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 여자 쇼트트랙 첫 금메달 부담 안고 마지막 훈련 소화
"경쟁자 스휠팅, 날 성장하게 해준 선수"
[올림픽] 응시하는 최민정 |
(베이징=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은 오랜 기간 올림픽 무대에서 최강팀으로 군림했다.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부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7차례 올림픽에서 12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았는데,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대회는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뿐이다.
그러나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의 금맥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다시 끊길지도 모른다.
한국은 여자 500m와 여자 1,000m,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제 남은 종목은 16일에 열리는 여자 1,500m뿐이다.
2018년 평창 대회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디펜딩 챔피언' 최민정(성남시청)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베이징올림픽 마지막 경기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진행한 마지막 공식훈련에서 차분하게 몸 상태를 점검했다.
[올림픽] 황대헌 찍어주는 최민정 |
최민정은 생각이 많은 듯했다. 그는 훈련을 마친 뒤에도 경기장을 쉽게 떠나지 않고 생각에 잠겼다.
어깨가 무거워 보였다.
훈련 뒤 만난 최민정은 "마지막 훈련이었는데, 특별한 감정이 들더라"라며 "내일 경기는 지난 4년간 준비했던 것을 마무리하는 자리인데, 이번 대회를 돌아보며 생각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항상 장거리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며 "책임감을 느낀다. 좋은 결과를 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덧붙였다.
최민정은 여자 1,500m를 앞두고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여자 대표팀은 14일 여자 3,000m 계주 메달 수여식 일정 때문에 공식 훈련에 참여하지 못했는데, 최민정은 쉬지 않았다. 홀로 보강훈련을 하며 여자 1,500m 경기를 준비했다.
그는 "그동안 많은 경기를 치렀기에 체력이 떨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 보강 운동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달리는 최민정 |
여자 1,500m 경기엔 많은 것이 달려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 2개를 목에 건 최민정은 한국 선수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에 도전한다.
만약 메달 획득에 성공하면 전이경(금4·동1), 박승희(금2·동3·이상 쇼트트랙), 이승훈(금3·은2·스피드스케이팅)과 함께 총 5개의 메달로 한국 동계종목 올림픽 최다 메달 공동 1위가 된다.
아울러 금메달을 따면 여자 쇼트트랙은 올림픽 3개 대회(2014년·2018년·2022년) 연속 금메달 획득을 이어가게 된다.
최민정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메달 자체가 소중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라며 "진심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여자 쇼트트랙에선 평창 올림픽 개인 종목 금메달리스트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평창 대회 여자 500m 우승자인 아리안나 폰타나(이탈리아)는 이번 대회 같은 종목에서 우승했고, 평창 여자 1,000m 우승자인 쉬자너 스휠팅(네덜란드)도 같은 종목 금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최민정은 이에 관해 "그렇지 않아도 주변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하더라"라며 "이제는 나만 잘하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여자 1,500m는 변수가 많은 종목인데,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올림픽] 대화하는 황대헌과 최민정 |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물오른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스휠팅이다.
스휠팅은 이번 대회 여자 1,000m와 계주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2관왕에 올랐다.
그는 여자 1,500m에서 대회 3관왕에 도전한다.
최민정은 "국가대표 생활을 8년 정도 했는데, 경쟁 상대는 계속 바뀌었다"며 "그동안 경쟁했던 모든 선수는 내게 자극제가 됐다. 내가 발전하고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스휠팅도 내겐 그런 선수"라며 "함께 경쟁하면서 성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온라인상에선 최민정이 힘든 시기를 겪던 지난달 팬에게 보낸 편지가 화제가 됐다.
한 쇼트트랙 팬은 본인이 힘든 일을 겪고 있다며 최민정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이를 읽은 최민정이 직접 사인과 함께 응원 메시지가 담긴 답장을 한 것이다.
이 편지는 해당 팬이 온라인을 통해 공개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최민정은 관련 질문에 "그분이 힘든 일을 겪고 있는데, 내 경기를 보고 많은 힘을 받았다고 하시더라"라며 "비록 당시 힘든 일을 겪고 있었지만, 그분께 힘이 되어 드리고 싶다는 생각에 답장했다. 화제가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올림픽] 최민정, 만감이 교차하는 미소 |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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