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 호텔에서 열린 재경전북도민 신년인사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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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0일 “(성범죄를) 양성평등 문제로 접근하면 제대로 다룰 수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발언을 정정한 지 이틀 만에 다시 성범죄의 구조적 측면을 염두에 두지 않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서초구 한 호텔에서 열린 재경전북도민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성범죄 이러면 성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와 피해자의 관계로 보고 엄정하게 수사하고 피해자를 지원해야 할 문제”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후보는 이어 “어떤 문제를 집단적 양성의 평등 문제로 접근하기보다 실질적·개별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범죄적 현상을 타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윤 후보의 발언은 ‘윤 후보는 성차별은 개인적 문제라고 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각 분야에서 실질적 평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윤 후보는 “작년 말 문화일보 여론조사를 보면 전체 남성 대 여성이라는 직관적 성을 기준으로 평등 문제를 나누는 데 대부분의 남성과 과반 여성이 동의하지 않는 변화를 보였다”면서 성범죄 문제를 들어 답변했다.
윤 후보는 앞서 지난 7일 공개된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관련 질문에 “더 이상 구조적인 성차별은 없다. 차별은 개인적 문제”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윤 후보는 다음 날 기자들과 만나 “구조적인 남녀 차별이 없다고 말한 건 아니다”라며 “사회가 지속적으로 (성차별 해소에) 노력해왔기 때문에 그것보다는 개인별 불평등, 차별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지난 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구조적 성차별은 있다, 아주 많다’는 글에서 “(윤 후보 주장대로라면) 왜 성폭력 등 강력범죄 피해자는 90% 가까이 여성이겠나”라며 “무엇보다 만연한 성폭력의 뿌리가 바로 구조적 성차별”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성범죄 사건에 연루된 더불어민주당 출신 고 박원순 서울시장·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민주당 대응을 비판하면서 권력형 성범죄의 구조적 측면을 강조해왔다. 지난해 3월8일 3.8 세계여성의날 기념행사에 참석한 김종인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은 “여성 인권보호를 위해 정치 쪽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매우 높다.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가 전임 시장들의 연쇄 성범죄로 인해 치러지는 미투 선거라는 점에서 더욱 그런 것 같다”면서 “폭력을 유발하는 구조적 성차별 해소, 성별과 상관없이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를 보장하는 양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해 정치권을 비롯해 우리 모두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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