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오늘 의원총회 참석 ‘필승’ 결의
안철수, 국민의힘 지지기반 ‘대구·경북’ 방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지난 11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여야 4당 대선 후보 TV토론회에서 인사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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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전격 제안하면서 대선 정국이 막판까지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야권이 3월 8일 대선을 앞두고 단일화 국면에 본격 접어든 가운데 단일화 방식을 놓고 치열한 기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13일 단일화 명분으로 ‘더 좋은 정권교체’를 내세웠다. 구체제 종식과 국민 통합을 위해선 압도적인 승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180석이 넘는 여권을 상대로 100석이 겨우 넘는 지금 야권 의석으로는 박빙으로 대선에서 이긴다 해도 ‘식물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2년간 개혁과 정치 안정을 동시에 이루기 위해선 압도적 대선 승리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선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과 관련해 지지율 반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박빙 승부를 펼치는 가운데 ‘정치 보복’ 공방과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의 과잉의전과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이 이슈화되면서 안 후보는 상대적으로 유권자의 관심에서 밀려난 상황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3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 뒤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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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단일화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책임을 윤 후보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3월 9일 대선에서 민주당 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안 후보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먼저 야권 지지층의 단일화 요구에 부응해 단일화를 제안했다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란 얘기다.
안 후보는 이날 자신이 단일화를 전격 제안한 이유에 대해 “제가 완주한다고 그렇게 계속 얘기를 해도 정말 집요하게 단일화 꼬리만 붙이려고 하니 그렇다면 차라리 선제적으로 제안해서 국민 판단과 평가에 모든 것을 맡기고 제 길을 굳건하게 가는 것이 안철수의 이름으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야권 단일 후보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후보가 역선택 방지 조항이 없는 단일화를 받아들일 경우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이날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여론조사 단일화 방식을 주장했다.
그는 “먼저 차기 정부의 국정 비전과 혁신과제를 국민 앞에 공동으로 발표하고 이행할 것을 약속한 후 여론조사 국민경선을 통해 단일후보를 정하고 누가 후보가 되든 서로의 러닝메이트가 되면 압도적 승리를 거둘 수 있다”며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양당이 합의했던 기존 방식을 존중하면 윤 후보님 말대로 짧은 시간 안에 매듭지을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 후보는 적합도와 경쟁력을 절반씩 반영한 여론조사를 벌였고, 오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가 됐다.
또한 당시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고, 민주당 지지층을 배제하는 역선택 방지 조항은 넣지 않았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사법제도 분야 등에 대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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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윤 후보는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선 “고민해 보겠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안 후보가 제안한 여론조사 방식의 후보 단일화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담판을 통한 단일화를 선호하고 있는 만큼 향후 여론 추이와 윤 후보 결심에 따라 단일화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도 14일 선대본 회의 후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그때하고 상황이 많이 다르다. 선거의 종류도 그렇고 현재 양 후보 상황도 다르다”며 “여론조사로 (단일화)하는 부분에 대해선 우리는 편하지 않다.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자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이날 선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경쟁자에게 사퇴하라느니, 양보하라느니 말을 한다는 것은 단일화를 할 의사가 없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좁혀나갈 의지가 전혀 없다. 마지막 제안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윤 후보와 안 후보가 13일 후보 등록을 마친 만큼 단일화 1차 마지노선은 투표용지 인쇄일인 28일 이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한 2차 마지노선은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3월 4일 이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윤 후보는 이날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해 필승 의지를 다질 예정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당 소속 의원들과 대선 필승을 다짐하고 단결을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윤 후보는 사법제도 분야와 자본시장 투자자 보호를 위한 공약 등을 발표하고, 중소기업중앙회 초청으로 ‘중소기업 정책비전 발표’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반면 안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했다.
그는 경북 포항의 포스코 포항제철소를 찾은 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배치된 경북 성주로 이동해 공군 성주포대를 방문한다. 이어 안 후보는 대구 서문 시장을 방문하고 지역 언론과 기자간담회를 한 뒤 동성로거리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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