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3국 정상, 독일에 "EU·나토 주도해달라" 주문
숄츠, 대러제재안 '노르트스트림-2 폐쇄' 또 언급 자제
발트3국 정상과 회담 전 성명 발표하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더 군사적으로 침공한다면 러시아에 매우 심각한 정치, 경제, 전략적 대가가 있을 것"이라고 10일(현지시간)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숄츠 총리는 이날 발트국 정상들을 만난 자리에서 "바로 지금 유럽에서 전쟁을 막는 노력이 위기에 처해 있다.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발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 병력과 군사 장비를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근처 벨라루스와 흑해에서 군사훈련을 벌여 유럽 전역에 긴장이 심해진 상황에서 나왔다.
숄츠 총리는 "동시에 우리는 유럽 안보 문제에 대한 협의를 위해 러시아와 진지하게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외교적 해법을 강조했다.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 크리스야니스 카린스 라트비아 총리 등 발트 3국 정상은 동유럽 안보를 위해 독일이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인 이들 국가는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위협을 비롯한 러시아의 세력 확장에 심각한 불안을 토로하고 있다.
나우세다 대통령은 숄츠 총리와 회담 후 영상 성명을 통해 경제적, 재정적, 정신적 지원 등 실질적으로 우크라이나를 도울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발트국 정상들과 독일 총리 |
그는 "숄츠 총리가 사안을 잘 알아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일어나고 있는 위협을 진지하게 여기며 그런 상황이 발트 지역의 안보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의심할 여지 없이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칼라스 총리는 "우크라이나 지원이 초점"이라며 "우크라이나를 희생시키고 총구로 위협을 받는 상태에서 긴장 완화가 찾아올 수는 없다"고 말했다.
독일은 유럽연합(EU)을 주도하는 나토 동맹국이지만 러시아에 경제적 의존도가 높아 이번 사태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카린스 총리는 "이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아가는 데 독일이 EU와 나토를 끌고 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숄츠 총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독일과 러시아를 직접 연결하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를 폐쇄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미국은 완공됐으나 개통되지 않은 이 가스관을 러시아에 대한 유럽의 에너지 의존도를 높이는 안보위협이자 러시아의 경제성장 동력으로 보고 최근 폐쇄를 주요 대러제재안으로 제시했다.
숄츠 총리는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가가 따를 것이라면서도 노르트스트림-2를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이날 발언에 앞서 그는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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