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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부 장관은 10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과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위기에 대해 논의했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성과 없이 끝났다.
트러스 장관은 1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라브로프 외무부 장관과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 방안을 논의했으나 서로의 기존 입장만 확인한 채 회담을 마무리했다.
트러스 장관은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라브로프 장관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지만 우리는 그러한 말이 행동에 의해 뒷받침되는 걸 볼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국경에 배치된 (러시아) 군대와 장비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걸 볼 필요가 있다"면서 "왜냐하면 현재 그것은 아주 위협적 자세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트러스 장관은 특히 "러시아는 국제무대에서 러시아의 입지를 훼손하고 (오히려) 나토 동맹의 결의를 강화하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끝낼 시간을 여전히 갖고 있다"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에 배치한 군대를 철수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그러나 라브로프 장관은 "(오늘) 대화가 말하지 못하는 자와 듣지 못하는 자의 대화처럼 된 것에 실망했다"면서 "트러스 장관이 우리의 상세한 설명에 대해 잘 모르거나 아니면 그것들을 완전히 무시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러시아를 향해 자국 영토에서 군대를 빼라는 요구한다면서 자국 내 군대 이동에 대한 우려를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부터 시작된 러시아·벨라루스 연합훈련 및 양국의 관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지난 1994년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적 통합성을 보호하겠다고 했지만 우크라이나에 속한 크림반도를 병합해 약속을 어겼다는 서방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그는 반박했다. 2014년 우크라이나 극우민족주의자들이 쿠데타로 정권을 잡고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어 사용 주민을 탄압한 것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었다는 취지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밖에 러시아가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 유럽 내 '안보 불가분성' 원칙에 대한 입장을 개별적으로 답변해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EU가 단체로 답변을 보낸 것과 관련 "이런 식으로 하면 대화가 이루어질 수 없다"고 강한 불만을 표명했다. 안보 불가분성의 원칙은 한 국가가 자국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다른 나라의 안보를 헤치면 안된다는 의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자국 안보를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끌어드려 러시아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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