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가시가 돋친 말 주고 받으며 거친 신경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 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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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11일 20대 대통령선거 두 번째 대선후보 4자 TV 토론회에서도 가시돋힌 말을 주고 받으며 거친 신경전을 벌였다.
두 사람은 이날 저녁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초반부터 서로에게 날선 반응 속에서 으르렁댔다.
뉴시스에 따르면 윤 후보는 "불공정 채용에 대해서 분노하셨는데 성남시장 재직시절 선거운동을 했던 선거대책본부장이나 시장직 인수위원회 자녀 등이 일반인들이 가기가 쉽지 않은 성남산업진흥원에 들어갔다. 평소에 공정을 주장하시는 것과 다른 게 아닌가 싶다"고 선공을 가했다.
그는 "대장동 개발에서도 기반시설로 임대주택 부지를 만들어놓았는데 LH에 팔면서 6.7%만 임대주택을 짓고 백현동에도 1200세대 아파트를 짓게 허가해주면서 임대주택 비율을 10분의 1로 줄였는데 대선 공약으로 말씀하신 것과 너무 차이가 난다. 기본주택으로 임대주택 100만채가 진정성이 있는 공약인지 궁금하다"고 공격했다.
이 후보는"우선 첫째로 지적하신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당시에도 감사원에서 수차례 감사를 해서 문제가 없고 공개경쟁시험으로 뽑았다"며 "대장동 문제도 마찬가지로 말씀하신 것은 제 후임시장이 있었을 때 벌어진 일인데 결과적으로 보더라도 거의 동일한 수의 신혼부부용 공공주택이 공급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지적을 하자면 부인께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연루돼 있다는 말이 많은데 얼마 전에 5월 이후에는 거래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주가조작은 피해자가 수천, 수만이 나오는데 이 점을 설명해주시라"며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주가조작 의혹으로 역공을 펼쳤다.
이 후보는 또 "대장동은 박영수 특검의 딸이 돈을 받았다. 곽상도 의원 아들이 돈 받았다. 우리 윤 후보 아버지는 집을 (김만배씨 누나에게) 팔았다. 저는 공익환수를 설계했고 국민의힘은 배임을 설계한 것"이라며 "그쪽이 부정부패를 설계한 것인데 제가 답변해야 되느냐, 윤 후보님이 답변해야 되느냐"고 했다.
이 후보의 이야기를 듣던 윤 후보는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
윤 후보는 "대장동이라고 하는 것은 당시 시장인 이 후보께서 하신 것이고 제가 곽상도 전 의원이든 박영수 변호사든 간에 여기서 나온 돈 8500억원이 도대체 어디로 흘러갔는지 전혀 검찰이 조사도 안 하고 특검도 안 되지 않았냐. 자금이 누구 주머니에 있고 어디에 숨겨져있고 어디에 쓰였는지 진상규명이 반드시 돼야 한다"고 맞받았다.
윤 후보는 "유능한 경제·행정의 달인이라고 늘 말씀을 하시니까"라며 이 후보에게 '백현동 50m 옹벽 아파트' 문제와 관련한 용도변경 허가 문제를 끄집어냈다.
이에 이 후보가 "후보님"이라고 질문 중간에 끼어들자 "제가 질문을 하고 있다"고 윤 후보가 제지하자 이 후보는 "너무 허위사실이 많다"고 불쾌감을 표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다 확인을 한 것이다. 그래서 답을 하시면 된다"며 "특정 업자에게는 수천억의 천문학적 이익을 주고 수천명의 주민들에게는 이 위험한 곳에서 살게 하면서 이게 공정하고 정상적인 행정이고 본인이 경제·행정의 달인이라고 말씀하실 수 있냐"고 물었다.
이후 이 후보가 답하는 과정에 윤 후보가 당초 토론회 규칙대로 주기로 한 답변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자 이 후보는 "후보님, 법률가신데 약속은 지키고 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항의했고 윤 후보는 "말씀을 하시면 늘 사실하고 다른 말씀을 하시니까"라고 했다.
윤 후보가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거론한 대목에서는 이 후보가 "이것은 경찰에서 3년6개월 동안 국민의힘이 고발해 갖고 몇 차례 수사한 것이다. 그래서 그 자금추적을 다 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이 후보가 "자금 추적을 누가 했냐"고 반문하자 이 후보는 "자금 추적을 경찰이 다 했다고요. 아닌 사실을 갖고 검사가 왜 그러시냐"고 하기도 했다.
이 후보의 성남시절 재직 시절 의혹들을 놓고 주로 윤 후보가 공격을, 이 후보가 방어를 하며 감정 섞인 공방을 이어가던 두 사람은 윤 후보가 과거 검찰총장 시절 신천지 압수수색을 하지 않은 점을 놓고서는 입장이 뒤바뀌기도 했다.
이 후보는 "만약에 코로나 방역을 방해하는 세력이 있다면 거기에 대해서 엄정하게 제재하는 게 맞을 것이다. 당연히 검사시니까 그럴 것"이라며 "그런데 신천지가 코로나 방역을 방해했을 때 법무장관이 압수수색을 지시했는데 거부했다. (신천지) 교주가 '윤 후보 덕분에 살았으니까 빚 갚아야 된다고 입당해서 경선 도와주라'는 양심선언 나왔지 않냐. 진짜로 압수수색 안 한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오늘 보니까 방어하기 위해서 준비를 많이 하신 것 같은데 근거없는 이런 네거티브 갖고 말씀을 막 하신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윤 후보는 외교안보 관련 이슈에서 다시 이 후보에게 반격을 가했다.
그는 "지난번에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질문에 대해서 답을 하시기 보다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반문을 하거나 도망하시는데 그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라며 "답변을 못하면 못하는 대로 질문에 대해서 솔직한 입장을 얘기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압박하면서 종전선언 이슈를 꺼냈다.
이어 "지금 정전상태로 관리가 되고 있다는 것은 유엔군사령부와 그 배후 기지를 유지함으로써 불의의 사태가 벌어졌을 때 자동개입을 할 수 있어서 이것 자체가 바로 전쟁 억지력을 갖는 것인데 이를 종전이라고 우긴다면 이것은 전쟁 억지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저는 윤 후보님의 이런 발언들을 보면 전쟁을 피하고 평화를 만드려는 노력보다는 어떻게든지 대립을 격화시키려는 의지가 읽어지는 것 같아서 참으로 안타깝다"고 반격에 나섰다.
그러면서 "상대가 현실적으로 있는데 거기다가 선제타격하겠다는 소리를 해서 군사적 긴장으로 도발을 하면 안 되는 것이다. 국가 지도자는 최소한 그래야 되는 것"이라며 윤 후보의 대북 선제타격론을 비판했다.
윤 후보는 "그러니까 통일 문제에 대해서도 통일 필요없다, 그러니까 그냥 이 상태를 고착화시키자는 것인데 이게 사실상 잘 지내면 통일 아니냐는 얘기다. 또 북한의 핵을 그냥 인정해 주고 굳이 비핵화 갈 것 뭐 있냐는 것 아니냐"며 "이게 결국은 친중·친북·반미라는 이념적 지향에서 단단히 서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후보는 "명색이 법률가신데 허위주장을 너무 많이 하신다. 이렇게 어떻게 거짓말로 상대방에게 질문하실 수 있냐"며 "어떻게 얘기하는게 다 거짓말이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토론회 규칙상 한명의 후보에게만 질문을 집중할 수 없어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로 질문을 돌린 윤 후보는 이 후보의' 중국 어선 불법 영해 침범시 격침' 발언을 거론하면서 "말이 왔다갔다한다. 국민이 죽고 사는 이런 안보 문제를 갖고 이렇게 말이 휙휙 바뀌어서 되겠냐"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지난 1차 토론회 때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발언을 두고 벌어진 진실공방도 재연됐다.
이 후보는 "사드 관련해서도 (추가 배치가) 필요가 없다고 브룩스 전 사령관이 이야기했는데 (윤 후보 주장이) 잘못된 얘기인 것은 인정하시겠냐"고 하자 윤 후보는 "이 후보님 말씀이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엉터리 얘기다. 그 분이 어떻게 그런 얘기를 했냐. 브룩스 전 사령관은 성주 사드에다가 우리나라 저고도 방어시스템을 결합해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야기이지 추가 배치에 대해서 언급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응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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