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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지지율 1위 달리는데…尹 ‘단일화 담판’ 제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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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필두로 하는 그룹 "尹 지지율 추세 상승세인 게 중요"…단일화에 선 그어 / 비공개 자체 여론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보다 큰 격차로 이 후보를 앞서는 것도 '단일화 불가론'에 힘을 싣는 것으로 전해져 / 단일화 필수라는 그룹 "안정적인 정권교체 위해서는 안 후보와 손 잡아야"…실현 가능성에 이목 집중

세계일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3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KBS 공개홀에서 열린 지상파 방송 3사 합동 초청 대선후보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있다.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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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에 나설 경우 '후보간 담판'으로 매듭짓겠다고 밝히면서 실현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9일 정치권과 뉴스1에 따르면 윤 후보의 후보간 '단일화 담판'이 성사되려면 몇 가지 전제 조건이 형성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윤 후보는 이날 보도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물밑에서 미주알고주알 따지는 지난한 협상이라면 나는 처음부터 할 생각이 없다"며 "정치인들끼리 서로 믿는다면 단 10분 만에도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윤 후보가 단일화 '담판'에 나설 가능성은 아직까지는 낮다는 게 그를 둘러싼 주변 인사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아직은 '단일화 담판'에 나설 이유도, 명분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윤 후보는 설 연휴 후 시행된 여론조사 업체들의 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보다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후보와의 격차는 대부분 오차범위 내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안팎의 해석은 엇갈린다. 이준석 당대표를 필두로 하는 그룹은 윤 후보의 지지율 추세가 상승세인 것이 중요하다며 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다. '비공개' 자체 여론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보다 큰 격차로 이 후보를 앞서는 것도 '단일화 불가론'에 힘을 싣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단일화가 필수라는 그룹에서는 안정적인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안 후보와 손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일 후보와 이 후보간 여론조사상 양자 구도에서는 단일 후보가 오차범위 밖의 격차로 이 후보를 이기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양자구도 조사에서 일관된 흐름이다.

원로 정치인들과 시민사회 등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두 후보간 단일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같은 목소리는 대선이 가까워오면서 더욱 거세질 것이란 전망인데,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후보가 여러 의견을 듣겠지만 그렇다고 특정 의견에 압박을 받는 성격은 아니다"라며 당 안팎에서의 '단일화' 요구가 판단의 절대적인 요소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윤 후보가 '담판'에 나선다면 이는 어느 정도 분명한 '위기'에 봉착했을 때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지난해 6월말 정치를 시작한 후 지금까지 윤 후보의 '담판' 또는 '결단' 사례를 되짚어봐도 측근들의 이같은 분석은 설득력이 있다.

대표적인 것인 이 대표와 겪었던 두 번의 '갈등' 봉합 과정이다. 윤 후보는 지난해 11월말~12월초, 연말~연초에 '선대위 인적 쇄신'을 두고 이 대표와 정면 충돌했다.

두 번의 충돌에서 갈등을 봉합하는 과정은 비슷했다. 윤 후보는 갈등 초반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당뿐만 아니라 본인의 지지율이 하락하자 이 대표를 찾아 '담판'을 벌이며 위기를 타개했다.

지난해 12월3일 '울산 회동'과 지난 1월6일 '의총 봉합'은 그 결과물이다.

윤 후보가 보여줬던 '결단'도 비슷한 상황에서 나왔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1월3일 선대위 해체를 요구하자, 윤 후보는 예상을 뒤엎고 김 전 위원장과 결별하는 파격적인 개편안을 꺼내들었다.

윤 후보가 '담판'에 나서거나 '결단'을 내린 상황이 위기 국면에서 상대방의 요구를 전격적으로 수용하는 모양새였던 셈이다.

이를 '후보 단일화'에 대입하면 측근들의 말대로 윤 후보가 담판에 나설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당 소속 의원 과반이 단일화에 찬성한다고 하나, 윤 후보가 안 후보를 만나 무엇을 '딜'할 가능성도 없을뿐더러 안 후보 측에서도 "무엇을 제안할 일은 없다"며 완고한 자세를 취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윤 후보에게 불리한 상황이 아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난 2012년 18대 대선에서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모델'을 언급하나, 두 후보의 지지율은 각 20% 초중반으로 단일화 시 '1강' 박근혜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명분이 충분했다.

당시 문 후보와 안 후보는 단일화를 위해 여러 차례 협상을 벌였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 대선을 한달여 앞둔 같은해 11월23일 안 후보가 전격 사퇴하면서 문 후보로의 단일화가 이뤄졌다. 현재 윤 후보는 40% 안팎, 안 후보는 1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윤 후보가 먼저 안 후보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윤 후보가 어떤 것을 제안해야 하나, 안 후보가 그 제안을 받을 것인가' 등 현실적인 질문을 던지고 싶다"며 "윤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한다면 모를까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담판'에 나설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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