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도시의 탄광…준 대중교통 인정·공공택시앱 개발"…자승스님 면담
오후 강남역·잠실새내역서 2030 부동층 공략 유세 "개미 투자자 대통령"
서울 강남에서 지지호소 연설하는 이재명 대선후보 |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강민경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16일 '취약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송파 지역을 순회하며 지지세 확산에 나섰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급격한 확산세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방역 대전환을 주장,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능한 경제 대통령'을 자임하며 중도 확장에 심혈을 기울였다.
'청년 기회 국가'를 강조하며 2030세대를 설득하는 데 공을 들이는 동시에, 수도권 부동산 민심을 돌리기 위한 노력도 이어갔다.
이 후보는 이날 정오부터 서울 강남역 11번 출구 앞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다른 선진국처럼 방역체계를 유연하고 스마트하게 바꿔 경제적 고통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스마트 방역과 경제 부스터샷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당선 즉시 대규모 긴급 추경 편성 혹은 국가 긴급재정명령권 발동 등에 나서겠다며 "자영업자·소상공인의 2년간 누적 손실을 정부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50조원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여기에 '청년 기회 국가'를 새로운 키워드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용산공원 부지에 주택 10만 세대를 지어 청년에 우선 공급하는 방안, 주식·가상자산시장 육성을 통한 투자 기회 제공, 군 복무기간에 대한 보상 등 정책을 내놓았다.
상권이 밀집한 지역에서 방역 전환과 국가 지원을 약속함으로써 자영업자 표심을 자극한 것이다.
동시에 점심시간을 맞아 거리로 나선 2030세대 직장인들의 주요 관심사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지지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퇴근시간대인 오후 7시부터 또 다른 강남권 번화가인 잠실새내역을 찾아 7번 출구 광장에서 집중유세를 펼쳤다.
잠실새내역 일대는 상권과 주거지역이 혼합된 곳으로, 이 후보는 부동산 문제를 확실히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90%까지 확대하겠다는 공약 등을 부각하며 부동산 민심과 청년 표심을 동시에 공략하는 전략이다.
서울 강남에서 지지호소하는 이재명 대선후보 |
이 후보는 이에 앞서 오전에는 서울 강남구 전국개인택시공제조합을 찾아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연합회 및 택시 4개 단체와 잇달아 정책 협약식을 열었다.
이 후보는 택시의 '준 대중교통' 인정 추진, 특정 시간대 버스전용차로 사용 검토, 택시요금의 환승제 도입 검토, 전기 택시 지원 확대 등을 거론했다.
택시 플랫폼 사업자의 '갑질' 문제에 공감을 표시하며 전국 단위의 호출 시스템을 갖춘 공공택시 앱을 개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택시 산업이 4차 산업혁명 흐름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지목되는 업종 중 하나라는 점에서, 산업 전환기 경제 성장을 이끌 지도자라는 메시지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과정에서 "이게 도시의 탄광이다. 일자리가 없다 마지막으로 가는 게 택시인데 요즘은 그 길도 막히는 것 같다"며 "길게 보고 우리가 대응을 좀 해야 할 상황"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후보가 이날 하루를 온전히 서울 강남권 일정으로 채운 데에서는 취약 지역을 우선 공략해 판도 변화를 끌어내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전날에도 이 후보는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열세로 분석되는 부산과 대구 지역에서 시작하는 '경부선 상행' 유세를 펼쳤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문재인 정부 적폐 수사' 발언 이후 지지층 결집으로 지지율이 완만한 상승 흐름을 탔다고 보고, 중도 확장을 통해 현재의 초박빙 상황을 역전할 수 있다는 분석이 깔렸다.
봉은사에 들어가는 이재명 대선후보 |
윤 후보를 향한 공세도 이어졌다.
적폐수사 발언을 겨냥해 "세상을 바꾸라고 준 힘을 사적 보복에나 사용하는 무책임"이라고 직격했고, "수 없이 지적하는데도 왜 자꾸 마스크를 벗어 감염 위험을 높이는 것이냐"며 방역수칙 위반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오후에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봉은사를 찾아 조계종 전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과 면담했다.
최근 정부의 종교 편향을 주장하며 승려대회까지 개최한 불교계에 거듭 사과의 뜻을 밝히며 '불심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이 자리에서 그는 "그간 불교계에 여러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거듭 죄송하다"며 "크게 혜량하고 받아주신 것에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고 동석했던 김영배 의원이 전했다.
불교계 반발의 빌미가 된 발언을 했던 정청래 의원도 거듭 사과의 말을 전했다고 김 의원은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전국 각지로 흩어져 유세전을 펼쳤다. 송영길 대표는 전북 지역을, 윤호중 원내대표는 강원 지역을 각각 훑으며 지지를 호소했고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은 강원도와 경기도 일대를 순회했다.
이 후보는 오는 17일에도 서울 시내를 순회하며 유세전을 이어간다. 노원구 롯데백화점 앞, 광화문 청계광장, 왕십리역사광장, 마포대로 재향경우회 앞, 홍대 상상마당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찾아 젊은 층과 중도층 공략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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