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경 찬성 시민단체 "언론통제 철회하고 공개 토론회 재추진" 주장
전두환 전 대통령 호 사용한 일해공원 |
(합천=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 아호를 딴 '일해공원' 명칭 적합성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무산되며 이를 둘러싼 지역 내 갈등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일해공원 명칭 변경을 주장하는 시민단체 측은 경남 합천군이 토론회를 재추진하지 않는다면 법적 절차를 밟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인다.
16일 군에 따르면 주제 발표와 패널토론에 참석하기로 했던 시민단체 간에 토론회 방식이 조율되지 않아 이날 열릴 예정이던 토론회가 취소됐다.
이번 토론회 참석 예정 시민단체는 일해공원 명칭 변경에 찬성하는 '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군민본부)와 반대하는 '합천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합사모)이었다.
그러나 두 단체는 토론 주제와 방식, 언론공개 여부 등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 최종적으로 취소되고 말았다.
이에 군은 오는 23일 열리는 제2차 지명위원회에서 공원 명칭 변경에 관한 최종 결정을 내리거나 토론회 재추진 등 방향을 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시민단체 '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는 군이 토론회 무산을 핑계로 독단적으로 공원 명칭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며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만약 2차 지명위에서 군민 의견 수렴 없이 최종심의 의결한다면 국민권익위 민원제기와 동시에 편법적인 행정처리에 대해 행정심판을 청구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
그러면서 공개 토론회 재추진 및 2차 지명위 공개 전환, 언론 비공개 방침 변경 등을 군에 요구하고 있다.
운동본부 관계자는 "일해공원 명칭과 관련해 충분한 논의와 군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을 목표로 한 계획은 성사되지 않았다"며 "2차 지명위는 애초 계획과 목표를 실현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회의로 전환하고 최종심의 의결은 보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군은 토론회가 취소된 만큼 찬반 단체에 서면으로 의견을 보내 달라고 요청했으며 2차 지명위가 열려야 후속 절차에 관한 가닥이 잡힐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군이 공원 명칭 존치를 위해 편법을 부린다는 것은 일부 시민단체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추가 여론 수렴이나 토론회를 추진할지 아니면 최종 결론이 그대로 나올지는 2차 지명위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달 군은 일해공원 명칭과 관련해 제1차 지명위원회를 했다.
지명위는 지난해 12월 1천500여명의 서명을 받아 일해공원 명칭을 새천년 생명의 숲으로 심의·의결해달라는 시민단체 청원에 따라 마련됐다.
지명위원들은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볼 때 충분한 논의와 군민들의 폭넓은 뜻을 모을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명칭 변경 찬반 단체가 참석한 공개 토론회를 하기로 했다.
2004년 '새천년 생명의 숲'이라는 이름으로 개원한 일해공원은 2007년 전두환 전 대통령 아호 '일해(日海)'를 딴 '일해공원'으로 바뀌어 14년째 찬반 논란에 휩싸여 있다.
home1223@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