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해설하지 않겠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카밀라 발리예바가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박종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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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해설하지 않겠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카밀라 발리예바가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박종민 기자
금지 약물 복용 사실에도 올림픽 출전이 허용돼 전 세계적인 파문을 일으킨 여자 피겨 최강자 카밀라 발리예바(16). 15일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해 여유 있게 1위에 올랐다.
이날 발리예바는 트리플 악셀 착지 실수 등 흔들린 모습을 보였으나 82.16점을 얻었다. 80.20점을 받은 같은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안나 셰르바코바에 앞서 1위로 프리 스케이팅에 진출했다.
발리예바의 경기를 미국 NBC 중계를 본 시청자들은 다소 이상한 느낌이 들었을지 모른다. 중계진의 해설이 거의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의도적인 침묵이었다.
미국 매체 뉴욕 포스트는 15일(현지 시각) 해설 침묵 방송에 대해 '발리예바의 올림픽 출전 문제, 조니 위어와 타라 리핀스키의 조용한 분노'라고 전했다. 또 다른 매체 워싱턴 포스트도 이날 해설을 맡은 위어와 리핀스키가 발리예바의 도핑 파문에 거의 멘트를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15일 베이징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경기를 마친 뒤 눈물을 보이고 있는 발리예바. 박종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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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베이징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경기를 마친 뒤 눈물을 보이고 있는 발리예바. 박종민 기자
리핀스키는 1998년 나가노올림픽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위어는 2008년 세계선수권 남자 싱글 동메달리스트다. 피겨 선배로서 도핑에 적발되고도 올림픽에 나선 후배를 침묵으로 준열하게 비판한 것이다.
뉴욕 포스트는 "이들은 발리예바가 경기장에 나타나자 두세 마디만 했을 뿐 연기 도중에는 거의 무음이었다"고 전했다. 발리예바의 경기 뒤 리핀스키는 "그는 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면서 "우리는 이 경기를 보지 말았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리핀스키는 경기 후 올린 동영상에서 "지금까지 해설 중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발리예바가 메달을 따면 시상식은 열리지 않는데 출전한 모든 이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면서 "올림픽에 서기 위해 인생을 건 다른 선수들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 달라"고 일침을 가했다.
앞서 리핀스키는 발리예바가 "심장약을 먹는 할아버지의 컵을 함께 사용해 도핑에 적발됐다"고 해명한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리핀스키는 "선수 때 나는 감기약을 먹을 때조차 도핑에 걸리는지 확인하고 복용했다"고 발리예바의 해명을 일축했다.
발리예바는 지난해 12월 소변 샘플에서 금지 약물이 검출됐음에도 러시아반도핑기구가 징계를 내렸다가 철회하는 바람에 올림픽에 나섰다. 이미 단체전에서 ROC의 금메달에 힘을 보탰지만 발리예바의 도핑 적발에 시상식도 열리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발리예바의 올림픽 출전 결정을 내렸다.
비난 여론이 비등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도 SNS를 통해 발리예바를 에둘러 저격했고, 김예림(수리고) 등 올림픽 출전 선수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거침없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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