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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국민통합정부 전면 앞세운 이재명 “정권 아닌, 정치교체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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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극복·국민통합 선언 회견

“보복과 검찰 통치 세력에 권력 주는 것

정권 교체일 수 있어도 정의는 아니다”

선거제 개혁과 위성정당 금지 등 “정치교체” 강조

5년 전 달리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도 참배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역사의 한 부분” 통합 강조


한겨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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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기득권과 싸워온 변방의 정치인, 기득권에 빚진 것 없는 아웃사이더 이재명이야말로 진정한 정치교체의 적임자”라고 14일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사거리에서 ‘위기극복·국민통합 선언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대선은 통합정치와 정치보복, 민주주의와 폭압정치, 미래와 과거, 화해와 증오, 유능과 무능, 평화와 전쟁, 민생과 정쟁, 성장과 퇴보가 결정되는 역사적 분기점”이라며 “국민의 삶을 개선하고 국가 발전을 앞당기는 유능한 민주국가가 될지, 복수혈전과 정쟁으로 지새우는 무능한 검찰 국가가 될지 결정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후보가 공식선거 운동의 시작을 하루 앞두고 기자회견 장소로 명동을 택한 것은 아이엠에프(IMF) 당시 ‘금모으기 운동’을 했던 상징적 장소인 명동이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위기와 기회를 압축적으로 상징하는 공간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1997년 김대중 대통령 후보와 2002년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마지막 유세 장소였던 이 명동거리에서 이번 선거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대한민국 위기 극복과 새로운 도약을 위한 대장정을 시작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과 제가 주권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성찰하며 더 나은 변화를 바라시는 것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모든 변화가 무조건 선은 아니”라고 말했다.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의 정권교체는 ‘나쁜 변화’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윤 후보를 겨냥해 “정당한 촛불집회를 무법천지라며 표현의 자유를 부인하고, 과감한 정치보복과 검찰에 의한 폭압통치를 꿈꾸는 정치세력이 있다”며 “이들에게 권력을 쥐여주고, 더 나은 미래를 포기하는 것은 정권교체일 수 있어도 정의일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치교체’를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적대적 공생이라 불러 마땅한 거대양당 체제 속에서 민주당이 누려온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겠다”며 “표의 등가성이 보장되는 선거제 개혁으로 제3의 선택을 통한 선의의 정책경쟁이 가능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비례대표를 확대하고, 비례대표제를 왜곡하는 위성정당을 금지하겠다고 못 박았다. 이 후보는 “0선의 이재명이 거대 양당중심의 여의도 정치를 혁파하고, 국민주권주의에 부합하는 진정한 민주정치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치교체와 함께 강조한 건 ‘국민통합’이었다. 이 후보는 4100여자의 기자회견문에서 국민통합은 8, 정치교체는 5번 언급했다. 이 후보는 “선거 과정과 무관하게 정치교체와 국민통합에 동의하는 모든 정치세력과 연대 연합해 국민내각으로 국민통합정부를 구성하겠다”며 “국민통합정부를 현실화하기 위해 ‘국민통합추진 위원회’(가칭)를 시민사회와 정치권에 제안한다”고 말했다.

또 국민통합정부를 위해 필요하다면 ‘이재명 정부’라는 표현도 쓰지 않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를 도입하고, 총리에게 각료 추천권 등 헌법상 권한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겠다”며 “부총리 중심으로 각 부처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해 성과로 국민에게 평가받게 하겠다”고 말했다. 임기 내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후보는 “합의가 어려운 전면개헌이 아닌 합의 가능한 것부터 순차 추진하겠다”며 “이견이 없는 사항, 예를 들어 5·18 민주화운동과 환경위기 대응 책임을 명시하고, 경제적 기본권을 포함한 국민의 기본권 강화하며, 지방자치강화, 감사원 국회이관 등 제왕적 대통령 권한도 분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분향·헌화하고 김대중·김영삼·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이 후보는 지난번 대선 때와 달리 이번에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에도 참배한 데 대해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역사의 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5년 전 (대선) 경선 당시 내 양심상 그 독재자와 한강 철교 다리를 끊고 도주한, 국민을 버린 대통령을 참배하기 어렵다고 말씀드린 바 있지만, 5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저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저의 사회적 역할도 책임감도 많이 바뀌고 커졌다”며 “국민의 대표가 되려면 특정 개인의 선호보다는 국민의 입장에서, 국가의 입장에서 어떤 것이 더 바람직한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지금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충원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에 ‘선열의 뜻을 이어 위기에 강한 통합대통령 유능한 경제대통령이 되겠습니다’라고 적기도 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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