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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마리화나 올림픽 무산' 리차드슨 "나와 발리예바 뭐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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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샤캐리 리차드슨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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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육상선수 샤캐리 리차드슨. 사진=샤캐리 리차드슨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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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도핑 논란에도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인전 출전이 허락된 ‘피겨 괴물’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끊이지 않고 있다.

마리화나 복용으로 지난해 도쿄 하계올림픽 출전이 불발됐던 ‘미국 육상 신성’ 샤캐리 리처드슨(22)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에 “발리예바와 내 상황이 대체 뭐가 다른가”라며 “입상이 유력했던 나는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었는데 나와 발리예바의 유일한 차이는 내가 젊은 흑인 여성이라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리처드슨은 ”발리예바는 지난해 12월에 금지약물을 복용했는데 이제야 세상이 알게 됐다“며 ”나는 마리화나 복용 후 일주일 안에 양성 판정이 나왔고, 내 명예와 재능이 학살당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아울러 “이게 모두 피부색 때문”이라면서 “어떤 흑인 선수도 발리예바와 같은 상황에서 경기 출전 허가를 받은 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리처드슨은 지난해 6월 20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미국 육상 대표 선발전 여자 100m 결선에서 10초86으로 우승해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하지만 도핑 테스트에서 마리화나 성분이 검출됐고 도쿄올림픽 개막 직전에 선수 자격이 1개월 동안 박탈됐다. 대표 선발전 기록도 취소되면서 도쿄올림픽 출전권도 잃었다.

선발전이 열린 미국 오리건주에서 마리화나 복용은 합법이다. 하지만 미국 도핑방지위원회는 ‘대회 기간 내 혹은 대회 직전 의료용 마리화나를 복용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규정을 들어 리처드슨에게 징계를 내렸다..

당시 리처드슨은 “도쿄올림픽 미국 육상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심리적으로 매우 힘들었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했다”고 밝힌 바 있었다.

리처드슨은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와 떨어져 살았고, 가정 내 불화를 겪으면서 고교 시절부터 우울증을 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리처드슨의 마리화나 복용 문제는 단지 미국 스포츠계를 넘어 사회적인 이슈까지 이어졌다. 심지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까지 나서 이 문제를 언급했을 정도였다.

당시 논란이 커지자 리처드슨은 “내가 어떤 일은 벌인지 잘 알고 있고 책임을 회피할 생각도 없다”며 도쿄올림픽 출전 포기를 선언했다.

이번에 불거진 발리예바의 논란은 리처드슨과 상황이 매우 비슷하다. 하지만 이 문제를 처리한 미국과 러시아 도핑기구의 결정은 180도 달랐다.

발리예바는 지난해 12월 25일 러시아선수권대회 때 제출한 소변 샘플에서 금지 약물 성분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됐다. 하지만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는 이 결과를 이달 8일에서야 뒤늦게 통보한 뒤 잠정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이것마자 불과 하루 만에 철회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이의신청을 냈다. 하지만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안길 수는 없다”면서 이의를 기각했다. 덕분에 발리예바는 15일부터 시작하는 피겨 여자 싱글 종목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반면 리처드슨은 지난해 도핑테스트 후 일주일 만에 양성 판정을 받았고 곧바로 미국반도핑기구(USADA)에 의해 선수 자격이 박탈됐다. 올림픽 출전 기회가 무산됐다. 리처드슨으로선 충분히 억울함을 주장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문제의 핵심을 그는 ‘인종차별’이라고 여기고 있다.

현재 미국 온라인에서는 “리처드슨에게 사과한다”는 글이 급속도로 퍼져가고 있다. 발리예바의 올림픽 출전에 관한 비판 의미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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