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 호 사용한 일해공원 |
(합천=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 아호를 딴 '일해공원' 명칭 적합성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불발됐다.
합천군은 주제 발표와 패널토론에 참석하기로 했던 시민단체 간에 토론회 방식이 조율되지 않아 무산됐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토론회 참석 예정 시민단체는 일해공원 명칭 변경에 찬성하는 '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군민본부)와 반대하는 '합천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합사모)이었다.
군민본부는 지명 관련 법률 규정, 전두환씨에 대한 역사적 평가, 지명에 따른 합천군 이미지 3개 주제를 두고 2시간씩 3회 이상 토론회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합사모는 명칭 변경 여부만 두고 1회 토론을 하자는 입장을 끝까지 굽히지 않았다.
또 토론회 참석 대상도 군민본부는 전문가 등 외부인 포함, 합사모는 군민만 포함으로 팽팽히 맞섰다.
언론공개 여부도 군민본부는 방송사 주관 공개토론, 합사모는 비공개 토론 뒤 관련 자료 제공으로 평행선을 달렸다.
양측이 방식과 절차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자 군은 개별적으로 지명위원회 위원들에게 설명하는 절충안을 제안했으나 이마저도 의미가 없다고 거부당했다.
이에 따라 오는 16일 개최 예정이던 토론회는 결국 최종적으로 무산되고 말았다.
군 관계자는 "지명위원회가 취소되면서 두 시민단체에 서면으로 의견을 보내 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라며 "토론회는 무산됐으나 2차 지명위는 그대로 진행해 여기서 추후 방침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군은 일해공원 명칭과 관련해 제1차 지명위원회를 했다.
지명위는 지난해 12월 1천500여명의 서명을 받아 일해공원 명칭을 새천년 생명의 숲으로 심의·의결해달라는 시민단체 청원에 따라 마련됐다.
지명위원들은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볼 때 충분한 논의와 군민들의 폭넓은 뜻을 모을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명칭 변경 찬반 단체가 참석한 공개 토론회를 하기로 했다.
2004년 '새천년 생명의 숲'이라는 이름으로 개원한 일해공원은 2007년 전두환 전 대통령 아호 '일해(日海)'를 딴 '일해공원'으로 바뀌어 14년째 찬반 논란에 휩싸여 있다.
home12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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