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미투 사과 충분했다고 보나” 이수정 대답은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난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 교수가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를 향해 “김지은씨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국민의힘 부인 김건희씨의 녹취 보도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교수는 16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김씨의 이른바 ‘7시간 통화 녹음’을 두고 “(윤 후보의 김지은씨에 대한 사과가 정황상) 충분했다고 보지 않는다”라며 “사과는 원래 당사자가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7일 MBC ‘스트레이트’는 김씨와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와의 통화 녹음 중 일부를 공개했다. 당시 김씨는 통화에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도 문재인 대통령 정권에서 먼저 터뜨리면서 그걸 잡자고 했다”며 “그걸 뭐 하러 잡자 하느냐. 사람이 살아가는 게 너무 삭막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이 불쌍하더라”며 “나랑 우리 아저씨(윤 후보)는 안희정 편”이라고도 말했다. 해당 녹취가 공개된 이후 김씨의 발언은 미투 폄훼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에 휘말렸다.

논란이 일자 당시 이 교수는 “이번 서울의 소리 녹취록 파동이 안희정 사건의 피해자 김지은님께 끼쳤을 심적 고통에 대해 진심으로 유감을 표명한다”라며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여성본부 고문에서 물러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쥴리설’로 인한 여성 비하적 인격 말살로 후보자 부인도 오랫동안 고통받아왔었음에도 성폭력 피해 당사자인 김지은님의 고통에 대해서는 막상 세심한 배려를 드리지 못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지난 3일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게 관련 질문을 받기도 했다. 이날 심 후보는 윤 후보에게 “성폭력으로 고통받고 있는 여성들을 대신해 묻는다”라며 “윤 후보는 안희정 편이냐, 김지은씨에게 사과할 용의가 있느냐”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수차례 사과했다. 안희정씨나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원순 전 시장이나 권력형 성범죄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지은씨를 포함한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상처 받으셨다면 사과드린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