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공 넘겨받은 국민의힘, 향후 전략은
15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출동 기다리는 유세 차량 20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이틀 앞둔 13일 광주 광산구에 있는 한 차량광고업체에 후보들의 선거 유세 차량이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안 ‘적합도+경쟁력 경선’ 제안에 ‘역선택’ 들어 거부감
“국민 뜻 역행”…지지율 하락 안 포기 겨냥 ‘결단’ 요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3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단일화는 긍정 평가, 여론조사 방식은 아쉽다”고 밝힌 것은 단일화 자체에 대한 여지는 남겨두면서도, 단일화 방식에서는 안 후보에게 끌려가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윤 후보가 그간 자신이 주장해온 후보 담판을 통한 단일화를 우선하면서, 단일화 정국에서 주도권을 확실히 쥐겠다는 것이다.
윤 후보가 지지율 차이를 앞세운 ‘고사 작전’을 구사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윤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가) 정권교체를 위한 대의 차원에서 제안을 하신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여론조사 얘기를 저도 들었는데, 고민해보겠습니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에서 “안 후보가 밝힌 야권통합 원칙은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적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긍정 평가한다”면서도 “안 후보가 ‘국민경선’이라 지칭해 제안한 방식은,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적 요구에, 오히려 역행할 위험을 안고 있다”고 밝혔다. 단일화 성사 가능성에 여지를 두면서도,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뜻을 드러낸 것이다.
윤 후보의 입장은 단일화는 좋지만 여론방식은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안 후보는 야권 후보 단일화 방식으로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단일화 경선을 거론했다. 당시 안 후보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줄다리기 끝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후보 경쟁력과 적합도를 묻고 5대5로 반영하되, 역선택 방지 조항은 포함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윤 후보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조건이다. 윤 후보가 여론조사 다자대결에서는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단일화를 전제로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는 안 후보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이 후보 지지자들의 역선택에 대한 우려도 남아있다.
윤 후보는 당분간 단일화 논의에 돌입하지 않고 안 후보의 사퇴를 전방적으로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단일화 반대론자인 이준석 대표는 이날 호남 일정 중 기자들과 만나 “완주를 이야기하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입장 변화가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 많은 국민이 의구심을 갖고 있고, 저희도 진위를 파악해야 뭔가 대응할 수 있는데 좀 당황스러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안 후보의) 결단에 따른 (대선) 포기와 지지선언 이런 것이 아닌 이상 지금 상황에서 시너지가 날 리가 없다”며 “저희 후보와 안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대여섯배씩 차이나는 상황에서 어떤 다른 룰에 의한 단일화를 꿈꾼다는 것 자체가 너무 아전인수 격 아니냐”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안 후보의 자진사퇴는 시간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안 후보가 이날 대선 후보 등록까지 마쳤지만 선거 비용 문제 등을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여론조사상 안 후보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어 손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안 후보가 사퇴하지 않고 여론조사 단일화를 고수할 경우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윤 후보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 대선 승리를 위해 방식에 구애받지 않고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후보 간 담판이 여의치 않다면 방법은 여론조사 밖에 없다”면서 “선대본부에서 여론조사 방식도 긍정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공보단은 이날 “윤 후보는 오늘 오후 안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부인인 김미경 교수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데 대해 위로의 뜻을 전하면서 빠른 쾌유를 기원했다”고 전했다.
국민의당은 공지를 통해 “금일 안 후보는 이 후보와 윤 후보로부터 문자와 전화 연락을 받았다”면서 “연락의 내용은 김 교수의 건강을 걱정하고 위로를 전하는 내용이었으며 그 외의 내용은 일절 없었다”고 했다.
심진용·문광호 기자 sim@kyunghyang.com
▶ [뉴스레터]좋은 식습관을 만드는 맛있는 정보
▶ [뉴스레터]교양 레터 ‘인스피아’로 영감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