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경신에도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네이버 본사 건물. (네이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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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매출 6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네이버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이후 이어지는 주가 부진이 올 들어서도 지속되는 모양새다. 지난해 플랫폼 규제 여파로 투자 심리가 크게 악화된 이후 글로벌 금리 인상, 수익성 악화 등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개미들은 주가 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고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올 들어 2월 10일까지 네이버 주식을 1조8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네이버 주가는 지난해 7월 26일 45만2000원을 기록한 뒤 완연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월 10일 기준 주가는 33만1500원으로, 6개월 새 30% 가까이 빠졌다. 올 들어 주가 하락률만 12.4%에 달한다. 지난 1월 28일에는 1년 만에 처음으로 30만원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주가가 맥을 추지 못하는 것과는 달리 실적은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매출액 6조8176억원, 영업이익은 1조3255억원을 올렸다. 네이버 매출이 6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0년 실적과 비교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8.5%, 9.1%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도 분기 기준 역대 최고였다. 네이버의 2021년 4분기 매출 1조92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4% 늘었고, 영업이익은 8.5% 증가한 3512억원을 기록했다.
최대 실적에도 증권가 반응은 냉담하다. 지난 1월 말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기업 분석 보고서를 발간한 증권사 7곳 가운데 6곳이 네이버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 영향으로 국내 대표 성장주인 네이버에도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계열사 경영진의 ‘먹튀 논란’ 등으로 시끄러운 카카오의 영향을 받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네이버는 이렇다 할 악재나 사건·사고가 없었음에도 카카오와 함께 ‘빅테크·플랫폼’ 기업으로 묶이면서 동반 하락세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침체된 증시 분위기를 감안하면 네이버 주가가 단기간에 눈에 띄게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매크로 환경이 불투명한 데다 커머스, 콘텐츠, 핀테크 등 주력 신사업에 여전히 많은 투자가 필요한 만큼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오동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정부 규제와 글로벌 금리 인상 우려가 지속되는 만큼 단기적 주가 약세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으로서 성장성은 여전하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투자 매력은 충분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관순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도 영업이익 증가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주가 하락에 따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된 만큼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류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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