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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정치원로·진보 시민사회서 야권 단일화 촉구…“安 국민·당원 뜻에 가장 부합한 선택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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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표면적으로 '단일화 없다'는 입장 반복 / 내부에서는 단일화 필요성 공감 분위기 짙어져

세계일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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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향한 단일화 압력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선 후보자 등록 시작일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9일 국민의힘은 물론 국민의당 안팎에서도 안 후보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분출됐다.

뉴스1에 따르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날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정치인들끼리 서로 믿는다면 단 10분 만에도 되는 것"이라며 "물밑에서 미주알고주알 따지는 그런 지난한 협상이라면 나는 처음부터 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는 지난 7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단일화 가능성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한 것에서 한 발 나아간 것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공개적으로 할 말 없다"며 단일화에 대한 말을 아꼈던 윤 후보가 점점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 인터뷰에서 "(안 후보가) 선거를 완주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안 후보의 완주 의지 표명에 "이 말을 지킬진 의문이다. 국민들이 기억하는 (안 후보가) 끝까지 뛴 선거는 많지 않다"고 꼬집었다.

윤 후보와 이 대표가 투트랙으로 안 후보를 압박하는 것은 단일화가 성사됐을 경우 화학적 결합을 완성해낼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지속적으로 단일화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안 후보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당대표가 동시에 '자신감'을 표출하면서 국민의당이 소수정당임 부각하고 안 후보의 지지율 하락을 유도하려는 전략일 수 있다.

단일화 요구 물결에는 원로 정치인들도 가세했다.

주대환 '제3의길' 발행인, 김대환 전 노동부 장관 등 진보 진영 출신 원로들이 함께하는 '더 나은 정권 교체를 바라는 100인 선언' 모임은 이날 오전 여의도 카페 '하우스'에서 "더 넓은 연합의 정치가 필요하다"며 단일화를 촉구했다.

김형오·강창희·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전직 국회의원이 대거 참여하는 단일화 촉구 성명을 오는 10일 발표할 계획이다. 김 전 의장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동참 인원은 150명 내외가 될 것"이라며 "정치를 해본 적 없고 정치를 할 생각이 없는 '진짜 시민'들도 단일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 뜻을 정치권이 받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법조계·문화예술계 등 다양한 분야의 시민들이 모인 '단일화 및 연합정부 촉구 시민모임'은 이날 "중도·보수를 대변하는 두 후보가 힘을 합치면 기울어진 정치 지형도 바꿔나갈 수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배포했다.

국민의당은 표면적으로 단일화는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단일화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안 후보의 지지율이 설 연휴를 기점으로 주춤해졌고 대선이 다가올수록 거대 양당 지지층이 빠르게 집결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단일화는 없다"고 일축했던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뉴스1에 "(안 후보는) 결국 국민과 당원들의 뜻에 가장 부합하는 선택을 할 것"이라고 한층 열린 자세를 취했다.

윤 후보와 단일화하지 않으면 안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밝힌 인명진 목사는 이날 오전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 인터뷰에서 "윤 후보가 먼저 진정성 있게 단일화를 제안해야 한다. 국민여론이 정권 교체를 하고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안 후보가 미미한 반응이라면 거기까지 제가 지지하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는) 10분 만에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윤 후보의) 일방적인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저는 (단일화와 관련한) 어떤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 그냥 나오는 얘기는 언론 보도로 떠도는 얘기밖에 없다. 그러면 그런 (단일화) 주장들이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하겠나"라며 '윤 후보의 연락이 오면 만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그때 생각해보겠다"고 여지를 남겨뒀다.

정치권은 두 후보의 단일화 협상 시한을 짧게는 대선 후보 등록일(13~14일), 길게는 투표용지 인쇄일(28일)까지 잡고 있다. 두 후보가 모두 후보 등록을 하면 투표용지에는 '(기호) 2 국민의힘 윤석열' '(기호) 4 국민의당 안철수'가 인쇄된다. 다만 투표용지 인쇄일 이전인 27일까지 단일화된다면 사퇴 후보의 기표란에는 붉은색으로 '사퇴'가 표시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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