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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전세시대 저무나… 규제·대출 이중고에 월세화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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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자금대출 금리 5% 돌파… 월세 수요·가격 동반 상승

세계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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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단지 전경 뉴시스


[박정환 기자]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부담 증가와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풍선 효과로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하고 있다. 최근 대출이자 부담으로 전세 수요가 월세로 일부 옮겨가면서 월세도 올라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3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시중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최고 5%를 넘어서면서 전세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은행별 전세대출 금리는 전북은행이 5.09%로 가장 높았고 부산은행(5.05%), 하나은행(4.95%)과 국민은행(4.92%) 등이 뒤를 이었다.

수요가 줄면서 전셋값은 일단 주춤한 양상을 보인다. 부동산R114 조사결과 2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전세는 0.02% 하락해 2019년 6월 둘째 주 이후 약 2년 9개월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송파(-0.14%), 용산(-0.12%), 강남(-0.10%) 등 고가 지역에서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반면 보합·하락세로 접어든 전세와 달리 월세는 수요와 가격이 동반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서울부동산광장 조사결과 12월 서울에서 계약된 아파트 전·월세 1만6307건 중 월세를 조금이라도 낀 거래는 7015건으로 43%가 넘었다.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이 시행되기 직전인 2020년 5월에는 월세 비중이 28.7%에 그쳤었다. 2020년 상반기까지 20%대였던 이 비율은 그해 7월 30%를 넘어섰고 작년 8월부터는 40%를 웃돌고 있다.

수요가 늘면서 가격도 올랐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2021년 4분기 부동산시장 동향’에 따르면 준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240배),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12~240배를 초과)의 가격 상승 폭은 전분기 대비 0.1%포인트, 0.2%포인트 확대되며 각각 0.8%, 1.2%를 기록했다. KDI는 “급등한 전셋값에 대한 부담,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전세수요가 월세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입자 입장에선 그동안 오를 대로 오른 전셋값을 충당하려면 상당한 금액의 전세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금리 인상으로 대출이자가 크게 늘어 부담이 배가됐다. 전세대출금리가 전·월세전환율보다 높으면 은행에서 복잡한 서류 심사 과정을 거쳐 목돈을 빌릴 필요가 없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서울의 전·월세전환율은 4.7%다. 가진 돈 3억원에 전세대출금 3억원을 합쳐 보증금 6억원인 전셋집에서 거주 중인 경우 대출금리를 5%로 가정할 때 2년간 내야 할 대출이자는 3000만원, 월 125만원이다. 만약 보증금을 3억원으로 깎고 전월세전환율 4.7%를 적용해 일부 월세를 내는 반전세 형태로 전환하면 예상 월 임대료는 117만5000원으로 전세대출보다 부담이 덜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떼이는 등 전세를 둘러싼 ‘사고’까지 빈번해지자 반전세나 월세로의 전환이 더욱 가속화했다. 집주인 입장에서도 정부의 보유세 강화 정책으로 세금 부담이 급증한 만큼 전세보다는 현금 확보에 유리한 월세를 선호도가 높은 상황이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차주별 DSR 규제 본격화로 전세대출이 여의치 않게 되면 임대인의 보증금 증액요구를 월세로 해결하려는 임차인이 증가할 것”이라며 “특히 오는 7월은 주택임대차 갱신계약 만료가 본격화돼 이중가격에 노출되는 임차인의 임대료 상승 체감이 증가할 여지가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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