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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이재명, 청계광장에서 “촛불로 쫓겨난 정치세력이 복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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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탈층 겨냥 지지 호소

“주술에 국정 휘둘리면 되겠냐”

“집값 폭등에 세금 올라 화나”


한겨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7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다시 광화문에서' 광화문역 유세에 참석해 지지자와 시민들에게 손들어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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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촛불광장에서 우리 시민들이 든 그 갸날픈 촛불로 쫓겨난 정치세력이 있습니다. 단 5년 만에 그들이 다시 복귀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7일 정오 서울 청계광장에서 국민의힘을 겨냥해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성남시장이었던 2016년 10월29일 촛불집회에서 검은색 양복에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을 달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외쳤던 그는 5년4개월 만에 대선후보로 이 자리에 다시 섰다. 특히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주술 의존 의혹과 ‘문재인 정권에 대한 정치보복 발언’을 동시 겨냥하며 지지자들의 결집을 거듭 호소했다.

이 후보는 “최아무개(최순실)씨는 점은 좀 쳤는지 모르겠는데 주술은 하지 않았던 거 같다”며 “주술에 국정이 휘둘리면 되겠냐. 정치보복을 대놓고 후보가 말하는 그런 상황을 한 번이라도 겪어봤나”라고 윤 후보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당선되면) 과거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이겨내고자 했던, 극복하고자 했던 그 과거보다 훨씬 더 과거, 원시적인 나라로 돌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촛불집회의 기억을 상기시키며 ‘민주당 이탈층’에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이 후보는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사광장 유세에서도 “무능함과 부족함은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충분하다”며 “이제 다시는 무능한, 그래서 비선에 의해 국정이 농단되는 나라로 가서는 안 된다”며 ‘주술·무능 프레임’을 내세웠다. 몇몇 지지자들은 이 후보의 목소리가 커질 때마다 “청와대를 굿당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라는 글귀가 쓰인 깃발을 흔들었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서울 집중 유세를 이어간 이 대표는 부동산 문제 해결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노원구 롯데백화점 앞 유세에서 “두꺼비도 새집이 필요하다는데 사람은 오죽하겠냐. 재개발·재건축 합리적으로 풀어서 국민이 원하는 만큼 행복하게 살게 해주는 게 정치”라며 대단지 아파트가 많은 이곳의 재건축 심리에 호응했다. 또 부동산 세제 손질도 약속했다. 이 후보는 “여러분 집값이 갑자기 올라서 세금이 오르니까 화나죠? 솔직히 화나죠. 저도 화나던데”라고 운을 뗀 뒤 “세금은 국가가 필요한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공평하게 부담하는 것이지 누가 재수 없어서 내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집값 폭등해서 예상 못 한 세수 늘어나면 그만큼 국민 고통받기 때문에 조정해주는 게 맞다. 재산세·종합부동산세 과도하게 올라간 거 차츰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4∼16일 전국 18살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서울 지역에서 이 후보는 29%에 그쳐 윤 후보(40%)에 크게 뒤졌다. 서울에서의 열세가 부동산 문제 때문인 만큼, 이 후보로서는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로 서울 표심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 후보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신용 대사면”도 약속했다. 이 후보는 이날 왕십리역광장 앞 유세에서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사람이 빚에 허덕이고, 너무 어려워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신용 대사면을 통해서 코로나19 때문에 빚진 부문들을 국가가 인수하고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가능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마지막 유세 장소인 서울 홍대 상상마당 앞에서 청년들을 겨냥해 △서울 107만호 공급주택 중 청년주택 30% 보장 △청년 기본소득 보장 △청년 기본대출 △가상자상 활성화 등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청년 여러분, 화가 나는 거 이해한다. 부족했던 거 인정한다”면서도 “그런데 새로운 선택의 결과가 더 나쁜 상황 벌어지는 건 막아야 하지 않냐. 누가 새로운 나라 만들지는 베껴서 읽는 원고가 아니라 과거 실적에서 증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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