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겨울올림픽]금지약물 적발 발리예바 출전에… 국내외 해설자들 경기 분석 안해
“이 장면 안 봤어야” “할말 없어”… 선수들도 “공정한 경쟁 아냐” 일침
“우리는 이 스케이트 경기를 보지 않았어야 했습니다.”(타라 리핀스키·미국·1998년 나가노 겨울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빙판 위에는 침묵만이 가득했다. 공정의 가치가 실종된 올림픽 무대 앞에서 모두 할 말을 잃었다.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적발되고도 15일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출전을 강행한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바라보는 전 세계의 시선이다.
국내외 피겨 중계진은 이른바 ‘침묵 중계’로 항의의 뜻을 전했다. 미국 NBC 해설을 맡은 리핀스키와 조니 위어(올림픽 남자 싱글 출전)는 이날 발리예바가 연기한 약 3분 동안 침묵을 지켰다. 연기에 대한 분석 없이 점프와 관련해서만 짧게 발언했다. 위어는 “스케이터이자 스케이팅 팬으로서 그의 연기를 해설해야 한다는 게 매우 불편하다”고 했다. 중계 후 트위터를 통해 “맡았던 방송 중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위어와 리핀스키의 조용한 분노’라고 표현했다.
KBS, SBS 해설진도 경기 끝까지 침묵으로 일관했고 MBC 해설진은 기술에 대해서만 간략하게 소개했다. 이호정 SBS 해설위원은 “금지 약물을 복용하고도 떳떳하게 올림픽 무대에서 연기를 한 선수에게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해진 MBC 해설위원은 “자신이 만든 도핑이라는 감옥 안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82.16점으로 쇼트 1위를 한 발리예바는 경기 뒤 “감사합니다”란 말만 남긴 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갔다. 1∼3위가 참가하는 기자회견에도 불참했다. IOC는 발리예바가 입상할 경우 꽃다발을 주는 간이시상식은 물론 메달 수여식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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