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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배터리, 완성차와 원자재 가격연동 재협상···LCC는 유가 급등·환율 상승에 '적자 수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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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發 퍼펙트스톰-기업들 1분기 실적 '빨간불']

전쟁 현실화 땐 러 시장도 위축

삼성·LG전자 유통망 등 직격탄

현대차도 현지판매 10%↓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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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로 글로벌공급망(GVC) 차질과 원자재 가격 급등이 심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적자 폭이 더욱 확대되고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기업들도 경영 상황을 우려해야 하는 엄중한 상태다. 현지에 공장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LG전자·현대차 등도 주재 인력이 축소되면서 영업 활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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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업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태로 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고품질 삼원계 배터리를 생산하는 국내 배터리 업계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러시아는 중국에 이어 가장 많은 알루미늄을 생산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값비싼 코발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알루미늄을 첨가해왔는데 알루미늄마저 가격이 오르고 있어 배터리 생산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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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10년 넘게 하락해온 리튬이온 배터리 평균 단가는 올해 상승세로 전환될 것으로 관측된다.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니켈·리튬 등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배터리 가격에 전가하는 식으로 완성차 업체와 장기 계약을 맺은 만큼 생산 비용 증가가 그대로 손실로 이어지지는 않는 구조다. 하지만 최근 주요 원자재 가격 급등세로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부 업체의 경우 원료 가격 변동을 배터리 가격에 연동시키기 위해 완성차 기업과 추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CC들은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항공의 영업손실은 3225억 원, 진에어 1989억 원, 티웨이항공 1557억 원으로 추산된다. 시장에서는 올해 상반기에도 분기마다 수백억 원대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국제선 여객 수요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고유가·고환율까지 겹치면서 LCC 업계의 실적 개선은 더욱 요원해지고 있다. 특히 유류비는 항공사의 전체 고정 비용의 최대 30%를 차지해 고유가는 항공 업계의 가장 큰 고민거리로 꼽힌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달러 환율도 다시 1200원대 가까이 치솟아 비용 부담을 키우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도 러시아 현지 실적 감소와 부품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국지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러시아 현지의 내수 판매는 10%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에는 약 29%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나라의 완성차 전체 수출 물량 중 대(對)러시아 수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4.5%로 집계됐다.

전자 업계도 우크라이나 사태가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22 시리즈가 우크라이나 사태의 전개 방향에 따라 러시아 시장에 안착할지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실적에 보탬이 됐던 이 지역 스마트TV 시장도 약보합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020년 러시아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3조 6200억 원, 1조 5455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양 사 모두 소규모 판매 법인이 아닌 제조 법인을 러시아에 두고 있는 만큼 전쟁이 현실화될 경우 입는 피해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러시아 주요 지역이 전쟁으로 타격을 입을 염려는 적지만 흑해를 통하는 유통망이 망가져 제품이나 부품의 수급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해운과 상사 업계도 실적 악화에 직면했다. 해운사의 경우 전체 매출 중 10~14%가량을 연료비로 지출한다. 특히 벙커C유는 연료 효율이 떨어져 하루 평균 100~200톤을 소모할 만큼 수요가 크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HMM은 지난해 원유값이 상승하며 3분기까지 6814억 원가량을 연료비로 지출했다. 하반기부터 원유값 상승세가 가팔라진 것을 고려하면 연간 기준으로는 1조 원가량을 연료비에 쏟아부었을 것으로 보인다. 상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우크라이나 현지에 곡물 터미널, 도소매 법인, 하역 서비스 업체 등 약 900억 원 규모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들어 곡물 트레이딩 등으로 수익 창출이 본격화했는데 러시아의 침공이 현실화할 경우 실적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김지희 기자 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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