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최고 인기스타 '빙둔둔' 짝퉁과의 전쟁 [베이징올림픽]

[여기는 베이징]
중고거래가격 10배 이상 뛰어
케이크·액세서리 제품 등장에
마스코트 무단 도용 엄단 나서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공식 마스코트인 '빙둔둔(사진)' 인기가 치솟으면서 '저작권 문제'도 함께 부상하고 있다. 품귀 현상까지 벌어질 정도로 중국인의 주목을 끌자, 케이크 등 상품에 빙둔둔을 무단 도용하는 사례도 이미 등장했다. 중국 당국은 엄격 단속한다는 입장이다.

14일 펑파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충칭시 룽창구 시장감독국은 지난 9일 올림픽 상징물의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특별캠페인을 시작하면서 한 베이커리의 빙둔둔 무단 도용 사건을 소개했다.

이 베이커리는 빙둔둔 모형에 올림픽 오륜기가 새겨진 케이크 2개를 단가 248위안에 판매했다. 원가를 제외하면 136위안의 이득을 챙긴 셈이다. 룽창구 시장감독국은 "빙둔둔 케이크 판매는 올림픽 상징물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며 "현재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충칭 배달앱에는 빙둔둔 이름을 내세운 케이크 판매점과 배달업체 6곳이 영업 중이다. 이들은 단속을 파하기 위해 빙둔둔이라는 단어 사이에 구두점을 찍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했다고 펑파이는 전했다. 저장성 닝보시와 광둥성 산터우시 베이커리들도 이와 유사한 형태의 케이크 판매에 나섰다가 단속에 적발됐다.

중국 소셜미디어(SNS)에는 다양한 형태의 금 액세서리인 '진둔둔'도 나왔다. 가격이 600위안(약 11만3000원)인 1g짜리 소형 진둔둔은 주문한 뒤 일주일이 지나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이 3만4000위안(약 640만원)인 50ｇ짜리도 있다.

앞서 올림픽 개막 전인 지난달 17일 베이징의 한 주류업체가 올림픽 로고를 표기한 '올림픽 기념 술'을 판매하다 적발돼 시정명령과 함께 61만위안(약 1억1000만원)의 벌금을 물었다.

이같은 올림픽 특수를 노린 저작권 침해는 사실상 예고됐다. 빙둔둔은 중고거래 가격만 10배 이상으로 책정돼 있으며 아예 털실이나 식자재로 만든 셀프 빙둔둔도 등장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빙둔둔은 베이징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중요 자산이며 해당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 등록상표 독점권, 디자인 특허권 등의 권리는 조직위에 있다"면서 "빙둔둔의 영어·중국어 이름도 독점권을 가진다"고 밝혔다.

상업적 목적으로 오륜기나 빙둔둔 등을 무단 도용할 경우 불법 판매액이 5만위안(약 942만원) 미만이면 25만위안(약 4700만원), 불법 판매액이 5만위안 이상이면 판매액의 5배까지 벌금이 부과된다.

중국 당국은 대형 슈퍼마켓, 학교 주변, 관광 명소를 중심으로 음식과 음료, 문구류, 의복, 신발, 모자 등 상품에 대한 지적재산권 보호 대중 인식을 향상시킨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