에 94달러대에 거래됐다. 올해 들어서만 20% 상승한 가격이다. JP모건은 우크라이나 침공 위기가 지속되면 유가가 125달러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도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올랐다. 한 달 전에 비해서도 6%나 상승했다.

고유가는 서방과 맞서고 있는 푸틴 대통령에게는 기회로 작용한다. 전 세계 석유 생산량의 10%를 차지하는 러시아는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석유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유럽이 수입하는 천연가스의 40%를 공급하고 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고유가 상황에서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 억제를 위협함으로써 서방의 제재 칼날을 무디게 만들 수도 있다.

사우디, 미국 증산 압박에도
OPEC+ 합의 들어 ‘비협조’

바이든 정부로부터 줄기차게 증산을 종용받고 있는 사우디는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딜레마를 겪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OPEC+ 차원에서 러시아와 맺은 산유량 약속을 저버릴 뜻은 없어 보인다. 사우디는 지난주 살만 국왕과 바이든 대통령의 전화통화 뒤 발표한 성명에서 OPEC+ 합의의 역사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OPEC+는 지난해 매월 하루 증산량 40만배럴을 넘기지 않는다고 합의했다.

사우디의 비협조는 양국 관계가 냉랭해진 탓도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은 사우디가 인권 유린 비판을 받고 있는 예멘 내전을 지원하고 있다고 공개 비판하고 있다.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이었던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을 지시한 것으로 지목된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도 거리 두기를 하고 있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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