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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통합’ 외친 양강 후보, 급하면 ‘지역주의’ 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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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대선 유세서 ‘분열의 정치’ 여전
윤석열 “호남 수십년간 뭐 변했나”
민주당 “윤, 대구·경북 안 보살펴”

경향신문

이 안에 ‘미래’ 있다 제20대 대통령선거 벽보 제출 마감일인 17일 서울 종로구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각 정당 후보들이 제출한 선거 벽보를 살펴보고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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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모두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하지만 선거 과정은 전통적 약세 지역에서 상대 당을 겨냥한 역(逆)지역감정을 부추기고 강세 지역에선 지역감정에 호소하는 행태가 나타났다. 거대 양당이 ‘통합의 정치’를 말하면서도 분노와 배제의 공포를 들춰내는 ‘분열의 정치’를 계속하고 있다.

대선을 20일 앞둔 17일 거대 양당 후보들은 거듭 ‘국민통합’을 입에 올렸다. 이 후보는 서울 광화문 유세에서 “분열과 갈등의 정치가 아니라 화합과 통합의 정치를 이재명이 해내겠다”면서 “박정희 정책이든 김대중 정책이든, 보수 진보 가릴 것 없이 국민에게 필요한 정책과 유능한 인재를 다 쓰는 통합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경기 성남시 유세에서 “모두가 열심히 일하고, 일한 만큼 보상받고 대우받는 그게 국민통합”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광주 유세에선 “정치인들이 만든 편한 지역구도를 깨야 할 때가 왔다”며 “윤석열이 지역주의를 깨고 국민화합과 통합을 이루겠다”고 했다.

갈등과 분열을 넘겠다고 했지만 후보와 당내 인사들 발언은 지역의 분노를 자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윤 후보는 전날 전북 전주시 유세에서 “(민주당이) 선거 때만 되면 이거저거 준다 해놓고 수십년간 달라진 게 있나”라며 “과거 여기는 누워서 (선거운동) 하는 데로 생각했던 모양이다. 본때를 보여달라”고 말했다. 광주 유세에선 “수십년에 걸친 지옥의 민주당 독점정치가 광주와 전남을 발전시켰나”라고 했다. 적대적 감정을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옮기는 데 치중한 발언들이다.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지난 15일 전통적 약세지역인 대구를 찾은 민주당 인사들도 지역주민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을 내놨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윤 후보의 신천지 압수수색 거부 의혹을 거듭 제기하면서 “신천지 성도는 무섭고 우리 대구시민과 경북도민의 생명은 보살피지 않아도 된단 말이냐”고 했다.

전통적 강세 지역에선 고착화한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행위도 나타나고 있다. 약세 지역에선 통합과 지역구도 타파를 주장하며 표심 이동을 노리지만 집토끼 지역으로 불리는 강세 지역에선 지역 독점구도를 깨자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이 후보는 지난달 27일 광주에서 “(공장에 취직했더니) 관리자는 경상도 사람인데 말단 노동자는 다 전라도 사람이었다”면서 “박정희 정권이 자기 통치 구도를 안전하게 만든다고 경상도에 집중 투자하고 전라도는 일부 소외시켜 싸움시킨 결과라는 걸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대구 유세에 나선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대구·경북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80% 지지했다. TK에서 윤 후보를 꼭 80% 이상 지지해주길 부탁한다”고 했다.

앞서 이 후보는 “더 이상 진영과 지역을 놓고 싸우지 않고 온 마음을 하나로 뭉치는”(지난 15일 대구) 정치를 말했다. 윤 후보는 “이번 대선은 지역정치가 계속 연장되느냐, 여기서 끊고 국민통합의 정치로 나아가느냐를 결정하는 중차대한 선거”(지난 16일 전주)라고 했다.

유정인·박홍두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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