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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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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흔드는 710만 20대…靑으로 가는 길, 'C·P·R'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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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박소연 기자, 이원광 기자, 안채원 기자, 김도균 기자, 정세진 기자, 하수민 기자] [편집자주] 제20대 대통령선거가 27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0대 표심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1990~2000년대생으로 이뤄진 20대 유권자층은 기존 이념, 세대 구분과 동떨어진 특성을 보인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20대 표심의 향방을 좌우할 변수로 'C(Community)·P(Profit)·R(Respect)'를 꼽았다.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를 쥔 20대 표심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the300][20대 표심 'C·P·R']이념이 밥 먹여 주나…대선 흔드는 20대, 표심 키워드 3가지(종합)]

①이대남녀의 특성 '커뮤니티·실리·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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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변수로 꼽히는 710만여명의 20대 유권자가 27일 앞으로 다가온 20대 대선 투표장에서 차기 지도자를 선택한다. 코로나19(COVID-19) 시대의 비대면 '커뮤니티'를 주 무대로 정치 이슈를 생산·소비하면서 청년층과 동 떨어진 기성 정치권을 흔들고 있다.

이념과 진영에 얽매이지 않는다. '실리'가 중요하다. "역사의식이 부족하다"는 식으로 86세대들은 타박하지만 이들은 '존중'을 원한다. 청년층 구애에 나선 대선후보들은 20대의 'C(Community·커뮤니티), P(Profit·실리), R(Respect·존중)'을 읽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C(Community·커뮤니티)…20대는 온라인서 '놀고 있다'

20대는 이번 대선 국면에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놀고 있다'.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과 '짤'(짧은 영상 및 사진)은 놀이 수단이다. 한 때 20대였던 기성 세대도 이미 오래 전부터 각종 커뮤니티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유튜브에서 정치 콘텐츠를 소비했다. 하지만 콘텐츠의 형태와 내용, 방식이 변화했다.

길면 외면한다. 놀이 대상이 될 수 없어서다. 짧게 만들고 단시간에 소비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탈모 밈'이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59초 쇼츠' 영상은 20대 눈높이를 맞추려는 시도다. 짧으니 파급력은 배가 된다. 정치를 놀면서 배우는 20대는 정치를 희화화한다거나 설명과 논리가 부족하다는 일각의 우려를 신경 쓰지 않는다. 정치를 접하는 방식 자체가 애초 다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20대들을 커뮤니티에서 더욱 놀게 했다. 과거 대규모 유세 현장에서 소외됐던 20대는 비대면이 일상이 된 이번 대선 정국에서는 마음껏 목소리를 높인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최근 SNS 특성은 과거와 달리 쌍방통행적인데 (각 캠프가) 익숙하지 않다"며 "새로운 수단은 많이 도입했는데 방식은 옛날에 보도자료 뿌리는 것과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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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 후보 토론'에 앞서 후보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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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rofit·실리)…이념·진영은 없다

'실리'는 20대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다. 다원적, 다층적 이슈에 익숙한 20대이지만 실리 앞에서는 고개를 끄덕인다. 이념과 진영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20대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에 혐오 정서를 드러내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너희는 원래 나쁘고 우리는 정의를 추구해왔으니 비슷한 행동을 해도 차원이 다르다'는 인식은 통용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 누가 이익을 보고 그 이익을 얻는 과정이 공정한가를 따질 뿐이다.

고도 성장기를 경험한 기성세대와 달리 20대는 '땀 흘려 일해야 한다'는 식의 근로소득 예찬론에는 분노를 넘어 허탈감을 드러낸다. 주식, 가상자산 뿐 아니라 부동산 역시 자산 형성을 위한 투자 소득으로 인식한다. 전 세대를 통틀어 재테크에 가장 민감한 세대다. 안정적 일자리를 통한 점증적 자산 축적이라는 사다리가 무너진 시대의 방증이다. 대규모 부동산 공급 정책이나 청년들의 내집 마련 정책에 20대가 호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금 공약'에 호응도 역시 다른 세대에 비해 높다. 국가가 빚을 내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 미래 세대에 죄 짓는 것이라는 기성세대의 인식도 있지만 20대는 달랐다. 더300[the300]이 한국갤럽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7~8일 1007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대선 후보들의 청년층 대상 현금지원 정책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43.9%가 동의했지만 20대에서는 53%가 동의 의사를 밝혔다.

정치평론가인 차재원 부산카톨릭대 교수는 "20대는 먹고 사는 문제에 상대적 박탈감이 큰 계층이다. 혹자는 부모보다 못 사는 첫 세대라고 한다"며 "기성 세대가 이념적인 문제로 치우쳤던 것과 달리 실용적 관점으로 사물을 보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R(Respect·존중)…공감 없으면 외면

마지막 핵심 키워드는 '존중'이다. 태어나보니 저성장 시대였던 20대는 국가적 과제 해결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이해관계가 얽힌다는 사실을 몸으로 느껴왔다. 효율성을 우선하던 상명하복의 권위주의 시대는 아예 겪지 않았다. 결과 못지 않게 과정에서 존중 받는 삶의 방식을 추구한다.

지지율에도 즉각 반영된다. 젊은 야당 대표가 기성 정치인들과 갈등에서 밀려났을 때 20대 지지율이 출렁였고 좀처럼 다른 목소리를 허용하지 않았던 일명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중심의 여당에 20대는 다가가지 않는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 겸 정치평론가는 "이제는 보수냐 진보냐, 개혁 정권이냐 보수 정권이냐를 보고 투표하기보다 실질적으로 나에게 이득을 주는 사람 그리고 나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사람이 누구인가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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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둔 10일 전라남도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독려를 위해 신안군 관광명소인 암태기동삼거리 벽화 앞에 설치한 시설물 앞에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는 3월 4∼5일에, 선거일 투표는 같은 달 9일에 실시된다. /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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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잡아야 대통령 된다…10명 중 9명 "투표하겠다"

[20대 표심 'C·P·R']②20대의 '투표 의지', 투표율 계속 올랐다

20대 유권자들이 3월 9일을 벼르고 있다. '내 손으로 다음 대통령을 정하겠다'며 투표 의지를 강하게 표출한다. 20대 표심의 적극성은 10명 중 9명이 투표하겠다는 여론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물론 20대의 높은 투표율이 어떤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비중이 60%를 웃돈다. '스윙보터'(어떤 후보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로 불리는 20대 표심이 차기 정권의 주인공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투표 의지 다지는 20대… '변심' 가능성 多, 61% "지지 바꿀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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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의향 조사는 전 연령대 대상. 20대 유권자는 172명 조사. 오차범위는 전 연령대 조사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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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7~8일 전국 성인 1007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 18~29세 응답자(172명)의 91.1%(반드시 할 것 61.%, 아마 할 것 30%)가 대선 투표를 하겠다고 답했다. 전체 평균은 94.7%(반드시 83.2%, 아마 11.5%)였다.

20대의 투표 의사 비중은 올해 들어 90%대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평균과 격차가 지난해보다 좁혀지는 추세다. 직전 조사(1월 19일)에서는 20대의 투표 의사 비중(96.3%)이 전체 평균(95.5%)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지지 후보를 택하지 않은 20대 유보층(모름·응답거절, 없다)은 줄고 있다. 여야 후보들이 확정된 11월 초 이후 20대 유보층은 11월 10일 22.9%, 11월 24일 31.9%, 12월 8일 30.1%, 12월 22일 36.8%, 1월 5일 27.4%, 1월 19일 15.6%, 2월 9일 15.3%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40% 가까이 늘었다가 선거를 20여일 앞두고 15%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만 20대의 변심 가능성은 여전히 가장 높다.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비중은 이번 조사에서 61.3%로 집계됐다. 전체 평균(27.2%)보다 34.1%p 높다. 20대의 '계속 지지' 응답은 36.7%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20대 지지율에서 열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물론 앞서가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조차 안정적인 지지층을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돌발 변수에 따른 20대 지지율 변동폭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

올 초 선대위 내홍에 휩싸인 윤 후보의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다가 '이대남'(20대 남성)을 겨냥한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등으로 급반등한 게 대표 사례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월 5일 조사에서 처음으로 두자릿 수 지지율을 기록할 때도 20대 지지율 상승이 원동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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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비중 줄었지만 투표율 높아졌다… '첫 투표' 18세 변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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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네 차례 대선에서 전체 유권자 중 20대(만 19세 포함) 비중은 점차 줄어들었다. 16대 23.2%, 17대 21.1%, 18대 18.1%, 19대 17.5%였다. 비중 감소에도 20대 유권자들의 존재감이 커진 이유는 투표율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16~19대 대선의 20대 투표율은 56.5%→46.6%→68.5%→76.1%, 17대부터 투표권이 주어진 19세의 경우 54.2%→74%→77.7%로 높아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여파로 치러진 지난 대선에선 3040세대보다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대선에선 2019년 선거연령 하향 이후 만 18세가 처음으로 표를 던진다. 2020년 4월 치러진 21대 총선의 18세 유권자는 53만여명에 달했다. 이들의 투표율은 67.4%로 20대(58.7%)는 물론 전체 투표율(66.2%)보다 높았다. 이 후보와 윤 후보가 막판까지 초박빙 경쟁을 펼칠 경우 18세 표심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역대 대선 중 1·2위 격차가 가장 적었던 사례는 15대 대선이다. 당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27만여표차로 제쳤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이대남들이 집단적인 정치 의식을 보여주고 있어서 투표에 적극적일 수 있다"며 "다른 세대보다 투표율이 높다는 게 아니라 과거 20대보다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려는 의지가 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5년 전, 10년 전 20대보다 투표 참여 욕구가 강하다"며 "그 점 때문에 지금 20대가 캐스팅보트를 쥐었단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5702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1007명이 응답했다. 응답률은 17.7%다. 조사원과 직접 대화하는 유·무선 전화 인터뷰로 실시했으며 무선 90.1%, 유선 9.9%다. 표본은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와 유선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했다. 2022년 1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기준에 따른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셀가중) 방식으로 가중값을 산출, 적용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재명도, 윤석열도 "LTV 확대, 디지털"…핵심은 '기회의 공정'

[20대 표심 'C·P·R']③'빚 내서 집 사던' 기성세대…20대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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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조사 대상자는 172명. ±3.1%p 표준편차는 1007명 전체 조사에 대한 표준편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부동산·일자리 정책을 앞세워 20대 표심에 다가간다. 경쟁적으로 LTV(주택담보대출비율) 확대를 공언하는가하면 100만~200만명 디지털 인재 양성을 골자로 하는 디지털 분야 정책을 발표한다.

열패감으로 요약되는 20대 정서에 주목한다. 과거와 비교해 내 집 마련과 취업 기회가 사라졌다는 문제 의식을 기반으로 한다. 일명 '기회의 공정'과 실리(Profit)를 추구하는 20대 유권자를 붙잡으려는 시도다.


'LTV' 경쟁…이재명은 90%, 윤석열은 80%

이재명·윤석열 후보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의 핵심은 '쉬운 내 집 마련'이다. 대규모 공급 정책과 대출 규제 완화 등으로 내 집 마련의 기회를 확대한다는 설명이다. 이 후보는 총 311만호 공급에 LTV를 최대 90%까지 인정하겠다고 밝혔고 윤 후보는 250만호 이상, LTV 80%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후보는 또 공급물량 중 30%를 청년층에 우선 배정한다고 발표했다. 무주택자 추첨제·가점제 당첨 가능성까지 포함하면 실제 물량의 50%가 청년 세대 몫이 될 것으로 본다. 윤 후보는 20~30대를 위주로 30만호의 청년 원가 주택을 약속했다. 무주택 청년 가구가 낮은 원가로 분양 받고 특정 기간 거주 후 국가에 매각해 차익의 70%까지 가져가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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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23일 오전 경기 의왕시 포일 어울림센터에서 부동산 공약을 발표한 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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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내서 집 사던' 기성세대…20대 "우리는?"

'기회의 공정'를 외치는 20대에 호응한 결과다. '빚 내서 집 사던' 기성 세대에 이어 주택 자가 보유 대열에 합류하려던 20대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아파트 가격으로 사실상 내 집 마련의 꿈을 접었다고 불만을 터트려왔다.

더300[the300]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이달 7~8일 진행한 여론조사(전국 만 18세 이상 1007명(18~29세 172명), 표본오차 95%·신뢰수준 ±3.1%p, 유·무선 전화 인터뷰 조사, 자세한 사항은 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에서 '차기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최우선 경제정책 과제'로 18~29세 응답자 중 가장 많은 40.3%가 '집값 안정'을 꼽았다.

옳고 그름을 떠나 주택을 거주 공간 뿐 아니라 자산 증식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현실도 대선 후보들이 외면할 수 없는 고려 대상이다. 자신들은 부동산으로 상당한 부를 축적하고도 정책 수단을 앞세워 청년층의 자산 증식의 기회를 가로막는 것은 20대에게 불공정 세력으로 인식될 우려가 있다.

20대의 반정부 정서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통계청의 '아파트규모별 매매 실거래 평균가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의 중소형(60㎡ 초과~85㎡ 이하) 아파트 실거래가는 제곱미터(㎡)당 1437만6000원으로 조사됐다. 85㎡ 아파트 기준 12억2196만원에 달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시기인 2017년 5월(756만원/㎡)보다 2배 가까이 오른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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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달 28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차기 대통령의 디지털혁신 방향은?' 벤처·ICT 혁신 전략 토론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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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정책…메시지는 '20대 일자리'

디지털 정책 역시 20대를 겨냥한 메시지가 담긴다. 핵심은 일자리다. 이 후보는 135조원 규모의 디지털 전환 투자 등으로 일자리 200만개 이상을 창출하는 '디지털 대전환' 정책을 밝혔다. 윤 후보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축과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 등을 제시했다.

주택 공급이 늘고 대출 규제가 확대되더라도 안정적 소득 없이 내집 마련은 불가능한데 상당수 20대가 취업의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고 좌절하는 현실이다. 대규모 주택 공급책과 함께 일자리 정책은 20대에게 필수다.

태어나보니 스마트폰이 있었다는 20대는 내심 디지털 분야에서 강점이 있다는 자신감을 가진다. 20대에게 디지털 전환 정책은 그 자체로 취업 기회가 열리는 일자리 정책으로 읽힌다. 같은 조사에서 20대 중 세번째로 많은 18.3%가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경제정책 과제로 '일자리 창출'을 꼽았다.


20대 "명확한 공약" 요구…"일자리, 양만큼 질 중요"

문제는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이다. 김성철씨(가명·28·남)는 "유권자로서 뭔가 명확한 공약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다들 디지털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데 구체적으로 그런 회사들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 인력들을 어떻게 학교로부터 끌어올 것인지 구체적인 안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디지털 분야 취업준비생인 김수지씨(가명·29·여)는 "사실 정치권이 일자리 확대에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 분야의 경우 문과생 등 비전공자들이 몰려서 처우도 안 좋고 힘들다. 사람을 '갈아서'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할 정도"라며 "(디지털 분야) 일자리 확대도 중요한데 질적 개선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대선후보들 청년에 현금 뿌린다…20대 "알바 안해 좋긴 한데…"

[20대 표심 'C·P·R']④'현금'으로 20대 표심 잡으려는 여야 주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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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권 지폐 다발.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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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선후보들이 20대 표심을 잡기 위해 꺼내든 카드는 '현금'이다. 매년 막대한 예산 투입이 필요한 현금 지원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놨다. 청년과 기성세대의 자산격차를 좁힐 수 있는 맞춤형 처방이라는 평가와 함께 득표에 매몰된 포퓰리즘 공약이라는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공약 수혜층인 20대 유권자들은 절반 이상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전적 이익(Profit)을 앞세운 대선후보들의 구애에 일단 호응하는 분위기다.


매년 수십조 드는 '현금 공약' 봇물…"청년에게 지갑 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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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대선후보들의 청년 공약을 분석한 결과 직접적으로 현금을 지원하는 내용이 공통적으로 담겼다. 연간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써야 하는 공약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청년에게 연간 200만원을 기본소득으로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전 국민 기본소득 연 100만원에 청년 몫으로 100만원을 더 주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청년기본소득을 도입해 역량 개발 기회를 갖게 하겠다"며 "청년에게 자기실현도 하고 아르바이트 시간이라도 줄이고 책이라도 사 보는 등 비용을 국가가 지급하는 게 낭비인가"라고 밝혔다.

청년 기본소득 지급 대상은 만 19~29세로 약 700만명이다. 연간 소요 예산은 14조원에 달한다. 올해 국가장학금 예산(4조1326억원)의 3배에 육박한다.

수천만원에 달하는 일시금을 주겠다는 공약도 나왔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청년기초자산' 구상으로 만 20세가 된 모든 청년에게 3000만원을 주는 방식이다. 형평성을 고려해 청년기초자산에서 제외된 21~29세 청년들에게도 매년 300만원씩 20대가 끝날 때까지 지급한다.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20세는 55만여명, 21~29세는 608만여명이다. 20세 16조5000억원, 21~29세 18조2400억원 등 시행 첫 해에만 34조7400억원이 필요하다. 심 후보는 상속·증여세 13조원, 종합부동산세 6조7000억원과 연간 2조원이 넘는 청년 자산형성 지원 예산을 통합해 재원을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저소득층 청년에게 월 50만원씩 최장 8개월, 최대 400만원을 지급하는 '청년도약보장금' 공약을 내놨다. 소득이 있는 청년에게 10년 만기로 연간 250만원 한도로 저축액의 15~25%를 국가가 보조하는 '청년도약계좌' 도입도 약속했다. 국민의힘은 해당 공약을 수정하고 있다며 예산 추산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군 전역 청년들에게 사회진출지원금으로 10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2020년 전역자 22만9000여명을 기준으로 2조2900억원을 써야 한다.


현금공약 '동의', 20·50대에서 50%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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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을 향한 대선후보들의 현금 구애를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시각은 세대별로 엇갈렸다. 본지는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7~8일 실시한 조사에서 대선후보들의 청년 대상 현금 지원 정책에 대한 동의 정도를 물었다. 응답자 1007명 중 '동의'는 43.9%(매우 동의한다 14.3%, 어느 정도 동의한다 29.5%), '비동의'는 52.2%(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27.6%,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24.5%), '모름·응답거절'은 4%로 나타났다.

세대별 동의 비중은 △20대 53%(매우 10.1%, 어느 정도 42.9%) △30대 43%(매우 11.7%, 어느 정도 31.2%) △40대 45.7%(매우 14.6%, 어느 정도 31.1%) △50대 50.2%(매우 22.4%, 어느 정도 27.8%) △60세 이상 33.6%(매우 12.6%, 어느 정도 21%)로 집계됐다. 공약 수혜층인 20대에서 동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20대의 부모 세대인 50대도 과반이 동의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50대에선 '매우 동의'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60세 이상의 경우 비동의(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25.6%,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33.3%) 비중이 58.9%에 달했다. 청년 대상 현금 지원 정책에 대한 고령층의 반감을 확인할 수 있다.

본지가 진행한 20대 유권자 심층 인터뷰에서는 찬반 의견이 엇갈렸다. 김수지씨(가명·29·여)는 "(현금 지원 공약이) 좋기도 하고 장기적으로 효과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일단 제일 필요한 게 취업인데 그런 부분을 신경 써주는 건 좋다"며 "아무래도 학원비, 생활비 등 취업 준비에 돈이 많이 든다. 청년수당이 나오면 공부시간을 빼면서 알바를 안 해도 되니까 좋긴 하다"고 말했다.

현금 지원 공약에 반대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송지연씨(가명·24·여)는 "청년 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노력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은 채 무작정 돈을 준다는 공약이 와닿지 않는다"며 "공정 실현의 일환으로 돈을 주려고 하는 건데 실제로 얼마나 기여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5702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1007명이 응답했다. 응답률은 17.7%다. 조사원과 직접 대화하는 유·무선 전화 인터뷰로 실시했으며 무선 90.1%, 유선 9.9%다. 표본은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와 유선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했다. 2022년 1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기준에 따른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셀가중) 방식으로 가중값을 산출, 적용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대선판에 '이대녀'는 없다? 이례적 '이대남' 위주 캠페인, 왜…

[20대 표심 'C·P·R']⑤

20대 대선에서 20대가 '스윙보터'(지지후보를 정하지 않은 유권자)로 주목받는 가운데 '20대 여성'의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않고 있다. 전통적인 더불어민주당 지지 세력으로 문재인 대통령 당선의 주역이었던 20대 여성들은 이번 대선에서 어느 쪽에도 확실히 마음을 주지 못하는 정치권에 대한 '환멸의 시기'를 겪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력 후보들에게 불신이 큰 데다 '이대남'과 젠더갈등도 크게 부각되는 상황에서 '이대녀'들이 영향력 있는 유권자 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하면서다.


文정부서 이대남 '보수'로…이대녀와 뚜렷이 갈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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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는 남성과 여성의 정치성향이 가장 뚜렷이 갈리는 세대로 나타났다. 10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진행한 정례 여론조사 5~11차(지난해 11월8~9일부터 2주 간격으로 2월7~8일까지 총 7차)를 통합한 결과, 20대 남성 중 스스로를 보수성향이라 답한 응답자는 37.7%(매우 보수적 5.7%, 보수적 32.0%)인 반면, 20대 여성 중 보수성향이라 답한 응답자는 17.6%(매우 보수적 1.9%, 보수적 15.7%)로 나타났다. 20%포인트(p)가량의 격차다.

20대 남성 중 진보성향은 20.8%(매우 진보적 4.2%, 진보적 16.6%), 20대 여성 중 진보성향은 36.3%(매우 진보적 4.8%, 진보적 31.5%)로 상반된 양상을 보였다. 중도 성향은 20대 남성 33.6%, 20대 여성 36.4%로 비교적 비슷하게 나타났다.

다른 세대에서도 성별간 정치성향 차이는 목격되지만 20대만큼 극명한 차이를 보이진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차이를 낳은 핵심 원인으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꼽는다. '공정'을 핵심 가치로 제시한 현 정부가 조국 사태 등으로 '내로남불'을 드러내고 집값 폭등, 일자리 상황 악화 등을 초래하면서 청년층이 크게 실망해 급속히 우경화됐다는 것이다.


'페미니스트' 표방한 文대통령…男도 女도 돌아섰다

특히 남성들의 변심이 빨랐다. 여기에는 최초의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표방한 문 대통령과 여성가족부에 대한 비판의식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본지가 진행한 20대 유권자 심층 인터뷰에서는 이 점이 뚜렷이 드러난다. 정지훈씨(가명·22·남)는 "문재인 정부에서 페미니즘 정책이 늘었기 때문에 '이대녀'의 발언권이 커졌다고 생각한다"며 "이대남들의 목소리는 지난 2~3년간 커뮤니티에 갇혀 있다가 이제 막 정책에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 때부터 충격이 있었고 조국 사태도 청년세대에게 굉장한 피해의식으로 자리잡았다. 또 (이대남 등은) 문재인 대통령의 친여성 정책에 박탈감을 느끼다가 지난해 재보궐 선거 때 폭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미묘한 세대갈등이 있었는데 이준석 대표가 그 모든 게 문재인 정부 때문이란 식으로 (대중에게) 풀어냈다"며 "일자리와 모든 문제가 문재인 정부에서 비롯됐다는 의식 때문에 20대가 여권이나 이재명으로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20대 여성들은 문재인 정부의 수혜자라고 인식할까. 스스로 '진보 성향'이라 꼽은 20대 여성들이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지지할까. 그럴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인다. 안희정·박원순·오거돈의 권력형 성범죄와 여기에 대한 정부 여당의 미진한 대응으로 20대 여성 상당수가 민주당에서 돌아섰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전 세대 중 20대로부터 가장 낮은 지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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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5월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중앙홀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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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李에 거리두는 20대 여성…분화되는 표심

그렇다고 20대 여성은 남성만큼 국민의힘에 쏠리지는 않았다. 결과적으로 20대의 표심은 윤 후보, 이 후보뿐 아니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 고르게 분포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는 다른 세대와 차별화된 특징으로 주로 20대 여성으로부터 기인한 현상으로 분석된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7~8일 전국 성인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도를 물은 결과, 18~29세는 윤 후보 31.3%, 이 후보 22.1%, 안 후보 16.7%, 심 후보 12.4% 순으로 나타났다. 심 후보의 전체 지지율이 3.9%임을 감안할 때 20대의 지지율 분산 현상을 가늠할 수 있다.

현재 20대 여성의 표심은 정치세력화되지 않은 채 머물러 있는 경향이 높다. 본지가 진행한 인터뷰에서 20대 여성들은 현 정부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면서도 야당의 유력 후보에게 불신을 보였다. '진보'뿐 아니라 '중도보수'라 밝힌 이들 상당수가 심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20대 여성들이 느끼는 윤 후보와 이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김수지씨(가명·29·여)는 "지난 대선에서는 고민 없이 투표했는데 이번에는 두 후보가 모두 비호감이라 누구를 뽑을지 모르겠다"며 "호감도는 심 후보가 높은데 내 표가 사표가 되진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크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여성 연구자는 "현재의 유력 후보는 조카 살인을 변호한 이재명과 '쩍벌남' 윤석열 아닌가"라며 "조카 살인을 데이트폭력이라 말한 후보와, 눈치 보지 않고 남성의 권력을 가감없이 뿜어내는 후보 사이에서 젊은 여성들은 냉소를 띨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눈에 띄는 이대남 vs 비가시화된 이대녀…변수 될까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이 집단적인 정치의사를 표명하는 '이대남' 맞춤형 공약을 내놓는 것은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대남이 대선의 주요 공략 대상이 된 건 스윙보터이기 때문이다. 입맛이 까다롭고 언제든 지지를 바꿀 수 있고 따지기 좋아하는 수요자"라며 "두드려도 움직이지 않는 대상보다는 공을 들이면 바뀔 대상에 전력을 집중하자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대녀들은 덜 변덕스럽고 지조가 굳은데 이대남들은 언제든 뒤도 안 돌아보고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치권에서는 이대남을 건드릴 만한 얘기를 하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있다"며 "여성들의 목소리를 정치세력화하고 조직할 정치리더십이 약하다. 민주당조차 이대남의 눈치를 보는 상황에서 여성들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대남들이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세력화된 데 반해 여성들의 커뮤니티는 정치화되지 못한 것도 한 요인이다. 장민지 경남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여성들은 트위터와 각종 커뮤니티에서 끊임없이 정치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비가시화된다"며 "과거 외부에서 조리돌림 당한 경험으로 인해 커뮤니티가 비공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엄연히 존재하는 20대 여성들의 표심이 대선에서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준한 교수는 "이대남이 결속된 반작용으로 이대녀도 결집되는 측면이 있다"며 "기존에 민주당으로 갈 표들이 다른 데로 간다면 그것이 변수"라고 밝혔다.



'이대남'이 여론을 주도한다…코로나가 바꾼 선거 풍경

[20대 표심 'C·P·R']⑥

'이대남(20대 남성)'이 이토록 주목받은 선거가 또 있었을까. 이대남들이 자주 이용하는 '커뮤니티'(Community)의 민심이 대선 후보들의 지지율을 요동치게 만들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이대남 맞춤 한 줄 공약을 낸 직후 지지율 상승효과를 거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대남들의 커뮤니티 '에펨코리아(펨코)'에 "펨붕이들 안녕하세요?"라며 직접 글을 남겼다. 두 후보 모두 군대 공약에 목소리를 높인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대남 현상 뒤에 코로나19(COVID-19)가 있다고 분석한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펜데믹(대유행) 사태가 선거 유세 방식을 바꾸고 여론 주도층도 바꿨다는 얘기다.


못 모이는 사람들, 늘어나는 온라인 소통…코로나 이후의 선거는 다르다

머니투데이

(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라마다송도호텔에서 열린 인천경영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강연회에서 기존 정치의 문법이 젊은 세대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며 정치가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2.2.2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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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남을 정치권의 주요 타깃층으로 처음 부각시킨 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다. 이 대표는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이대남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최종 당선됐다. 이 대표가 대표에 취임한 후 넉 달 간 새로 국민의힘 당원이 된 2030세대 남성만 7만1000여명이 넘는다.

그간 꾸준히 '성 역차별 반대' 등을 주장하며 20대 남성들의 지지를 얻어온 이 대표는 온라인 공간에서 지지층의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 대표는 당 대표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5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에서 "요즘 제가 기대하지 않았던 아주 재밌는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각종 커뮤니티에서 저와 관련한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들을 자발적으로 만들고 돌린다. 제가 직접 홍보 포스터를 제작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 이 대표는 당시 캠프 사무실도 계약하지 않은 채 실무진 1~2명과 함께 선거를 치렀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언급되는 횟수는 경쟁 후보들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커뮤니티에선 주로 이 대표의 SNS 발언이나 연설, 유세 활동에 대한 의견 글 등이 공유됐다.

이 대표 측은 이를 두고 "코로나19 이전과 코로나19 이후의 선거가 바뀌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펜데믹 상황으로 인해 대형 캠프를 꾸리는 방식의 선거 방식은 힘을 잃은 반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의 움직임을 읽는 것이 상당히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최근 사람들이 서로 모이거나 만나지 못하게 되면서 주된 소통 방식은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이 됐다"며 "따라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발히 이용하고 '밈'을 직접 만들어 주변에 적극 공유하는 이대남들이 여론 주도층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정치 활동의 트렌드도 많이 바뀌었다. 예전의 정치 문화는 조직과 이념이 중심이 되는 문화였다면 이제는 결속력이 약해지면서 새로운 정치 소비문화가 만들어졌다"며 "정치인들의 활동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덧붙여 콘텐츠를 만들고 이걸 커뮤니티라는 플랫폼을 통해 놀이처럼 공유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밈'의 신속성, 확장성에 주목해야…선거 '바람' 일으켜"

정치 관련 전문가들도 코로나 이후 뒤바뀐 유권자들의 행동 양태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치평론가인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그 세대의 생각을 담은 콘텐츠들이 얼마나 신속하게 퍼지느냐 하는 확장성 측면에서 '밈'이 과거 유튜브 영상이나 신문에 비해 훨씬 신속성을 갖는다"며 "또 20대라는 세대의 특징 자체가 그런 것들에 더 많이 공감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바뀐 선거 유세 방식이 단기적인 측면에서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예를 들어 노무현 전 대통령 때에도 '투표 부대'가 만들어지고 이른바 '짤'들이 활발하게 돌기 시작했다. 20대 사이에서 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 대대적인 '밈'들이 돈다면 이건 선거에 바람을 불게 한다는 측면에서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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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20대들은 같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인 30대, 40대 초반에 비해 가장 많은 시간을 '커뮤니티 이용'에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지난해 2월23일부터 3월2일까지 전국 17개 시도 만 15~40세 남녀 9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하루 평균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시간은 평일과 주말 20대가 각각 2시간 이상 이용 비율 27.1%와 29.6%를 보여 다른 세대에 비해 가장 긴 것으로 집계됐다.

머니투데이 더300이 직접 인터뷰해 본 20대들은 커뮤니티 유저들의 의견이나 반응이 정치 이슈에 대한 판단에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당원인 대학생 정지훈씨(가명·22·남)는 "청년 세대에는 커뮤니티가 영향을 많이 끼친다고 생각한다"며 "최근에 코로나 때문에 대학생인데도 선배, 친구들과 만나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점점 더 커뮤니티에 의존하는 경향이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보수적 정치 성향을 갖고 있다고 밝힌 김도훈씨(가명·24·남)는 "활발하게 유포되는 '밈'들이 처음 발생하는 곳이 커뮤니티이지 않나"라며 "영향력이 없다고 보지는 않는다. 지지율을 바꾼다기보다는 후보에 대한 이미지를 쌓는 데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의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대학생 구솔이씨(가명·22·여)는 "인스타그램 등 SNS 화면에 들어가면 내가 원하지 않아도 볼 수밖에 없는 웃긴 '짤'들이 나온다"며 "그런 것들 중에는 정치적인 것들도 있는데 보다 보면 당연히 영향을 받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尹 "청년보좌역 중심 선대본부·59초 쇼츠" vs 李 "탈모 공약 밈·SNS 활동"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2022년 소상공인연합회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2022.1.1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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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남들의 니즈(수요)에 발맞추기 위해 후보들도 적극적이다. 윤 후보는 2030세대인 청년 보좌역 중심의 선거대책본부를 꾸렸다. 청년 보좌역들이 중심이 돼 자유롭게 공약 아이디어 등을 제시하면 윤 후보가 이 중에서 실제 공약이 될만한 것들을 최종 채택하는 식이다. 현재 선대본부에 속한 청년 보좌역은 약 40여명 정도인데 이중 2/3가 남성이다.

'59초 쇼츠'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59초 만에 공약을 핵심적으로 설명하는 형식의 쇼츠 영상은 간결함을 원하는 20대의 취향을 고려해 만들어졌단 평가다. 이대남들에게 큰 지지를 받는 이 대표가 출연하고 있다.

이 후보는 '탈모 밈'으로 화제가 됐다. '남심 저격성 공약'인 탈모 공약 소개를 위한 영상에 직접 출연해 "뽑지 말고 심자" "이재명은 심는 겁니다"라고 외쳤다. 해당 영상의 캡처본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졌고 카카오톡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까지 번졌다. 청년들 사이에서는 이 후보에 대한 호감도를 상승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 후보가 SNS 소통에 적극 나서는 것도 젊은 세대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 후보는 새로운 이슈에 대해 발 빠르게 SNS 메시지를 내고 댓글을 통해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00후보님, 20대를 아시나요…대선 코앞, 이대남녀 生生 목소리

[20대 표심 'C·P·R'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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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에서 20대가 '스윙보터'(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한 유권자)로서 정치권과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정작 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는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 현재의 20대는 주류세력인 586(5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 세대가 386이던 시절과 달리 탈이념적이고 개인주의적 실리적 선택을 하기 때문에 어느 세대보다 다원적인 특성을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20대 유권자 10명을 만나 이번 대선에서의 투표 의향과 지지 후보, 원하는 공약 등을 심층 인터뷰했다.


'공정'에 살고 죽고…"文정부에 실망, 국민의힘 공정 이슈 이해도 높다"

10일 심층인터뷰 결과 20대 유권자들의 주요한 특징으로 '공정'에 대한 민감성이 발견됐다. 이들은 일자리와 경제문제, 코로나 방역 등 사회 대부분 문제를 '공정'이란 틀로 해석하며 현 정부에 강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전 대선까지만 해도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이었던 20대가 보수화된 이유를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나리씨(가명·23·여)는 "현 정부에서 공정을 강조하는데 공정이란 게 이런 거였나 할 정도로 회의를 느꼈다"며 "정치색이 뚜렷하지 않은 편인데 이 정도로 사회에 불만을 느낀 적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불공정의 사례로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를 꼽고 "당장 취준생 입장인 저와 선배들을 좌절시켰던 일이다. 거기 취업하려고 노력하고 투자했는데 노력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그 자리를 가져가니 회의가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이재명 후보는 현 정부와 같은 당 후보라 불신이 들어 다른 후보들 중 누구를 뽑을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윤상근씨(가명·28·남)는 "문재인 정부가 앞에선 정의를 외치고 뒤에선 표리부동한 모습을 보인 게 실망스러웠다"며 정의연(정의기억연대) 사태를 거론했다. 윤씨는 "경제나 부동산 문제는 보수정권에서도 결과가 비슷했을 거라고 보는데 자기들이 내세운 원칙을 지키지 못했던 모습이 실망스러웠다"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한다는 정지훈씨(가명·22·남)는 "윤 후보는 공부만 열심히 했을 것 같은 이미지고 엄청난 능력이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공정성에 관한 정책이 마음에 들어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정씨는 "젠더 공정성과 세대 공정성 문제에 대해 공감해주는 젊은 정치인들이 국민의힘에 있다고 생각했다"며 "대선 정책을 만들 때도 청년들이 생각하는 공정성 이슈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20대는 이념보다 실리, 인물보다 정책 위주의 선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씨는 "20대 유권자는 이념을 따지지 않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며 "어떤 인물이 좋아서 뽑기보다 정책을 본다. 윤 후보도 여성가족부 폐지를 발표하니 지지율이 오르지 않았나. 흠이 있어도 정책을 실현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동산부터 기후대책까지 바라는 공약 다양…소신투표 경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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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심상정 정의당 후보./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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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들이 원하는 공약은 부동산과 일자리 문제 해결뿐 아니라 차별금지법, 기후대책, 신성장 산업 육성, 공정한 경쟁체제 마련 등으로 스펙트럼이 매우 넓었다. 바라는 공약이 다양한 만큼 다른 세대에 비해 소신투표 경향이 뚜렷하게 발견된다. 다만 선심성 공약에 대해선 대체로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박민준씨(가명·23·남)는 "현재 가장 문제가 되는 부동산이나 일자리 등은 경제가 성장하면 자연스레 해결될 수 있을 거라 본다"며 "한국의 GDP(국내총생산) 성장과 신성장 산업을 일으킬 수 있는 공약을 제시하는 후보가 매력적인 것 같다. 여야 후보들의 현금성 지원은 밑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철수 또는 허경영 후보 중 고민하고 있다"며 "허경영 후보의 득표율이 높아지면 현 정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대두될 것 같다. 안 후보는 구체적인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라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성철씨(가명·28·남)는 "중소기업 자체의 경쟁력과 임금 수준을 높여 자금이 흘러가고 지원이 되면 좋겠는데 세금을 보전해 대기업과 수준을 맞추겠다는 정책은 장기적으로 유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투표를 하긴 할 건데 후보를 아직 정하진 많다. 후보별 특색이 별로 없고 포퓰리즘 기반의 공약이 많다"고 지적했다.

20대 여성들 중에는 정치성향과 무관하게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경우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다만 사표 방지 심리도 동시에 나타났다.

자신을 중도보수라 밝힌 서고운씨(가명·26·여)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지지한다면서 그 이유로 "연금과 세금구조 개편에 좀 더 관심이 있다고 느꼈다"며 "양당 후보는 여성 정책에 무관심하고 정의당은 차별금지법을 꾸준히 밀어붙여 마음이 간다"고 말했다.

김수지씨(가명·29·여)는 상대적으로 호감도가 높은 후보로 심 후보와 안 후보를 꼽으면서도 투표 의사를 결정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특별히 마음 가는 공약이 있어 그 후보를 지지하고 싶은 경우는 아니다"라며 "소신 투표를 하고 싶지만 내 표가 사표가 되진 않았으면 해서 누구를 뽑아야 할지 모르겠다. 심 후보가 뭘 바꿔주진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이대남' 정책에 남녀 의견 다양…"제로섬 게임 아냐"

머니투데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면담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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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에서 여야 유력 후보들이 '이대남' 맞춤형 공약을 선보이며 젠더갈등이 이슈로 부각되는 가운데 당사자인 20대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병사 월급 200만원' 등 소위 이대남 공약에 대해 20대 여성들 일부가 지지를 보내는가 하면 20대 남성들 중에서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송지연씨(가명·24·여)는 "대선 후보들이 이대남을 겨냥한 공약을 많이 낸다고 해도 그것에 영향을 받기보다 후보의 진솔한 자세를 보고 투표하는 편"이라며 "국방과 안보에 대해 철저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에는 찬성한다. 이대남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 전체에 좋은 것"이라고 밝혔다.

김도훈씨(가명·24·남)는 "부사관이나 간부 월급은 어떻게 할 건지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납득할 텐데 병사 월급만 올리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양한 젠더 혹은 청년 정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리되지 않아 혼란스럽다는 의견도 상당했다. 구솔이씨(가명·22·여)는 "윤 후보도 권력형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고 이 후보도 성평등 정책을 내고 있는데 각 캠프에서 홍보가 안 돼서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형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윤상근씨는 "지금까지 여성들에 대해 지원하는 테제(명제)가 있었다면 지금은 안티태제, 반대급부가 나온 것으로 그 과도기라 생각한다"며 "(여성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집단에서 다른 집단으로 옮겨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철씨는 "20대 관련 나오는 공약들이 트레이드오프 관계(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관계), 제로섬 게임이 아닌 것 같다"며 "군 관련 남성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여성에게 꼭 마이너스가 되나. 여성의 경력단절을 최소화하는 정책이 남성에게 마이너스가 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에서 이 부분을 굳이 젠더 갈등으로 비화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시대, 커뮤니티 영향 받지만…비판적 이용 노력도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정치적 의사결정을 내릴 때 온라인 커뮤니티의 영향력이 커진다는 점에는 20대 유권자들이 대체로 동의했다. 이번 대선에선 에펨코리아(펨코), 디씨인사이드(디씨), 루리웹, 엠엘비파크(엠팍) 등 남초(남성 위주) 커뮤니티의 정치화가 주목받고 있다. 다만 온라인 커뮤니티의 '확증편향' 가능성을 미리 인식하고 이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 비판적으로 이용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지훈씨는 "20학번인데 선배들, 친구들을 못 만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에타(에브리타임)를 본다"며 "커뮤니티 영향력이 점점 늘어난다고 생각한다. 대선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커뮤니티를 주로 본다는 이나리씨는 "편협한 정치적 생각을 가지게 될까 두려움이 있다"며 "또래들 생각은 어떤가 확인해 보는 용도로 쓴다"고 밝혔다.

박민준씨는 "사람이다 보니 커뮤니티를 이용하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저는 여러 커뮤니티를 동시에 이용하니 다양한 의견을 볼 수 있는데 하나의 커뮤니티만 했다면 편향적으로 생각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도훈씨는 "커뮤니티발 '밈'(meme)이나 '짤' 영향력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지지를 바꿀 정도는 아니다"라며 "후보에 대한 이미지를 쌓는 정도"라고 했다.

정치권에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과도하게 의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고운씨는 "제 주변 남성들은 그렇게 극단적인 의견이 많지 않은데 정치인들이 너무 커뮤니티에 휘둘리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수지씨는 " 남초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이대남이 과연 20대 남성을 대표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내 주변에 같이 취업준비하는 남성들이 그 정도로 보수적인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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