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했던 남자 스켈레톤·남자 봅슬레이 2인승서 노메달
[올림픽] 가자! 속도 속으로 |
(베이징=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썰매 종목에서 남자 스켈레톤과 봅슬레이 남자 2인승은 메달 획득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던 종목이다.
하지만 한국은 남자 스켈레톤의 정승기(가톨릭관동대)가 10위, 윤성빈(강원도청)이 12위에 그쳤고, 봅슬레이 남자 2인승의 원윤종(강원도청) 19위에 머물렀다.
남은 봅슬레이 남자 4인승에서도 메달을 따내지 못한다면, 한국 썰매는 '노메달'로 대회를 마치게 된다.
금메달(남자 스켈레톤)과 은메달(봅슬레이 남자 4인승)을 하나씩 수확했던 4년 전 평창 대회와 비교하면 매우 아쉬운 성적이다. 그러나 평창 이후 한국 썰매가 넘어야 했던 여러 난관을 떠올려보면, 쉽게 '실패'라고 규정하기 어렵다.
스켈레톤 정승기 10위·윤성빈 12위 |
지난 4년간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은 여전히 척박한 국내 썰매 스포츠 환경과 평창 대회에 비해 크게 줄어든 지원 속에서 '악전고투'를 펼쳤다.
평창 대회 직후 중국 대표팀이 한국 대표팀의 성공에 큰 도움을 준 스위스 출신 장비 전문가 2명, 캐나다 출신 드라이빙 코치, 스프린트 코치 등 4명의 스태프를 두 배의 연봉을 주고 데려갔다.
국내 유일 트랙인 평창 슬라이딩 센터는 평창 대회 뒤 한동안 운영되지 않아 대표팀이 훈련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2020-2021시즌을 앞두고서야 겨우 사용할 수 있게 됐으나, 이번엔 트랙을 관리할 전문가가 부족했다.
[올림픽] 정승기의 질주 |
매 시즌 훈련을 앞두고 대표팀 지도자와 스태프들 10여 명이 달려들어 매일 10시간씩 약 일주일에 걸쳐 트랙에 물을 뿌려 얼리고, 이를 깎아내는 작업을 해야 했다.
한 시즌에 걸쳐 치러지는 가장 중요한 대회인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은 유럽과 북미에서만 열린다. 올 시즌에는 유럽에서만 모든 경기를 치렀다.
코로나19와 방역 수칙에 따른 이동의 제약은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한국 대표팀에 여러모로 더 불리하게 작용했다.
[올림픽] 아쉬운 표정의 윤성빈 |
썰매 선수들은 월드컵 시즌 중에도 스타트 기록 향상을 위해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이 때문에 대표팀은 늘 웨이트 트레이닝 장비를 싣고 유럽 곳곳을 누벼야 했다.
이진희 여자 2인승 코치는 "유럽 팀들은 웨이트 트레이닝이 가능하도록 개조한 캠핑카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그러나 우리는 매번 호텔에 양해를 구하고 수영장 옆에 장비 몇 개만 가져다 놓고 훈련을 해야 했다"고 전했다.
올 시즌에는 예상치 못한 불운도 찾아왔다.
[올림픽] 1차 시기 마친 원윤종과 김진수 |
올림픽 직전에 열리는 월드컵은 매우 중요하다. 종목별로 8차례씩 대회를 치르는데, 여기서 최적의 썰매 세팅을 찾고 주행 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
그런데 썰매가 유럽에 도착하지 않았다.
중국에서 유럽으로 보낸썰매가 들어있는 컨테이너는 한국으로 배송됐다. 한국으로 보낸 컨테이너는 거꾸로 유럽으로 갔다. 중국 배송업체의 실수 때문이었다.
봅슬레이 대표팀은 '간판' 원윤종 팀의 브레이크맨 서영우(경기BS경기연맹)가 부상을 입어 올림픽에 나서지 못하는 악재도 있었다.
[올림픽] 모노봅 3차시기 마친 김유란 |
봅슬레이 여자 대표팀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결국 2인승 올림픽 티켓 획득에 실패했다.
원윤종은 2인승 경기를 마치고 "평창 이후에는 (한국 썰매가) 정체된 면이 없잖아 있다"면서도 "그동안 한국 썰매가 주행은 물론 장비와 관련한 기술에서 종합적으로, 체계적으로 많이 발전했다. 이제는 좋은 선수도 많으니 더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원윤종 팀과 석영진(강원도청) 팀은 19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남자 4인승 경기에서 마지막 메달 도전에 나선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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