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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성평등 묻자 성범죄 문제로 답변한 尹 "양성평등 문제로 접근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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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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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국회사진취재단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10일 성평등 이슈와 관련해 "성범죄를 양성평등 문제로 접근하면 제대로 다룰 수가 없다"며 다시 한번 그의 젠더의식을 드러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재경전라북도민회 신년인사회 이후 취재진과 만나 '성평등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고 성범죄로 문제를 국한해 이같이 답했다.

그는 "작년 말 문화일보 여론조사를 보면 지금 전체 남성 대 전체 여성이라는 집단적인 성을 기준으로 평등 문제를 다루는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남성, 그리고 거의 과반의 여성들께서 동의하지 않는 그런 변화가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문제를 집단적 양성의 평등 문제로 접근하기 보다 실질적, 개별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범죄적 현상을 타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성평등 관련 질문에 성범죄 대응 차원의 다소 동떨어진 답변이고 이마저도 개별적 문제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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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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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윤 후보가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더 이상 구조적인 성차별은 없다. 차별은 개인적 문제"라며 "여성은 불평등한 취급을 받고 남성은 우월적 대우를 받는다는 건 옛날 얘기"라고 말한 것의 연장선상이기도 하다. 해당 발언이 거센 비판을 받자 윤 후보는 "구조적인 남녀 차별이 없다고 말씀드린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가정폭력의 90% 이상, 성범죄 피해자의 상당수가 여성이라는 사실 앞에서도 해당 상황이 '개인적' 성차별 영역에서만 이해되고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높은 여성빈곤률이나 임금 상황을 비롯해 여성이 사회경제적 약자 위치에 있다는 사실은 자연스럽게 간과될 수밖에 없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서승희 대표는 "성평등 관련 질문에 성범죄에 대한 개인적 접근 차원으로 답을 한 것에서부터, 윤 후보가 세계적·보편적 개념인 성평등 개념 자체가 없을 뿐 아니라 사회와 정부의 개입을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대통령으로서의 역할 인식도 결여돼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 대표는 이어 "윤 후보와 국민의힘이 '여성 대 남성' 프레임에 반대한다는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실제 윤 후보 발언이나 정책은 여성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개인의 문제로 소급하고 개별적 차원으로 환원하면서 이들을 소외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의 성평등 관련 각종 통계는 성별 차별이 구조적인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성별임금격차 부문에서 1위를 지키고 있는 것이나 유리천장지수는 OECD 회원국 중에서 9년째 꼴찌라는 것 등이 그렇다. 전날 발표된 '2020년 한국의 국가성평등지수'에 따르면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9%로 OECD 평균인 28.8%를 크게 밑돈다.

이런 상황이 반영되지 않은 윤 후보의 인식과 관련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30대 중반 이후의 남성들까지만 해도 사회 전반의 여성 차별에 대한 인식이 있지만, 당장 각종 경쟁에서 여성들에게 밀리고 있는 20대 남성들은 왜 여성들이 약자냐는 생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폐지 등 공약과 성평등 이슈와 관련한 윤 후보의 발언은 2030 남성들의 지지로 실제 이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성평등·젠더 이슈를 대선국면에서 정치도구화하는 행태에 대해서는 이날도 비판이 쏟아졌다. 여성연구자 활동가 220명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성미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은 "2030 청년들의 좌절과 분노는 주거와 자산의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 현실에 대한 분노"라며 "이런 현실에 맞서 교육 구조와 노동 시장 관리에 실패한 한국 자본주의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시급히 요청되지만, 여성이나 여가부에게서 그 원인을 찾는 사실 왜곡이 일어나는 현실이 정말 슬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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